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잘가라 HDD, 고마워 SSD’

서버용 SSD 보급 빠르게 확대 중…‘기술 개선’이 핵심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도현우·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반도체-잘가라 HDD’를 선정했다. 두 애널리스트는 SSD의 보급이 서버까지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관련 기업의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서버용 스토리지 업계에서는 ‘올 플래시 스토리지 어레이(All Flash Storage Array)’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는 기존 서버용 스토리지가 저장 매체로 대부분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모든 저장 매체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로 사용한 제품을 말한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플래시 스토리지 어레이(Hybrid Flash Storage Array)’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스토리지는 비용 문제로 SSD와 HDD를 조합해 만든 스토리지를 말한다.

SSD는 성능 면에서 쓰기와 읽기 성능이 HDD 대비 10배 이상 우수하다. 하지만 HDD 대비 6~7배 비싼 가격, 내구성 문제, 서버 최적화 문제 때문에 현재까지는 서버에서 주류로 쓰이지 못했다.

HDD는 기계적 저장 장치, SSD는 반도체를 이용한 저장 장치다. 두 장치는 데이터를 쓰고 읽는 방식이 다르다. 이는 기존 스토리지 시스템의 저장 장치를 HDD에서 SSD로 바꿔 끼우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플래시 스토리지를 구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SSD의 여력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과 다른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SSD의 가격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SSD가 HDD보다 용량당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값은 비싸지만 속도 월등한 SSD
하지만 최근 퓨어 스토리지, 바이올린 메모리 등 올 플래시 스토리지에 주력하는 신생 기업과 EMC·IBM·넷앱 등 기존 스토리지 시장 강자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면서 기술 개선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에 언급된 문제들이 차차 해결되며 올해부터는 서버 시장의 주력 저장 매체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개선은 SSD 제품은 물론 SSD의 기반이 되는 낸드(NAND) 메모리와 SSD를 활용한 서버 제품 등 전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내구성이 낮은 낸드의 문제는 컨트롤러의 알고리즘 개선과 내구성이 높은 3D 낸드의 등장으로 해결되고 있다. 또 NVMe(Non-volatile memory) 등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등장으로 SSD가 가지고 있던 병목현상도 해결되고 있다. 서버 설계 단계에서도 스케일 아웃 기반 설계 도입과 중복 제거 알고리즘 개선, SSD 전용 데이터 프로텍션 알고리즘 도입 등으로 성능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스토리지 시장 중 ‘티어0(Tier0)’이 우선 HDD에서 SSD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티어1(Tier1)’ 역시 장기적으로 모두 SSD로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어0은 서버의 최상위에서 데이터 분석, 배치 업무 등 초고성능 데이터 입출력이 필요한 스토리지다. 티어1은 티어0까지는 아니지만 역시 빠른 속도와 함께 데이터의 신뢰성이 필요한 스토리지다.

2014년 기준 HDD 시장은 349억 달러 규모다. 이 중 서버용 HDD 시장은 100억 달러다. 또 티어0의 시장 규모는 10% 수준이고 티어1의 시장 규모는 30%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증권은 먼저 티어0 중심으로 SSD가 매우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17년 SSD 시장은 507억 달러로 늘어나 2014년보다 7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전체 낸드 시장의 규모는 299억 달러다. 이 중 일반용 SSD는 149억 달러, 서버용 SSD는 65억 달러다.

HDD보다 SSD의 단가가 6~7배 비싼 것을 고려하고 향후 낸드 가격의 하락을 감안한 후 티어0의 스토리지가 모두 SSD로 대체된다면 2017년 507억 달러로 2014년 대비 70%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추가적으로 티어1 스토리지의 20% 정도만 SSD로 대체된다고 가정하면 2017년 낸드 시장은 565억 달러로 89%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SSD 보급의 확대로 낸드 제작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3D 낸드 장비 공급 기업인 원익IPS, 재료 공급 기업인 솔브레인·OCI머티리얼즈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목
삼성전자의 목표가는 160만 원이다. SSD 확대의 1차적인 수혜주는 당연히 낸드 제조업체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 확산으로 장기적으로 HDD 저장 매체는 대부분이 SSD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낸드 수요의 큰 폭의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점유율 30%, SSD 시장점유율 34%의 세계 1위 업체다. 또 향후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는 3D 낸드의 유일한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가장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목표가는 7만 원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 비즈니스는 2014년 상반기 부진을 딛고 하반기부터는 회복 추세다. 중국 우시 생산 라인의 화재 복구로 감소했던 생산량도 회복됐다. 또 경쟁사, 즉 삼성전자에 비해 한 단계 뒤처진 기술 수준도 16nm(나노미터) 공정의 양산 돌입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또 2016년부터 3D 낸드 양산을 시작해 올 플래시 스토리지 확산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솔브레인의 목표가는 4만4000원이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 3D 낸드 생산 공정에서 필요한 고선택비 인산(HSN)의 납품 업체다. 삼성전자의 3D 낸드 생산량 증가에 따른 HSN의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익IPS의 목표가는 1만7000원이다. 원익IPS는 삼성전자 3D 낸드 제작에 사용되는 플라스마화학증착(PECVD) 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2014년 1차로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 투자로 수혜를 봤고 2015년 2차 투자로 역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OCI머티리얼즈의 목표가는 8만2000원이다. OCI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육불화텅스텐·모노실란 등의 가스를 제조한다. 이 가스는 낸드 생산 시 꼭 필요한 재료다. 특히 3D 낸드와 같은 적층 구조의 반도체는 필요한 가스량도 일반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더 많다. 올 플래시 스토리지 확산으로 3D 낸드의 전체 낸드 내 비중이 증가하면 필요한 가스량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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