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효과’…IT 부품주 상승 이끈다

갤럭시 S6 출시 및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환율도 우호적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키움증권 김지산 애널리스트가 펴낸 ‘2015년 유망 IT 중소형주 10선’을 선정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 10년간 정보기술(IT) 중소형주는 ‘1분기 효과’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스마트폰 및 반도체 부품주의 주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중소형주는 ‘1분기 효과’가 있는 듯하다. 대표적 지표인 코스닥 IT 하드웨어 지수는 최근 10년간 1분기에 평균 7.9% 상승했고 코스피 수익률을 6.0% 포인트 웃돌았다. 또 10년 중 8회에 걸쳐 코스피 수익률을 앞섰다.

IT 중소형주의 ‘1분기 효과’는 왜 생겼을까. 먼저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가 출시된 2010년 이후에는 해당 부품 업체들이 상반기에 강한 출하 모멘텀을 실현했다. 이 시기는 납기와 품질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판매가도 좋은 편이다.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는 짝수 연도에서는 디스플레이 부품들의 재고 확보가 이뤄지기도 했다.

또 다른 근거로는 연초에 회사들이 의욕적인 경영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평가 매력이 생겼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았고 주가도 약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올해도 1분기 효과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은 지난 4분기부터 갤럭시 S5의 판매 부진과 강도 높은 재고 조정 여파에서 벗어나 전략 모델 라인업 강화 사이클에 진입했다. 4분기 갤럭시 노트 4를 시작으로 보급형 갤럭시 A 시리즈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 갤럭시 S6에 공급될 부품은 2월부터 출하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4분기부터 빠른 실적 회복이 감지되고 있다. LG전자도 G3의 성공을 이어 가기 위해 G4를 조기에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LG이노텍을 비롯한 부품 업체들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부품주는 ‘상고하저’ 예상
원화 약세라는 환율 여건도 우호적이다. 1분기 원·달러 환율을 달러당 1100원으로 가정하면 전년 동기 대비 2.9% 정도 원화가 절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현지 통화로 매출이 발생하는 완성품 업체들과 달리 부품 업체들은 대부분이 달러화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엔화가 더 약세이긴 하지만 현재 한국 부품 업체의 주요 고객은 삼성과 애플로 구분돼 있어 일본 업체들과의 경합은 그리 치열하지 않다.

반도체 장비 업종도 1분기 강한 수주 모멘텀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D램 신규 라인 장비를 발주하고 있다. 중국 시안의 3D 낸드 공장도 상반기 중 추가 증설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D램 증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IT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전략을 정리하면 첫째, 스마트폰 부품주는 올해도 상고하저 패턴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갤럭시 S6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상승 사이클이다. 하지만 실제로 갤럭시 S6가 출시되고 나면 이 제품의 판매가 성공을 거둘지는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이 시기가 되면 삼성전자가 수익성을 보존하기 위해 부품 가격 인하를 요청할 수 있다.

둘째, 카메라 모듈과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의 실적 모멘텀이 클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 사양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전면 카메라의 고화소화다. 전면 카메라의 ‘셀카’ 활용도가 커지면서 글로벌 선두 업체들이 전면에도 500만 화소 이상의 카메라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후발 업체들도 전면에 800만 화소 이상을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토포커스와 광학 손떨림 보정(OIS) 기능을 탑재하는 제품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PCB는 가동률 상승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가 큰 분야다. PCB 업계는 지난 2년간 고강도의 체질 개선 노력을 했다.

셋째, 새로운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템에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폰은 고급스러운 외관을 구현하기 위해 메탈 외장재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 충전 모듈 역시 대중화가 시작될 것으로 판단된다.

넷째, 반도체의 설비투자 사이클이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장비 업체들의 수혜가 클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공정 미세화에 기반한 공급 증가가 한계에 달해 앞으로 선 설비투자 후 물량 확대를 통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수혜는 일차적으로 장비 업체에 집중되고 이후 소재 및 후공정 산업에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파트론·심텍·원익IPS 등 ‘강추’
이에 따라 유망 IT 중소형주를 선정했다. 휴대전화 부품 업체 중에서는 파트론·자화전자·기가레인을 선정했다. PCB 업체 중에서는 심텍·이수페타시스·코리아써키트를 선정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로는 원익IPS·피에스케이를 선정했다. 반도체 소재 및 후공정 업체로는 원익머트리얼즈·하나마이크론을 선정했다.



파트론은 국내 카메라 부품을 대표하는 업체로 스마트폰의 카메라 고화소화 바람의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자화전자는 자동초점 조절 장치(AFA) 생산 업체다. AFA는 카메라 고화소화에 빠질 수 없는 부품이다. 기가레인은 신규 사업 아이템인 DRIE(Deep Reactive Ion Etch)와 멤스프로브카드(MEMS Probe Card)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

심텍은 DDR 4 관련 제품 매출이 2014년 200억 원에서 2015년 500억 원을 넘어서면서 구조적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DDR 3로의 변화가 절정에 달했던 2010년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따라서 DDR 4 시대의 개막과 함께 본격적인 중·장기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페타시스는 주력인 스마트폰 주기판(HDI)과 다층기판(MLB)의 실적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MLB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고객 다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코리아써키트의 HDI는 삼성전기에 이어 업계 2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스마트폰이 진화하면 할수록 HDI의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지므로 이 회사의 성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원익IPS는 국내 업체로는 드물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아우르는 종합 장비 업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반기에는 고객사의 반도체 라인을, 하반기에는 고객사의 디스플레이 라인을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 피에스케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 증설 효과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피에스케이는 고객 다변화와 제품 다각화가 최대 무기인 기업이다.

원익머트리얼즈는 꾸준한 실적 성장세가 최대 매력이다. 성장률은 2014년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2015년부터 다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015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마이크론은 2014년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된 실적을 보여줬다. 하나마이크론은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2015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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