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공화당의 승리로 끝났다. 공화당은 8년 만에 상하원을 동시 장악했다. 투자자들은 공화당 양원 장악과 관련해 불확실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통화정책과 관련해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전 의장의 양적 완화(QE)를 강하게 비판하던 공화당 의원들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재정지출 축소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과연 그럴까.
공화당은 중간선거 승리를 조용하게 만끽할 가능성이 높다. 2년 후 대선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미드텀 턴아웃 갭(중간선거 투표율이 대선 때의 투표율보다 15% 포인트 정도 낮은 현상)이다.
미국은 중간선거 때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낮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연령대인 18~29세 투표율은 2008년(대선 당시) 71%에서 2010년 36%로 떨어진 바 있다. 거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공화당이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선거 승리 이후 자신들의 색채를 강하게 내세우면 2년 후 대선에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양당 체제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지지자들을 확보하려면 회색에서 한 방울 정도의 색깔 표시가 좋다.
둘째, 대립각을 세울 때마다 공화당이 피해를 봤던 전례다. 2011년 신용 등급 강등, 2012년 재정 절벽 및 시퀘스터(연방 정부 지출 감축), 2013년 연방 정부 폐쇄 등에서 여론은 공화당에 비우호적이었다. 사건 이후 공화당의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했다. 양원 장악 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다면 분명 공화당에 부정적 여론이 다시 형성될 수 있다.
중간선거 이후 변화는 분명 나타난다. 다만 이전과 같은 극한 대립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 공화당은 중간선거가 아닌 2년 후 대선 승리를 원하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양원 장악이라는 결과보다 중간선거 종료에 보다 초점을 맞출 때다. 이는 곧 불확실성 해소를 의미해 금융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