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의 4가지 성공 포인트

존재감 커진 세제 혜택 상품…기업 배당 늘리기 본격화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현실적인 기대로 트렌드를 읽어라-2015년 펀드 투자 전략’을 선정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2015년 펀드 투자 시 4가지 전략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2014년 펀드 시장에선 유독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금 쏠림이 나타났다. 원금 손실을 원하지 않는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들은 10%의 수익을 얻는 것보다 원금 사수를 선호했다. 그 결과 채권형 펀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특정금전신탁 등 ‘시중금리+α’를 추구하는 상품으로 자금 쏠림이 활발했다.


‘연금저축계좌’ 반드시 가입해야
올해도 이러한 투자 패턴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저금리 상황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진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초저금리 정책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투자 원금에 대한 안정성과 인컴(안정적 소득)에 대한 상품 수요는 20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펀드 투자의 4가지 포인트를 제시한다.

첫째 투자 포인트는 세제 혜택이 부여된 상품이다. 시중 예금 금리는 1%대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물가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낮아졌다. 에너지 가격 하락은 저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내수 시장 침체마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렇게 되면 저금리는 2015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의 금리가 아쉬운 상황에서 세제 혜택 상품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 혜택 상품은 희소성도 있다. 정부의 세수 확대 노력에 따라 세제 혜택이 부여된 상품이 대거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15년 절세 상품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인 세제 혜택 상품으로 연금저축펀드·소득공제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가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연간 1800만 원 한도 내에서 가입할 수 있다. 400만 원을 한도로 13.2%의 세액공제(지방소득세 포함)를 해주기 때문에 1%의 이자를 찾아 발품을 파는 것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여기에 일반 상품 대비 낮은 수수료와 저율 과세에 따라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

연소득 총급여가 5000만 원 이하라면 2015년부터는 소장펀드에 가입하는 게 좋다, 소장펀드는 신규 가입했을 때 소득공제가 가능한 유일한 투자 상품이다. 2015년까지만 가입할 수 있고 최대 600만 원까지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둘째 투자 포인트는 성장성이 높은 해외 유망 자산이다. 2015년 글로벌 경기는 올해보다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느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 부양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양적 완화라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 대비 매력적이다.

그중 미국은 주가수익률(PER)이 15.8배로 지난 15년 평균(15.8배)에 도달해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내수 시장 회복이 진행되고 있어 장기 성장성은 낙관적이다.

다만 현재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다면 주식형 펀드를 고집할 필요는 없고 ELS 등 미국을 기초 자산으로 한 금융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신흥국 중 주목할 국가는 중국과 인도다. 특히 중국은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등 주요 거시 지표들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일찌감치 하향 조정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11월 21일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정부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를 확인했고 후강퉁(상하이·홍콩 교차 거래) 시행으로 자본시장 개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15년에는 2014년 실패했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수급 호재도 기대된다.


‘알맞게 사고 적절히 유지하라’
셋째 투자 포인트는 인컴 스타일이다. 인컴에 대한 수요는 성장률 하락과 저금리 기조에 기인한다. 낮은 금리 환경은 안정적인 인컴 수요를 만든다. 국내보다 먼저 저금리를 경험했던 일본도 해외 채권, 월지급식 상품, 더블데커(채권·주식 등 기초 자산에 투자하되 자국 통화가 아닌 투자자가 선택한 통화로 운용하는 통화 선택형 상품) 펀드 등 인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등장했다. 여기에 인구구조적 변화와 연·기금을 비롯한 장기 투자자들의 입지 강화도 한몫했다. 인컴 스타일의 인기는 20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LS·파생결합증권(DLS)에 대한 인기는 일부 기초 자산의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 영향으로 부침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수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투자 포인트는 정책 수혜가 가능한 배당 스타일이다. 2015년 국내시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경기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늘면서 출하량 대비 재고량 비율은 126.1%까지 상승했다. 이는 금융 위기 때 기록했던 129.9%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10월 기준 73.5%까지 하락해 2010년 이후 평균치인 78.4%를 밑돌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애널리스트들의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18.8% 증가한 138조1000억 원이다. 그러나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반 토막까지 떨어졌고 추가적인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애널리스트의 낙관적 편향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매출액 예상치는 3.8% 증가에 불과한데 매출 성장 없이 이익만 늘어난다는 분석은 언뜻 보기에도 신뢰성이 높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배당 스타일이다. 2014년 12월 국회에서 배당소득 증대 세제, 기업 소득 환류 세제 등 기업들의 배당을 촉진할 수 있는 관련 법안들이 통과됐다. 여기에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도 예상된다. 2015년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에 따른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2015년의 한국 주식시장은 최근 3년간의 횡보 구간이 연장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다.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을 기대하는 것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저하고(上底下高)의 패턴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V자 반등이라기보다는 완만한 회복을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러한 시기에 존 보글 보글금융시장리서치센터 대표가 강조한 투자 원칙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투자를 하는 이상 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 알맞게 사고 적절히 유지하라는 뜻이다. 어디까지나 과도한 베팅은 금물이다. 그의 원칙이 정답일 수 있다. 정도를 지키면서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