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시장점유율 1위 수 비교…반도체 등서 한국 맹추격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14년 12월 “국내 제조업이 세계경제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퍼스트 무버는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를 지칭하는 말로, 새로운 제품·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기업을 말하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와 구분되는 개념이다.한국은 발전 속도를 봤을 때 세계가 인정한 패스트 팔로워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게 퍼스트 무버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실제로 퍼스트 무버 기업들이 실적을 내면서 한국 기업도 퍼스트 무버를 지향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히든 챔피언의 수출 비중 높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2월 5일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 경쟁력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 1위 품목 수는 2011년 61개(15위), 2012년 63개(14위)에 이어 2013년 65개(12위)로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많은 품목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2011년 1417개, 2012년 1475개에 이어 2013년 1538개를 기록했다. 3년 내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에 오른 독일보다 품목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특히 한국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품목에서도 강세를 보여 주목 받고 있다. 한국의 65개 품목 중 중국이 점유율 2위를 기록한 품목은 20개였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14개 품목에서 5%대 이하의 점유율 차이를 보여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서도 조선·철강·전자·자동차 등 한국의 8대 수출산업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6개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중국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이어 독일이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 1위 품목 수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2011년 774개에서 2012년 701개로 감소하나 싶더니 2013년에는 733개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꾸준히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의 수출 주도국으로 불리는 독일은 히든 챔피언의 비중이 크다. 독일의 히든 챔피언은 매출액이 평균 4300억 원, 성장률 8.8%, 분야별 세계 시장점유율 33% 이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62%다.
한편 한국은 2013년에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품목이 65개를 기록해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한국이 세계 수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품목은 메모리 반도체, 자동차 부품, 탱커, 특수선 등 44개였다.
반면 2012년에 점유율 1위였던 철강·농수산물·섬유제품·화학제품 등 19개 품목은 중국·독일·일본 등에 추월당했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