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산 배분] 투자 상품 선택 전에 ‘목표’를 정하라

자금의 성격과 투자 기간을 꼼꼼히 분류하는 게 최우선

‘호모 헌드레드 시대’라는 신조어가 있다. 유엔이 2009년에 내놓은 ‘세계인구 고령화’라는 보고서에 나온 말로, 2000년에는 평균수명이 80세가 넘는 국가가 6개국뿐이었지만 2020년엔 31개국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생애 주기에 따른 재무 설계 방법으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목적에 맞는 장·단기 투자 자금 분류, 목적별 투자 자금 구분 등의 과정을 거쳐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런 과정 없이 쉽게 투자를 결정한다. 재무 설계에 따른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방법을 모르거나 장기적 관점에서 결정하기엔 많은 것들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48세인 A 씨는 노후 대비 자금 목적으로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했고 1년 전에 받은 전세금을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 그리고 자녀 결혼 자금 및 틈틈이 모아 둔 여유 자금으로 채권형 펀드와 정기예금, 머니마켓펀드(MMF)에 각각 분산해 투자했다. 하지만 A 씨는 요즘 들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연금저축보험 금리가 낮고 지수형 ELS는 조기 상환이 안 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A 씨는 포트폴리오를 분산투자하긴 했지만 각각의 목적에 적합하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목적별로 세부적으로 자산을 분류한 뒤 그에 맞는 상품을 편입하도록 했다.


고금리에 유동성 좋은 ‘전단채’ 주목
노후 대비 자금은 장기 투자가 가능한 만큼 안정적으로 금리 플러스알파(α)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저축보험은 이율이 낮아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한 연금저축계좌로 이전했다. 연금저축계좌는 국내외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에 골고루 자산을 배분할 수 있다.



세입자 반환 예정 전세금은 자금의 만기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수형 ELS는 조기 상환이 순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만기가 짧고 유동성이 있는 전자단기사채로 변경했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자금을 종이가 아닌 전자로 발행, 유통하는 채권이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신용 등급을 잘 살펴 투자한다면 단기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자녀 결혼 자금 및 여유 자금은 당장에는 기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자금이다. 하지만 기존 포트폴리오는 지나치게 단기성 자금에 투자되고 있어 장기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지수형 ELS를 15% 편입했고 선진국과 글로벌에 투자하는 해외 채권형 펀드를 15% 편입했다. 또한 아시아 지역 컨슈머 섹터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를 15%, 나머지 15%는 국내 컨슈머 섹터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편입했다.

지수형 ELS는 지수가 45%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7% 정도의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만기가 3년이지만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조기 상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해외 채권형 펀드는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보다 낮은 변동성을 갖고 있다. 또 이자 수익과 매매 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아시아 지역 컨슈머 섹터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이머징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따른 소득수준의 증가로 혜택을 볼 수 있다. 또 국내 컨슈머 섹터에 투자하는 펀드는 이머징 국가의 소비 시장 성장으로 한국 소비 관련주가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금융 소득 종합 과세자들은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해 운용해 주는 해외 랩 상품으로 금융 소득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고승진 미래에셋증권 신천역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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