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은 시대의 흐름

유기농업에는 경제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가치들이 수없이 많이 포함돼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 건강한 토양, 맑은 물, 깨끗한 공기가 주는 효용을 화폐 수치로 어찌 환산할 수 있겠는가.


허경재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1968년생. 청주대 행정학과 졸업. KDI 공공정책학 석사. 영동군청 경제투자본부 통상외교팀장. 경제통상국 국제통상과장. 단양군 부군수. 충청북도 경제통상국 경제정책과장. 2014년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조직위 사무총장(현).



유기농을 통한 생태적인 삶은 단순한 섭생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공정·배려·생태·건강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의미한다. 유기농업은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유기농 식품 시장 규모만 해도 약 881억 달러에 달한다. 비단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유아용품 등으로 산업군이 확대되면서 유기농 관련 시장은 매년 20% 정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국내시장도 올해 4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기농업에는 경제적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가치들이 수없이 많이 포함돼 있다. 안전한 먹을거리, 건강한 토양, 맑은 물, 깨끗한 공기가 주는 효용을 화폐 수치로 어찌 환산할 수 있겠는가. 동서양을 불문하고 불고 있는 웰빙 열풍은 곧 그칠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일종의 ‘기류(current)’라고 여겨진다.

유기농 산업은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등 불안한 생태 불균형의 극복 대안으로도 떠올랐다. 친환경적인 삶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고조,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 등이 유기농 산업을 고부가가치의 신성장 전략 사업으로 이끌고 있다.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도 이러한 열풍에 발맞춰 전 세계 사람들이 유기농 산업에 대해 공유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인 세계 유기농 산업 엑스포를 개최하기로 했다. 2015년 최초로 열리는 세계 유기농산업 엑스포의 장소로 국내 유기농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충청북도 괴산이 선정됐다. 2012년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군을 선포하고 2013~2014년 2년 연속으로 ‘유기농업도시’ 대상을 받은 괴산이 첫 주자가 됐다.

충북 괴산은 한강·금강·낙동강 등 3개 강의 발원지이며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변화 평가에서 자연재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판명될 정도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췄다. 또한 한살림·흙살림·자연농업학교·아이쿱생협 등 유기농 관련 기업들이 본부를 두고 있고 유기 식품과 발효 식품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국내 유기농 역사의 근원지라고 볼 수 있다.

오는 9월 18일 시작되는 ‘2015 괴산 세계 유기농 산업 엑스포(ISOFAR 2015 Goesan International Organic EXPO)’는 ‘생태적 삶, 유기농이 시민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24일간 열린다. ISOFAR가 대륙을 순회하면서 3년마다 개최하는 엑스포의 첫 시작이다. 주요 관람객은 ‘도시 소비자’층이 될 것이고 그들에게 유기농의 진정한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유기적 삶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의 농업은 중대한 변화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본격 발효되면 중국의 농산물들이 밀물처럼 우리 식단으로 밀려들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농산물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유기농산물’이 될 것이다.

유기농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두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유기농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과 진정한 선진국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농업이 발전한 국가일 것이라는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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