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인적성의 달 (5)한국사 대비법-주관식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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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인적성검사에서 역사 문제를 출제하는 기업은 삼성 현대차 LG SK GS 포스코 CJ 신세계 롯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알려진 곳만 11곳에 이른다.

다만 기업별로 평가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삼성과 SK, LG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식 형태로 묻는 반면, 현대차와 포스코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지원자의 의견을 묻는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은행권은 자기소개서에 인문학 서적 감상문을 제출케 하거나 필기시험에 역사를 물어 고객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을지를 판단한다.

이에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기업별 ‘채용 한국사’에 대비하는 방법을 한 곳에 모아 정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객관식 형태로 출제하는 삼성과 LG, SK그룹을 (1)로, 역사에세이 등 심화형으로 출제하는 현대차와 포스코, CJ, KB국민은행을 (2)로 구분해 게재한다.

심화형은 대부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개인의 견해를 서술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출제됐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논술형 역사문제를 출제한다는 건 ‘단순히 역사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보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역사 지식에 더해 인문학적 사고력을 얼마나 직무에 융합시킬 수 있는지를 보기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자동차 “역사에세이 출제… 시험시간 15분 늘렸다”
4대그룹 중에선 현대자동차만 유일하게 ‘역사에세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개인적 견해를 출제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 두 번째로 역사에세이 문제를 출제한 현대차는 지난해보다 시험시간을 15분 늘린 45분으로 배정했다. 대신 논리판단과 자료해석, 인성검사 영역을 각각 5분씩 줄였다. 총 3개 문제 중 2개를 선택해 각각 700자씩 쓰도록 했다.


현대자동차 역사에세이 문제 복기
2014년 상반기
문제1. 세종대왕이 과거시험에 출재했던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 구별법'이라는 문제를 21세기의 자신이 받는다면 어떻게 답하겠는가

문제2. 석굴암, 불국사, 가야고분, 남한산성, 고인돌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 유산 두 개를 골라 그 이유를 쓰시오

문제3. 이순신의 거북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정약용의 거중기, 세종대왕의 한글 등 역사 속 인물의 발명품 중 자신이 생각하는 ‘공학도의 자질’과 연관 있는 발명품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쓰시오



2013년 하반기
문제1.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이며, 그 사람이 어떤 업적을 이루었는지 작성하라

문제2. 세계역사의 중요한 결정 중에서 아쉬운 점과 자신이라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며 그로인해 추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써라


최태성 EBS 역사강사가 말하는 “2014 상반기 현대차 문제, 이렇게 풀었다면 어땠을까?”
캠퍼스 잡앤조이는 지난 8월 ‘스페셜리포트’로 인문학 전공자만을 위한 합격노하우 가이드를 제시하면서 한국사 정복법도 함께 소개했다. 당시 ‘큰별쌤’으로 유명한 최태성 EBS강사에게 전해들은 ‘2014 현대차 역사에세이 기출 풀이법’을 함께 싣는다.


문제1. 역사 속 인물의 발명품들 중 자신이 생각하는 ‘공학도의 자질’과 연관 있는 발명품을 선택한 뒤 그 이유를 적으시오.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예로 들어보겠다. 당시 일본의 배는 매우 빨랐다. 속도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맨투맨 전술’이었다. 직접 적의 배 안에 들어가자는 것. 하지만 일본군이 쏴대는 조총이 문제였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은 총알을 피하기 위해 배 전체를 막아주는 거북선을 고안했다. 즉 거북선은 현재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실용적 대안’인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맞닥뜨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만한 실용적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 문제의 답이라 할 수 있겠다.


문제2. 석굴암, 불국사, 남한산성, 한국의 선사, 가야고분, 고인돌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우리나라 세계문화유산 중 두 개를 고르고 선정 이유를 쓰시오.
불국사의 ‘예술적 미’를 적어도 좋을 것 같다. 불국사에는 혁신적인 아름다움과 철학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불국사는 자연의 돌을 그대로 쌓아올린 건축물이다. 이는 깔끔하게 다듬은 돌로 빈틈없이 짓던 당시의 건축 흐름과는 반대된 새로운 방식이었다. 여기에 건축물 하나하나에 부처의 사상을 불어넣은 철학적 요소도 녹아 있다. 즉 불국사는 혁신적이면서도 ‘잘 살기’ 위해 불심을 넣은, 스토리가 살아 있는 예술품인 것이다.


* CJ “인적성에 인문학 문제 첫 시도”
CJ도 이번 하반기 처음으로 인적성검사(테스트전형)에 인문학적 소양을 묻는 문제를 추가한다. 다만 단순히 인문학 지식을 묻는 게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이슈와 엮어 해결점을 찾고 풀이하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는 방침이다.

CJ 채용팀 관계자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과 판단력을 갖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시험 문제를 개발 중”이라며 “이를 통해 문화기업으로써 문화산업의 소양과 감각을 갖고 있는 지원자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포스코 “역사에세이를 통해 유기적 사고력 평가하겠다”
포스코도 올 상반기부터 인적성검사에 역사에세이를 추가했다. 시험은 1차면접 후인 11월 초에 실시한다. 채용기조를 창의·융합형 인재로 삼고 자소서에도 ‘전공 외에 어떤 과목을 수강했나’라는 질문을 추가한 포스코는 역사에세이를 통해 역사적 지식 외에도 유기적 사고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면접 때도 역사와 관련된 질문을 새롭게 출제한다.


* KB국민은행 “필기시험에도 역사문제 추가”
2012년부터 이력서에 인문학 서적 감상문을 쓰도록 하는 등 ‘인문학 소양’을 강조했던 KB국민은행은 이번에는 자소서에 ‘기업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600자 이내로 쓰도록 하는 문항을 신설했다. 또 필기시험에도 국사문제를 추가했다.

이번 하반기 KB국민은행의 필기시험 중 하나를 복기해 보면, 주화론과 관련된 지문을 주고 해당하는 보기를 고르는 문제가 출제됐다. 주화론과 광해군이 정답. 이 밖에도 흥선대원군, 조선왕조의궤, 발해, 고려에 관한 내용을 찾는 문제가 나왔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기사 원문 : http://www.jobnjo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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