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개의 지갑을 열어라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전종규·김보람 지음┃미래의창┃254쪽┃1만4000원

한국에 불어 닥친 ‘요우커 파워’는 상상 그 이상이다. 요우커는 ‘중국인 관광객’을 말한다. 지난해 600만 명의 요우커가 한국을 찾았고 자그마치 14조 원을 썼다. 이들은 부지불식간에 한국 경제 상황을 바꿔 놓았다. 꺼져 가는 백화점·면세점 사업을 살려놓는가 하면 존폐 위기에 놓였던 양양공항의 위기 탈출, 제주도의 제2공항 건설 추진을 만들어 냈다. 어느새 요우커는 관광·레저부터 시작해 유통·부동산·증권가 등 한국 산업 전반에서 ‘큰손’이 됐다.

저자는 “요우커 시대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한국을 방문할 요우커는 곧 10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며 이들이 끌고 갈 내수 시장의 성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뜻에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요우커 행렬’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책은 요우커라는 뚜렷한 단면을 통해 중국인(人)·중국산업(企)·중국자본(錢)의 거대한 물결이 대한민국을 바꿔 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바이 차이나(By China)’ 시대의 위기와 기회를 함께 다뤘다.

요우커 열풍은 ‘신한류’ 열풍과 직결된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여배우들을 닮기 위해 요우커들은 한국 화장품과 패션 상품을 쓸어 담고 있다. 그 덕분에 한국 면세점·백화점에는 날마다 요우커 잔치가 벌어진다. ‘전지현 같은’ 얼굴을 위해 성형수술에도 아낌없이 돈을 쓴다.

막강한 소비력을 가진 이들은 20~30대 ‘소황제’들이다. 덩샤오핑의 한 자녀 정책을 통해 태어난 이들은 부모 세대의 부를 물려받음으로써 자신들의 소득을 저축하지 않고 모두 소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중국 여성의 높은 사회적 지위, 소황제들이 부모가 돼 낳은 자식을 일컫는 ‘소황제의 소황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2억 명의 실버 세대, 순식간에 세계 1위를 점령한 중국의 온라인 쇼핑, 이 모든 것이 대한민국의 요우커 붐을 설명하는 배경이다.

책이 요우커의 해외여행 붐, 소비력 증대라는 표면적인 현상에만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요우커 현상을 주목하고 분석하는 이유는 이것이 한국의 경제 발전에 ‘전에 없는’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요우커를 대상으로 서울과 한국의 주요 여행 정보를 담은 무가지로 성공을 거둔 ‘짜이서울’, 게스트하우스 1호점에서 시작해 3호점까지 빠르게 성장한 ‘스타호스텔’의 경우에서 보듯이 요우커 비즈니스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위기도 있다. ‘요우커의 주머니를 노린’ 중국 사업가들이 한국에서 장사를 시작했다는 점을 비롯해 중국인들의 제주도 부동산 취득과 환경 훼손 문제도 해결해야 할 난제다.



‘사회적 뇌’
함께라서 행복해요
매튜 D. 리버먼 지음┃최호영 옮김┃시공사┃512쪽┃2만3000원

연애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가. 그 순간의 아픔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지만 이별 당시는 세상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큰 고통을 겪기 마련이다. 급기야 자살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느낌은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의 뇌가 그렇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사회적 연결에 대한 위협을 신체적 고통을 경험할 때와 비슷하게 느낀다. 우리가 사회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신경회로는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다.

한국인은 혈액형으로 상대의 성격을 규정하려고 한다.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생일을 별자리에 맞춰 성격이나 미래를 점친다. 둘 다 비과학적인 방법이지만 인기 만점이다. 이런 모습은 인간이라는 종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사회적 특징이다.

인간의 사회성은 진화 과정에서 얻어진 특성이다. 이런 성격으로 말미암아 지구상에서 우세한 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주위 사람과 유대를 강화하고 타인의 마음을 예측하는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사람들 사이의 조화와 협력을 발전시키게 됐다. 우리가 상대의 혈액형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고 나아가 그들의 희망과 고통과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내며 우리의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과 잘 어울리도록 상호 조정할 줄 아는 독특한 능력으로 발전한 것이 인간의 진화 과정이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을 흔히 ‘사이코패스’라고 부른다.

인간은 이토록 사회적인 동물이건만 삶을 규정하는 제도는 이런 본능과 잘 맞지 않는다. 우리가 만들어 낸 사회제도는 활력을 부여하는 사회적 요인을 간과한 채 우리의 지능지수나 소득수준에만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을 저술한 목적은 바로 우리의 본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삶과 사회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저자는 사회신경과학 분야의 석학으로, 최신의 뇌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의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우리의 삶을 사회적으로 가꾸라고 권한다. 친구와 커피 한잔 마시기, 이웃과 대화하기 혹은 자원봉사와 같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행동이다. 이런 게 어렵다면 페이스북 같은 활동도 느슨한 사회적 연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가 사회적 동물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특성에 맞춰 살아야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대화의 신
1957년 방송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5만 명 이상을 인터뷰해 왔고 자기 이름을 건 대담 프로그램을 25년간 진행해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이 있다. ‘토크계의 전설’, ‘대화의 신’이라고 불리는 래리 킹이다. 게스트의 진심을 이끌어 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레이디 가가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명 인사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아낌없이 털어놓게 만들었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앵커 래리 킹이 전하는 대화법의 바이블이다. 성공적인 말하기 노하우를 고스란히 담았다.
래리 킹 지음┃강서일 옮김┃위즈덤하우스┃276쪽┃1만2800원



다모클레스의 칼
저자는 금융을 왕좌 위에 걸린 다모클레스의 칼에 비유한다. 금융이란 화려한 권력을 가진 왕좌이기도 하지만 그 위에는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칼날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은 경제 발전 등 많은 혜택을 가져다줬지만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다. 금융 위기의 탄생으로 거슬러 올라가 1634년 네덜란드 튤립 버블부터 1930년대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주요 금융 위기의 발생 원인과 대응 과정을 꼼꼼히 복기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제시한다.
유재수 지음┃삼성경제연구소┃534쪽┃2만2000원



DEO의 시대가 온다
사람들이 흔히 안정하다고 여기는 전통적인 입지는 느리지만 눈에 띄게 가치를 잃고 있다.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세상은 이제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시 돌아오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최고경영자(CEO)는 생존에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2020년을 준비하는 기업에는 순발력과 상상력·분석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디자인을 리더십의 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책은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의 역할을 이해하고 시대를 호령하는 디자인경영자(DEO)를 들여다본다.
마리아 주디스 외 지음┃박준형 옮김┃마일스톤┃200쪽┃1만6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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