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가장 위험한 남자 ‘치프라스’

급진좌파연합, 그리스 집권 확률 높아… 유로존 탈퇴설 진원지

시리자가 부상하면서 시리자 당수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만 40세인 치프라스는 시리자가 집권에 성공하면 1974년 그리스의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된 이후 가장 젊은 총리가 된다.


1월 25일(현지 시간) 열리는 그리스 총선이 다가온 가운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 현실화를 둘러싼 논란과 혼란이 가열되고 있다. 독일 정부가 그리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집권 시 그렉시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잇단 보도에 유럽 증시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리자는 “그렉시트는 없다”고 거듭 밝혔지만 선거에서 승리하면 긴축재정을 완화하고 구제금융 재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의심은 가시지 않고 있다.

현재 시리자의 집권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태다. 그리스의 최고 여론조사 기관인 알코가 1월 8일 발표한 총선에서의 정당별 지지도에 따르면 시리자가 33.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집권 여당인 신민주당(NDP)으로 30.5%였다. 시리자당은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GPO의 이날 조사에서도 NDP당을 3.2% 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리스는 총선에서 제1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면 바로 정부를 조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을 때에는 제1당이 사흘간의 여유를 갖고 다른 당과 협의해 연정을 꾸릴 수 있다. 사흘 내에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그다음에는 제2당과 제3당에 연정 기회가 넘어간다. 이들이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다시 한 번 더 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리스는 독일과 유럽중앙은행 등으로부터 24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이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재정긴축을 약속한 바 있다. 그리스 상당수 국민들은 재정긴축으로 생활이 어려워졌다면서 긴축 철회를 공약으로 내건 제1야당 시리자 쪽에 성원을 보내고 있다.


예상만큼의 ‘급진’ 아닐 수도
시리자가 부상하면서 시리자 당수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도 주목받고 있다. 그렉시트 등의 중요한 변수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인물이기 때문이다. 독일에선 그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올해 만 40세인 치프라스는 시리자가 집권에 성공하면 1974년 그리스의 군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된 이후 가장 젊은 총리가 된다.

공산주의자인 치프라스는 시리자 내 최대 조직인 좌파생태주의연합을 이끌고 있다. 재정긴축 반대 시위를 조직하며 종종 폭력시위를 유도해 좌파 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학문적이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도 보여 집권하면 우려하는 만큼 급진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08년 시리자 당수에 오른 그는 2009년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선출됐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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