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독일의 2년 만기 금리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 완화(QE) 종료 임박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 프로그램(TLTRO) 시행이 대조를 이룬 결과다.
둘 간 격차가 중요한 이유는 유로화의 움직임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미국과 독일의 금리 차(2년 기준)는 유로화와 상관계수가 0.8이다. 이자율 평형설이 통한다. 미국·독일 금리 차와 달러·유로 움직임 간에 괴리가 발생했다. 거의 1년째다. 비슷하게 움직이다가 작년부터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는 2009년에도 있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다면 우리는 유로화 추가 약세에 베팅할 필요가 있다.
2009년 미국과 독일의 금리 차 대비 유로화는 유독 강세를 보였다. 제1차 양적 완화(QE1) 때문이었다. 양적 완화로 약달러 흐름이 진행된 결과다. 이러한 흐름은 QE1 종료 3개월 전부터 바뀌기 시작한다. 달러·유로 환율이 급락하면서 괴리는 사라졌다.
2011년 QE 종료 때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된다. 당시 미국과 독일 금리 차와 달러·유로 환율은 거의 함께 움직였다는 점은 QE1 때와 다소 다르지만 달러·유로 환율 움직임 자체가 QE2 종료 2개월 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사하다.
달러·유로 환율이 최근 하락세다. 미국 QE3 종료를 두 달 앞두고 지난 두 번의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과 독일의 현재 금리 차를 보면 유로화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높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유로화 약세 전환(달러 강세) 이후 2010년 당시 남유럽 국가(PIIGS) 재정 위기가 왔고 2011년에는 유로존 금융 위기가 왔다. 지금 유로화 약세가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여기서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 투자 전략을 짜볼 수 있다. 유로존을 대표하는 국가인 독일의 금융자산을 팔고 미국의 금융자산을 사는 전략이다. QE 종료 이후 유로화 약세 패턴이나 미국과 독일 금융자산 수익률 격차의 역사적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최소 반년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바야흐로 지금은 독일을 팔아 미국을 살 때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