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위험 줄이려면 마케팅에 투자하라

논문 ‘국제 다각화와 기업 자원이 기업의 성과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

Based on “Effects of International Diversification and Firm Resources on Firm Performance Risk” by Nejat Capar, Ravi Chinta, and Fiona Sussan (2015, Journal of Management and Strategy, 6(1), pp. 10~20)



연구 목적
지금까지 국제 경영과 전략 관리 부문의 학자들은 기업의 성과 리스크를 관리하고 통제하는 전략으로 국제 다각화를 연구하는 데 집중해 왔다. 여기서의 국제 다각화는 본국의 경계를 뛰어넘어 국가와 지역을 넘나드는 경영 확장을 의미하며 성과 리스크는 기업 매출의 변동성을 뜻한다. 학자 중 대다수는 국제 다각화 또는 다국적성이 기업의 성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여겨 왔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는 국제 다각화와 기업의 성과 리스크 간의 관계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연계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터키 멜리샤대의 네잣 카파 교수와 미국 피닉스대의 라비 친타 교수, 피오나 수산 박사는 경영 및 전략 저널 최근호에 ‘국제 다각화와 기업 자원이 기업의 성과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 성과 리스크에 끼치는 영향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다. 13개 산업에 속한 258개의 기업을 5년 동안 연구하면서 기업 자원이 기업 성과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과 국제 다각화가 미치는 영향을 상대 비교했다. 그 결과 국제 다각화보다 마케팅 자산과 같은 기업 자원이 기업의 성과 리스크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대상
연구진은 신용 평가 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글로벌 기업 분석 정보 제공 사업부인 컴퓨스탯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얻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제조사 ▷평균 연매출 최소 1억 달러 ▷사업 기간이 최소 6년 ▷조사 기간 동안의 정보가 모두 존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국제 다각화 혹은 다국적성은 기업의 성과에 가장 큰 잠재적 영향을 미치는 성장 전략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다국적성과 성과 간의 관계를 밝히는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나 일관성이 없는 상반된 결과들이 도출됐다.

또 다른 측면에서 기존 연구가 가지는 특징은 국제 다각화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과정에서 기업의 자원을 간과했다는 것과 기업 성과 리스크를 과소평가했다는 점에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인 ‘자원 기반 이론’에 따르면 혁신 자원이나 마케팅 자원과 같은 자원은 기업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기업마다 보유하고 있는 고유한 자원에는 기업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조·판매하는 일종의 주기 속에서 조직의 전반적인 생산과 행동 과정을 뜻하는 조직 프로세스, 내·외부 역량, 사업 기간에 따라 축적되는 경험 등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최근 경영전략 학계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혁신 자산과 마케팅 자산에 주목했다.

혁신 자산은 기업이 신제품을 기획·생산하고 제조하는 과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역량을 의미한다. 기업은 제품 기획에서의 우위를 통해 경쟁사보다 제품을 차별화함으로써 더 많은 매출을 거둘 수 있다.

마케팅 자산에도 유사한 관점이 적용될 수 있다. 광고와 홍보 활동에 지출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성공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으로 단일 제품에 대한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전환하는 효과까지 달성할 수 있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기업은 가격 프리미엄이라는 이점을 누려 해외시장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이 연구는 국제 다각화와 성과 리스크 간의 관계가 선형인지 곡선인지, 혁신 자산과 마케팅 자산이 기업의 성과 리스크에 미치는 영향이 있는지를 가설로 설정했다.


연구 방법
연구자는 총 258개의 기업에 대해 성과 리스크는 총자산이익률의 분산을, 국제 다각화는 총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율을 척도로 측정했다. 기업 자원 부문에서는 혁신 자산의 경우 기업의 총매출 중 R&D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마케팅 자산의 경우 전체 매출 중 마케팅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기준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규모, 산업의 영향, 부채비율 등의 변수는 통제 변수로 간주했다.

2009~2013년간 존재한 기업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금융 위기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컸던 2008년을 포함하면 외생변수가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평균 연매출이 최소 1억 달러라는 조건 역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을 추려내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 결과
가설을 검증한 결과 국제 다각화와 성과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오히려 기존의 연구와 상반되는 결과였다. 두 변수 간에 U-형태의 관계(곡선 관계)가 있다는 가설도 뒷받침되지 못했다.

마케팅 자산은 기업의 성과 리스크에 통계적으로 유의하며 부(-)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결과를 얻었다. 반면 혁신 자산은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글로벌 기업이 자사의 매출 중 R&D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일수록 성과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시사점
연구 결과 기업의 성과 리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제 다각화가 아니라 기업의 자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곧 기업 자원이 고려되지 않는 국제 다각화는 성과의 리스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연구에서 도출된 중요한 시사점은 ‘기업이 마케팅 자산에 투자할수록 성과의 리스크는 줄어들지만 R&D에 투자하면 할수록 성과 리스크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경영자 는 어느 자원에 투자할지 결정할 때 성과 리스크 차원에서 다각도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연구의 한계점도 있다. 첫째, 국제 다각화의 정도를 총매출 중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라는 단일 지표를 통해 산출했다. 향후 다양한 재무 지표를 활용해 국제 다각화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둘째, 표본이 미국의 제조사에 한정됐다. 다른 국가나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에 일반화해 적용하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한층 포괄적인 관점에서 BoP(Bottom of the Pyramid) 이론에 근거한 신흥국 저소득층의 범위와 같은 변수를 모델에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지역별 시장 다변화와 성과 간의 관계에서 조절 역할을 하는 제품 다각화 같이 조절 변수를 포함하는 연구도 가능하다.


강환우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hwanwookang@kr.kp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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