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5년 만에 삼성 제친 ‘중국의 스티브 잡스’

레이쥔 샤오미 회장…철저한 모방 전략으로 중국 시장 1위 올라



최근 레이쥔 회장은 중국 시장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륙의 애플’로 불리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싸구려 모조품으로 어설프게 시작한 샤오미가 세계 최대 휴대전화 시장인 중국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1499만 대를 팔며 삼성전자보다 점유율에서 2% 포인트나 앞섰다. 창업 5년 만에 휴대전화 시장의 거대 공룡을 따라잡은 것이다.

좁쌀이란 의미의 샤오미는 중국에서 ‘짝퉁’ 애플로 통하며 중저가폰 시장을 휩쓸고 있다. 창업자 레이쥔 회장은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듯 청바지에 검정 티셔츠를 입고 제품 발표회에 나타난다. 또 구글 출신인 휴고 바라 부사장을 글로벌 마케팅에 투입한 용병술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마케팅보다 이벤트에 강하다. 1주일에 한 번 초저가 인터넷 한정 판매는 중국 젊은층을 샤오미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샤오미의 성공 비결은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중점을 둔 기술력이다. HTC·레노버 등 중국 휴대전화 업체가 삼성과 애플의 공세에 시장에서 힘을 잃는 동안 샤오미는 미유아이(MIUI)라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해 시장을 확대했다. 특히 샤오미는 애플의 마케팅 전략을 본떠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단순히 싼 가격만으로 중국 시장을 장악한 것은 아닌 셈이다. 레이 회장의 자산은 235억 위안(약 3조8700억 원)으로, 샤오미 설립 4년 만에 중국에서 손에 꼽히는 부호가 됐다. 그의 최대 자산은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다. 2010년 4월 설립된 샤오미는 2013년 매출 316억 위안을 올렸고 올해에는 80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 회장은 앞으로 5년 이내에 상장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샤오미의 시가총액은 이미 100억 달러(10조2600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애플 양강 구도 뒤집겠다”
최근 레이 회장은 중국 시장 성공에 자신감을 얻어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7월 22일부터 인도 최대 전자 상거래 사이트 플립카트(Flipkart.com)와 함께 저가 모델 미3(Mi3) 판매에 나섰다. 회사는 그간 자사의 웹 사이트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하던 기존의 전략에서 탈피해 플립카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번 인도 시장 진출은 1년 내에 판매를 기존의 5배로 끌어올려 1억 대를 팔겠다는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중 하나다. 레이 회장은 판매를 1억 대까지 끌어올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양강 구도 체제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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