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소 상공인 위한 플랫폼 만들 것”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 CCO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3월 초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개최


제일기획에서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던 김홍탁 마스터는 칸광고제 등 국제광고제에서 100여 회 수상 및 심사위원 활동 경력을 가진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계의 거장이다. 삼성전자 등 국내 유명 기업의 광고를 제작하던 김 마스터는 언젠가부터 마케팅 활동에 사회적 이슈, 사회 공헌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광고인들의 발상 방식, 생각하는 근육을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써보자는 생각이었어요. 기존에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메시지를 주로 만들었죠. 기업의 사회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 발상하는 근육을 좀 더 가치 있는 캠페인으로 전환하고 싶었어요.”

그가 한 가지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트렌드는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고 상호작용하는 캠페인이다. 기존 마케팅 활동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주입했다면 이제는 어떤 형태든 대중을 참여시켜 브랜드와 놀 수 있게 하고 사회적 문제의 솔루션을 함께 찾으면서 인식을 바꾸는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를 기업이 제공해야 한다”며 “놀면서 브랜드에 친밀감을 느끼고 캠페인이 제시한 메시지와 솔루션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면 소비자 스스로 그 가치를 퍼뜨린다”고 말한다.

마케팅 전략을 두고 늘 고민하는 기업들에 그가 주는 조언은 명확하다. 그는 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솔루션을 찾고 이를 구현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먼저 되묻는다.

“여러 기업이 마케팅 활동에 많은 비용을 쓰지만 실질적인 가치를 구하기보다 숙제하듯이 처리합니다. 마케팅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시되면서 예쁜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도 하죠. 이를 넘어 그들이 가진 홍보 관련 고민에 대해 실절적인 솔루션을 찾는 데 적극 나서야 하고 어느 정도의 리스크도 감당하려는 자세가 됐을 때 숙제하듯이 집행하는 마케팅 활동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어요.”

마케팅 활동은 이제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기업이 모바일, 온라인 이벤트 등 새로운 플랫폼을 제시하고 대중이 여기서 어떤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마케팅 전문가 협동조합 설립
김 마스터는 지난 20년 동안 몸담았던 제일기획을 2월 말로 떠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마케팅 업계 전문가들과 수평적인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협동조합을 만들 예정이다. 그가 늘 강조하던 놀이터, 즉 플레이그라운드를 사명으로 한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11개의 다양한 회사가 협업 형태로 참여한다. 이 조직들이 사회적 어젠다에 따라 유기적으로 합종연횡하며 질 높은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첫 프로젝트에 대한 준비도 어느 정도 갖춘 상태다. 그는 중소 상공인을 위한 글로벌 단위의 온라인 플랫폼의 탄생을 예고했다.

“전 세계의 중소 상공인이 제품과 서비스를 아주 쉽게 광고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글로벌 동시 론칭을 계획 중입니다. 규모가 매우 크죠. 제품에 대한 설명·광고·판매·딜리버리를 지원하는 기술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어요.”


세계 크리에이티브 거장들 서울에 모인다
김 마스터는 아직은 사업 계획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3월 초에 있을 마케팅 페스티벌인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행사 때 플레이그라운드를 공식 출범하고 구체적인 사업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크리에이티브 아레나는 브랜드·마케팅·디자인 업계를 포괄하는 창의성을 주제로 열리는 행사로 김 마스터가 지난해 시즌 1·2부터 적극적으로 주관하고 있다. 국내 마케팅 업계 최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세계를 사로잡은 마케팅 캠페인의 거장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지난해 행사에 1만5000명이 참여했다.

“시대의 흐름을 빨리 분석하고 핵심 가치를 기술 기반의 플랫폼에 적용하는 데 최고 권위의 크리에이터들이 서울에 모입니다. 이들과 ‘시대, 코어를 코딩하다(Coding the core value)’란 주제로 논의할 예정이에요.”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본 행사 전날인 3월 13일에 열리는 ‘인터내셔널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에는 도쿄와 뉴욕에서 스토리텔링과 테크놀로지를 융합하는 크리에이티브 권위자인 마사시 가와무라 파티기획 최고크리에이티브디렉터(ECD), 스포츠 혁신의 야심작 나이키 퓨얼밴드 뿐만 아니라 IBM·존슨앤드존슨·로레알·구글 등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한 닉 로 R/GA기획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삼성전자에서 안구 인식 그래픽 프로그램 ‘아이라이터’를 개발하는 엔지니어 겸 디자이너 제임스 파우더리 교수 등이 참여한다.

김 마스터는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행사를 통해 마케팅 생태계의 젊은 인재 양성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생의 마케팅 전략 오디션인 ‘크리에이티브 아레나 브랜드 배틀’의 심사위원으로 실질적인 미래 크리에이터를 교육하고 양성할 계획이다.

“창조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산학협동이 필요합니다. 업계 리더는 토양을 만들어 열정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사회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대학생을 이끌어야 해요. 크리에이티브 아레나의 액셀러레이팅 매뉴얼과 펀딩을 통해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려고 합니다. 광고·디자인·마케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크리에이티브 아레나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경쟁력 있는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는 등용문이 될 겁니다.”

김 마스터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발상 능력을 기르는 훈련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마케팅 업계 종사자와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낯선 곳에 자신을 던져라”고 조언했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났을 때 노력하지 않아도 새로운 자극이 수없이 발생하고 그 와중에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돌아가는 변화를 읽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깊은 관심은 통찰력이 되죠. 노력한 만큼 높은 수준의 내공이 쌓이고 혜안으로 방향을 찾아가며 통찰력이 생깁니다. 반대로 말하면 창의적 발상을 방해하는 장애물은 나태함이죠. 성공한 크리에이터는 근면성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보려고 하면 그것이 축적되며 크리에이티브를 뿜어내는 재능이 개발되는 거죠.”


인터내셔널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일시 2015년 3월 13일(금)
장소 코엑스 오디토리엄
티켓 예매처 한국경제매거진 홈페이지 (magazine.hankyung.com)에서 온라인 예매 가능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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