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베스트 로펌] 광장·세종의 부문별 도약 ‘눈에 띄네’

김앤장 독보적 선두 달리는 가운데 각 부문 5위권 경쟁 치열

‘2014 베스트 로펌’의 각 부문별 순위를 살펴보면 올해도 여전히 김앤장의 독주 속에 5위권 내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앤장은 총 10개 부문 중 9개에서 1위를 차지해 독보적인 베스트 로펌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10개 부문 모두 김앤장이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인사 및 노무’ 부문 1위 자리를 광장에 빼앗겼다. 그리고 각 부문별로 5위권 내에서 광장·세종·율촌·태평양이 치열한 순위 다툼이 있었다.



올해 조사에서 눈에 띄는 도약은 광장과 세종이다. 광장은 5개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며 종합 2위의 자리를 굳혔다. 올해 조사에서 광장은 5개 부문(공정거래, 기업 인수·합병, 인사 및 노무, 특허·상표·지식재산권, 형사)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세종은 6개 부문(금융 및 자본시장, 조세, 공정거래, 송무 및 중재, 특허· 상표·지식재산권, 형사)에서 순위를 올리며 치고 나온 것을 주목할 만하다.

각 부문별 순위를 살펴보면 ‘금융 및 자본시장’ 부문에서 김앤장(64표)이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세종(49표)이 올해 광장(43표)을 누르고 한 단계 상승해 2위로 올랐다. 세종은 지난해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 교환 법률 자문 등 맡으며 금융 부문에 강세를 보여 왔다. 세종의 금융 전문 변호사 중 김상만 변호사는 증권업과 자산 운용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꼽힌다. 김 변호사는 2009년 동양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실시한 기업공개(IPO)를 담당했고 2010년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로 기록된 삼성생명 역시 김 변호사의 손을 거쳤다.


조세 ‘율촌’, 국제분쟁 ‘태평양’ 강세
‘조세’ 부문은 김앤장(62표)과 율촌(60표)이 박빙의 승부를 보였다. 이어 세종과 광장이 각 30표씩을 얻어 공동 3위, 태평양(20표)은 지난해보다 2계단이 내려와 5위에 머물렀다. 율촌은 조세 전문 로펌으로 출발해 업계가 인정하는 조세통 변호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김동수 율촌 변호사는 조세 전문 변호사로, 최근 시중 은행들이 신용카드 사업과 관련해 교육세를 과다하게 납부한 사건을 대리해 모두 승소 판결을 받아 냈다. 조세 소송에서 가장 큰 목적은 이미 내려진 처분을 무효로 하거나 취소하기 위한 주장을 관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세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법률적인 전문성이 함께 요구된다. 이와 함께 각 로펌에는 국세청장을 비롯해 국세청 본부 출신, 지방 국세청장, 지역 세무서장 출신 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

‘공정거래’ 부문 역시 김앤장이 58표로 압도적이다. 그 뒤를 광장(42표)이 쫓고 있는데 광장은 이 부문 지난해 3위에서 올해 율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광장은 2011년 정환·박정원·이민호·이정환 변호사와 노환원 전문위원 등 공정거래 담당팀을 영입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3~5위는 율촌(34표)과 세종·태평양(각 32표)의 3파전 양상이다.

‘기업 인수·합병(M&A)’ 부문에서도 김앤장(64표)을 광장(52표)이 위협하고 있는 양상이다. 광장은 이 부문 역시 지난해 3위 자리에서 올해 태평양(41표)을 누르고 한 단계 뛰었다. 광장의 김상곤 변호사는 올 상반기에 M&A 시장 ‘월척’을 둘씩이나 건졌다. 인수 시장 최대 매물(19억3000만 달러)이었던 ADT캡스를 칼라일 측을 대리해 인수했고 제일모직을 대리해 삼성SDI와 합병 건(양사 시가총액 14조 원대)을 성사시켰다.



‘송무 및 중재’ 부문은 김앤장(57표)·태평양(44표)·광장(35표)·세종(29표)·율촌(22)순이다. 김앤장의 소송 파트 110명의 변호사들은 법원 소송, 분쟁 분야의 전문가로 대규모 집단 소송 수행을 위해 팀을 가동할 수 있다. 김앤장의 송무 파트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소송, 보건복지부 약가 인하 처분 취소 소송, 현대건설 인수 가처분 사건, KIKO 소송, 주식워런트증권(ELW) 소송, 파생결합증권(ELS) 소송 등 굵직한 성과를 보여 왔다.


인사 및 노무 부문 ‘광장’ 1위 탈환
‘인사 및 노무’ 부문에서는 광장이 53표를 얻어 김앤장(51표)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섰다. 이어 태평양(31표)·율촌(29표)·세종(25표)이 1, 2위와 다소 격차를 두고 있다. 최근 이 부문은 기업의 통상임금 분쟁으로 로펌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노동법 전문 변호사로는 주완 김앤장 변호사, 김지형 지평 변호사, 박상훈 화우 변호사, 이정한 태평양 변호사 등이 꼽힌다.



‘특허·상표·지식재산권’ 부문에서는 김앤장 1위(63표) 뒤에서 2위 광장(45표)과 3위 태평양(34표) 두 로펌이 지난해 순위를 서로 뒤바꿨다. 이 부문에서는 중견 로펌 케이씨엘을 주목할 만하다. 케이씨엘은 초대형 로펌은 아니지만 견고한 조직력을 갖춰 지식재산권 분쟁 사건에서 승소율 90% 이상을 자랑한다.

‘국제분쟁’ 부문에서는 김앤장(71표)·태평양(53표)·광장(41표)·세종(27표)·율촌(10표)순으로 순위 간 일정한 격차가 있고 지난해 순위와 변한 게 없다.

특히 국제 중재 분야는 로펌들이 주목하는 분야다. 한국 기업이 당사자인 국제 중재 사건 수(세계 5대 중재기구 및 대한상사중재원 합계)는 2010년 96건에서 2013년 147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로펌들은 앞다퉈 국제중재팀을 신설하고 있다. 인력은 보통 20명 안팎이고 김앤장은 약 50명에 이른다. 김갑유 태평양 변호사는 최근 세계 최대 국제중재기구인 ICC의 부원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형사’ 부문에서는 김앤장(66표)의 선두 외에 변동이 많았다. 광장(2위, 35표)과 세종(4위, 29표)이 한 단계씩 상승했고 태평양(3위, 34표)·바른(5위, 15표)·율촌(6위, 13표)이 한 단계씩 하락했다. 로펌들은 대기업 경영진의 형사사건을 놓고 수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형사사건에선 로펌의 명성보다 판검사들과의 거미줄 인맥 등 변호사의 개인 능력이 수임의 관건으로 꼽힌다. 로펌들이 거물급 전관 영입에 매달리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기업 일반(프로젝트·에너지·부동산)’에서는 김앤장(59표)·광장(45표)·태평양(37표)·세종(30표)·율촌(23표)으로 구성된 5위권의 순위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화우와 한결이 한 계단씩 뛰어 각에 6, 7위 올랐고 지평은 지난해 순위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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