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학교에서 배운 걸 현장에서 실습하니 실력이 두 배로 늘었죠”

스위스 교육 체험한 5인의 학생들

지난 1월, 글로벌 호텔리어를 양성하는 스위스 바텔 호텔학교에서 4개월간 현장학습을 경험한 한국관광고 5명(김안나, 박다예, 김아현, 지원석, 김진수)의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왔다. 귀국 다음날 만난 학생들은 잠시 떠나있던 모국의 반가움보다 4개월간의 스위스가 더 그리운 듯 보였다. 이들의 짧지만 소중했던 스위스 체험기를 들어봤다.



1618 스위스 좋았어요?
원석 네. 많이 좋아요.(웃음)

다예 공기도 좋고 자연도 너무 좋았어요.

아현 여기(한국) 공기가 좋은 줄 알았는데 스위스 공기가 더 좋았어요.


1618 스위스 바텔 호텔학교로 가기 전에 어떤 준비를 했어요?
진수 외국어, 특히 불어공부를 많이 했어요. 스위스에서 영어도 쓰지만 거의 불어를 많이 쓰거든요.

아현 시간이 많이 없어서 2주 동안 IELTS (국제영어능력시험)를 준비해서 시험 봤는데 의외로 점수가 잘 나와서 다행이었어요.


1618 한국 학교와 다른 점은 뭐가 있던가요?
진수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학과과목 위주로 공부를 했지만, 스위스 바텔 호텔학교는 공부와 실습을 병행했어요. 1주일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1주일은 호텔에서 실습을 했는데, 학과공부를 하고 실습을 하니까 잘 몰랐던 부분을 현장에서 습득할 수 있었죠.

원석 시험이 많이 달랐어요. 한국에서 시험 볼 때는 그냥 암기만 하면 됐거든요. 근데 스위스는 주관식 문제에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형식이었어요. 한국과는 완전 다른 방식이었죠. 개인적으로는 한국 시험보다 스위스에서 본 시험을 더 잘 본 것 같아요.(웃음)


1618 국내 시험 방식과 다른 서술형 시험이라 힘들진 않았어요?
다예 전 처음 시험 볼 때 말 그대로 멘붕이었어요. 첫 시험이라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에 과목별로 중요한 부분을 외우고 체크하면서 열심히 공부했거든요. 한국에서 시험 볼 때처럼 준비 한 거죠. 근데 아까 얘들이 말한 것처럼 이 학교에서는 얼마나 수업에 잘 참여하고 이해를 했는가가 포인트지, 수업시간에 나온 것들을 외우는 건 필요 없었어요.

아현 정답이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주관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이었죠.

다예 사실 저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시험 방식이 저를 조금 바꿔놓은 것 같아요. 첫 시험 멘붕 이후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저만의 생각으로 정리해놓는 습관을 들였거든요.



1618 실제로 현장경험을 해본 소감은 어땠어요?
아현 개인적으론 실습이 정말 좋았어요. 이론으로만 배우다가 실습을 해보니까 이해도 잘되고 실습시간에도 뭔가 익숙한 느낌이었어요.

안나 실제로 취업을 나가면 현장에서 실수를 많이 할 수 있잖아요. 취업 전에 실습하면서 현장을 배우니까 좋았어요.

진수 제가 원래 소심한 성격이거든요. 첫 실습을 나갔을 때 현장 매니저가 손님에게 주문을 받아오라고 저에게 미션을 줬는데 되게 떨렸어요. 손님한테 가지도 못하고 옆에서 쭈뼛거리고 있었는데 매니저가 다가와서 하나하나 가르쳐줬어요. 소심한 성격에서 자신감을 얻었죠.


1618 실제 외국인과 소통이 쉽진 않았을 것 같은데.
아현 처음에는 쉽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다 보니까 금방 늘었어요.

진수 수업할 때 저희가 못 따라가면 선생님이 천천히 가르쳐주셨어요. 배려를 많이 해주셨죠.

원석 그리고 호텔학교에 외국인이 저희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 학생들도 많았거든요. 프랑스어 말고도 인사 정도는 배웠죠.(웃음)


1618 스위스 교육의 장단점을 꼽자면 뭐가 있을까요?
안나 1주일 동안 학교에서 배운 걸 그 다음 주에 현장으로 나가 실습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어요. 바로바로 배운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다예 맞아요. 그리고 교육주간과 실습주간을 번갈아 하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늘어난 것 같아요. 선생님들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천천히 알아듣게 설명해주시고 학생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어요. 학생 의견이 반영도 되고요. 요즘엔 소통이 중요하잖아요. 학교 안에서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죠.

아현 저도 실습시간이 너무 좋았어요. 호텔을 찾는 손님들이 우리가 실습생인지 알고 간혹 실수를 할 때도 이해해주셨어요. 제가 만약 손님이었다면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한분도 싫은 내색 안하시고 오히려 따뜻하게 대해 주셨어요.

진수 전 수업할 때 유연함이 좋았어요. 학생들이 졸리거나 피곤할 때면 잠깐 쉰다거나 티타임을 가지도록 선생님이 먼저 배려를 해주셨어요.


1618 그럼 단점은 하나도 없던가요?
원석 하나 있었어요. 호텔이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생필품을 사러 슈퍼 가는 길이 엄청 멀었어요. 굳이 꼽자면 그게 단점이랄까.(웃음)


1618 이제 취업을 준비하고 있잖아요. 스위스의 직업교육현장을 경험하고 나서 국내의 취업환경을 돌아 봤을 텐데, 아쉬운 부분은 없었나요?
다예 제가 취업 때문에 이력서를 쓸 때 첫 번째로 막혔던 부분이 실습경력이었거든요. 한국에서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공부하면서 실습경력을 채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잖아요. 근데 스위스는 공부도 하고 실습도 하니까 자연스레 실습경력이 채워지죠. 물론 이력서에 실습경력을 채우는 것도 중요한데 실제로 현장경험을 해보니까 취업에 대한 자신감도 붙고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아현 저희는 호텔리어가 꿈이라 아직 현실적으로 국내에서의 현장실습은 어렵겠지만, 만약 취업을 하기 전에 현장경험을 한다면 취업 한 뒤에 실수도 줄어들게 되고 직장에 적응하기도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글.사진 강홍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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