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도민준이 선택한 대표 우유

중국 유제품 업계 1위 ‘이리우유’…도시화·소득 증대로 고공 행진


2014년 중국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류’ 스타는 누구일까. ‘도민준 교수’, 즉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만나본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류 스타 김수현’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실제로 한류 스타 김수현의 중국 내 광고 출연(CF)을 보면 코카콜라·하겐다즈·피자헛 그리고 삼성의 갤럭시 휴대전화 등과 같은 중국인들이 애용하는 글로벌 우량 소비재 기업들이 망라돼 있다. 그중 필자의 눈에 띄는 특이한 CF는 중국 토종 우유 1위 기업인 이리(伊利)우유 광고 출연이었다.

중국의 도시화와 소득 증가에 따른 소비 시장 증가의 혜택을 받는 부문 중 하나가 바로 우유나 아이스크림 같은 유제품 시장이다. 유제품 시장에서는 글로벌 기업보다 중국 토종 기업들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도 한국 내수 시장이 성장한 1990년대에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 중 하나가 롯데삼강을 비롯한 ‘롯데 3인방’이었다.

중국 우유 시장이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유 보급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13년 중국의 1인당 액체 우유 소비량은 한 해 9kg으로 미국의 78kg, 한국의 33kg, 또 영국이나 호주 같이 100kg이 넘는 선진국이나 주변 국가에 견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유제품 시장은 추가 성장 여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도시화 가속화와 중산층의 구매력 상승으로 향후 10년간 전 세계 액체 우유 시장 총수요 규모가 2010년 약 2700억 리터에서 2020년 약 3500억 리터로 30% 정도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 중국과 인도 두 국가가 전 세계 액체 우유 소비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유 소비량은 한국 3분 1도 안 돼
한편 최근 중국 내에서 유제품의 안전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 유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 분유에 대한 선호가 급증하고 액체 우유의 수입량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2013년 중국 상온 우유 소비량은 1000만 톤을 초과했고 그중 수입 우유는 1% 미만이다. 수입 유제품으로 중국 본토 유제품 기업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또 과거 한국 내수시장 성장 경험처럼 수많은 유제품 업체가 난립돼 있지만 소비자들의 품질에 대한 선호 증가로 몇 개 대형 업체로 통폐합되는 과정을 겪고 있어 1등 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다.

중국의 우유 시장을 보면 2008년까지 개인 낙농업자가 전체 시장의 약 80%를 차지했지만 2011~2012년 중국 사료 가격, 인건비 상승과 원유 가격 부진으로 낙농업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소규모 낙농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다.

또한 멜라민에 오염된 분유 사건인 ‘산루분유 사건’ 이후 정부가 대형 낙농업자에 대한 지원 정책을 실시했고 대형 낙농업자의 발전 속도보다 개인 낙농업자들의 퇴출 속도가 더 빨라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2014년 들어 낙농업이 대규모화되면서 원유(原乳)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돼 원유 공급 부족 현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제품 업체의 원가 부담이 이전보다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1993년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설립된 이리그룹은 액상 우유, 아이스크림, 분유, 요구르트, 원유 등 5대 사업부와 130개의 산하 기업을 둔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이다. 초고온 살균 우유는 중국에서 생산 및 판매량 기준으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최대 유제품 기업인 이리는 현재 중국 네이멍구자치구·헤이룽장성·산둥성 등 지역에 총 2400개 목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리우유는 중국 유제품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인지도가 가장 높은 유제품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가 발표한 ‘2014년 글로벌 낙농업 20대 브랜드’에서 10위를 차지, 상위 10위 안에 포함된 유일한 아시아 업체다.

분야별로 이리식품의 사업 현황을 보면, 우선 대표적 분야인 우유 매출액은 2013년 전체 매출액 478억 위안(약 9조 원) 중 371억 위안(약 7조 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우유 분야는 기존 춘니우나이 등 대표 제품 외에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이리의 고급 상온 우유 브랜드인 진뎬과 터룬스는 최근 빠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진뎬의 2011~2013년 매출액은 10억 위안에서 35억 위안으로 증가해 연평균 성장률이 85%에 달했다. 2013년 매출액도 전년 대비 75% 증가해 향후 몇 수년 동안 최소 5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고가 브랜드의 판매 비중 확대는 이리우유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분야는 분유 및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이다. 2013년 매출액 478억 위안 중 분유 및 기타 유제품 매출액은 55억 위안으로 11%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분유는 씬훠, 요구르트는 창칭 등이 대표적 브랜드다. 2013년 기준으로 이리는 중국 분유 시장점유율이 6.2%로 7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분유 품질 규제 강화로 분유 생산 업체 감소와 2013년 11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두 자녀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로 중국 토종 브랜드 중 높은 지위를 점하고 있는 이리 분유 사업의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이리의 3대 품목 중 분유 분야가 40%의 가장 높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014년에도 이익 증가율 40%
이리의 2014년 1~3분기 매출액은 420억7000만 위안(전년 대비 15% 성장), 순이익은 35억6000만 위안(전년 대비 41% 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에 이리는 원유 가격 하락을 기회로 할인 행사를 추진했다. 프로모션에 따른 비용 증가가 있었지만 판매량도 크게 증가해 두 자릿수대의 매출액과 높은 순이익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 현지 증권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에도 원유 가격의 하락세 지속, 고가 제품 비중 확대 등으로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2015년부터는 합작사와 함께 고급화 전략을 통해 새로운 판매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이리의 액체 우유 사업은 2014~2016년 15% 내외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4년 분유 사업의 매출액은 7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4~2016년 연평균 성장률은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15년 상온 요구르트 시장이 100억 위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리는 이에 맞춰 2014년 1월 ‘안무시(安幕希)’라는 브랜드로 상온 요구르트를 출시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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