스마트한 여행의 기술

여행 전 현지 가이드 앱 다운로드는 필수다. 통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현지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이나 카페와 같은 장소를 찾거나 볼거리·즐길거리들을 알아보는 데도 유용하다.



캐서린 탄 익스피디아 아시아퍼시픽 CEO

1989년 FJ벤자민(Benjamin) 마케팅 팀장. 1994년 워너뮤직 아시아퍼시픽 마케팅 이사. 1997년 워너뮤직 싱가포르지역 상무. 2004년 에어아시아 중국지역 수석 부사장(현). 2013년 익스피디아 아시아퍼시픽 CEO(현).


필자에게 여행은 단순히 일이 아니다. 인생의 한 부분과도 같다. 어쩌면 필자의 몸 DNA 속에 여행이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출장을 다니고 여행을 간다. 그리고 출장과 여행이 동시에 진행되기도 한다. 두 가지를 따로 떼어 여유롭게 경험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익스피디아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경영자(CEO)인 필자도 회의나 콘퍼런스에 참가하게 될 때 공식 일정에 며칠의 휴가를 붙여 여행하는 편이다.

어떻게 하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완벽한 출장과 여행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을까. 온라인 여행사의 CEO로 지내면서 터득한 비법이 있다면 바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이다. 미팅 참석이나 공항을 오가느라 바쁠 때에는 애플리케이션(앱)의 푸시(push) 기능을 활용한다. 이 푸시 알림은 필자가 타야 할 비행기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터미널로 가야 하는지 알려줘 무척 요긴하다. 스마트폰이 단순히 스마트 기기에서 더 나아가 여행자의 개인 비서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여행 일정을 짤 때는 최첨단 기기들과 기술들을 충분히 활용하는 게 좋다. 요즘엔 여러 여행사들이 제공하는 일정을 일일이 살피는 대신 온라인 여행사의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손쉽게 여행을 떠나는 게 낫다. 자주 애용하는 기능 중 하나가 휴가지의 호텔과 항공을 예약할 때 쓰는 익스피디아의 ‘스크래치패드(Scratchpad)’ 기능이다. 개개인이 검색한 여행지를 자동 저장하고 해당 호텔 및 항공권 가격이나 일정 등을 다음 번 방문 때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격 변동까지 알려주는 개인 맞춤형 기술이다.

‘스마트’한 여행자가 되는 것은 중요하다. 온라인 여행사들은 스마트폰 기술 개발에 특히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앱을 통해 여행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행 전 현지 가이드 앱 다운로드는 필수다. 통역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현지에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이나 카페와 같은 장소를 찾거나 볼거리·즐길거리들을 알아보는 데도 유용하다.

다음 단계는 ‘마음가짐’이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거나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볼 것을 추천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현지 음식을 맛보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필자는 오랜 시간 몸담아 왔던 세계와 전혀 다른 문화를 경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새로운 것을 마주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는 필자가 가진 최고의 능력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 이렇게 배운 것들이 얼마나 자신의 인생과 경험을 풍요롭게 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지도를 버리고 새로운 장소로 떠나자. 단 길을 잃지 않도록 위성항법장치(GPS)를 켜 두는 것은 필수다.

마지막으로 ‘계절’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필자가 사는 싱가포르는 1년 내내 덥고 습해 가끔은 하얀 눈이 내리고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추운 겨울이 있는 곳에서 휴가를 즐기고 싶어진다. 눈 쌓인 북쪽 어딘가로 떠나 여러 겹의 두꺼운 옷을 껴입고 추위를 경험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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