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학자·관료 등 경제계 주요 인사 5600여 명, 지면 통해 독자와 만나
5667명. 한경비즈니스가 지령 1000호를 발행하기까지 만난 사람들의 합이다. 대략 1호당 5~6명의 인물들이 한경비즈니스를 거쳐 간 셈이다. 지면을 통해 직접 인터뷰를 나눴거나 칼럼·시론 등을 기고한 사람, 대담·좌담에 참석한 이들, 인물 분석 기사를 총망라한 결과다. 이들이 등장한 지면을 모두 더하면 무려 8816페이지에 달한다.한경비즈니스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인물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역시 회장·사장·대표이사 등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많았다. 모두 3358명의 CEO가 등장했는데,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다. 변호사, 이코노미스트, 각 기업 부서장 등 전문가 그룹이 뒤를 이었는데, 모두 1320명이 소개돼 전체의 약 23%를 차지했다. 고위 정부 관료 등 공무원 그룹은 261명이 소개됐다. 가수·배우·모델 같은 문화예술인도 308명이나 등장했고 교수 등 교육인(231명), 정치인(8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인터뷰이로 가장 많이 나선 건 CEO
1000호를 발행하기까지 한경비즈니스를 거쳐 간 인물들은 매우 다양하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건 지금은 세상을 떠난 경제계의 원로들이다. 51호(1996년 11월) 인터뷰에 소개됐던 양재봉 대신그룹 전 명예회장, 102호(1997년 11월)에 등장했던 남궁석 삼성전자정보통신 전 총괄사장, 전철환 한국은행 전 총재(167·168호, 1999년 2월), 전중윤 삼양식품 전 명예회장(491호, 2005년 2월) 등은 모두 한국 경제·기업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채 작고한 이들이다.
반대로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과거의 흔적을 찾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145호(1998년 9월) ‘스페셜 리포트’ 코너에 소개됐던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당시 박현주 미래창업투자 사장으로 소개됐다. 148·149 합본호(1998년 10월)에는 지금은 유력 대선 후보가 된 안철수 의원이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소장의 신분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한킴벌리 사장에서 2007년 대선 후보로 변신하며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던 문국현 한솔섬유 사장의 인터뷰도 재미있다. 문 사장은 103호(1997년 11월)에 유한킴벌리 사장으로 등장했다가 10년 후인 646호(2008년 4월)에선 창조한국당 국회의원으로 등장해 “중소기업을 살리고 중소상공인에 희망을 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때 승승장구하다가 고배를 마셨던 CEO들도 어김없이 한경비즈니스를 거쳐 갔다. 박병엽 팬택 전 대표이사 부회장은 493호(2005년 5월)에 팬택앤큐리텔 부회장 직함으로 인터뷰를 가지며 “세계시장 톱 5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555호(2006년 7월)에 소개됐던 강덕수 STX그룹 전 회장 역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힘쓰겠다”며 사업 확장 의지를 밝혔다.
해외 유명 CEO들도 한경비즈니스와 함께했다. 862호(2012년 6월)에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이, 914호(2013년 6월)에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966호(2014년 6월)에는 칼리 피오리나 HP 전 최고경영자(CEO)의 한국 방문을 한경비즈니가 독점 동행 취재했다. 이들은 모두 한경비즈니스와 제주평화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주포럼 행사의 귀빈으로 초청돼 인터뷰에 나섰다.
해외 CEO 중 누구보다 눈길을 잡아끄는 인물은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다. 239호(2000년 3월) ‘줌’이라는 코너의 인터뷰를 통해 소개된 마윈 회장은 잭마라는 영어식 이름으로 등장해 “한국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에 일조하겠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그해 4월 알리바바코리아가 설립됐는데, 이는 알리바바그룹이 아시아 지역에 세운 첫 해외법인이었다. 그 당시 알리바바닷컴은 소매보다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역 전문 e마켓플레이스에 치중하고 있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