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수익률 1000%’ 꿈의 종목을 찾아라

산업 사이클·이익 증가·호재 3박자 필수…KT뮤직·리홈쿠첸 등 주목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이트레이드증권 전상용·오두균·김지성·최소은 애널리스트가 펴낸 ‘텐 배거(Ten Bagger)의 향기를 찾아서’를 선정했다. 텐 배거는 ‘10루타’를 의미하는 말로, 증권가에서는 ‘대박 종목’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13년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해 2703%의 수익률을 낸 전설적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가 사용해 유명해졌다.



최근 국내 증시는 성장 산업의 실종과 대형 섹터의 성장 둔화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런 흐름은 일정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과거 지수 흐름과 관계없이 주가수익률이 약 1000% 이상을 달성했던 종목, 이른바 ‘텐 배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을 찾아본다.

가깝게 보면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수많은 텐 배거 종목들이 나왔다. 섹터별로 구분하면 자동차·부품, 건설기계, 정보기술(IT), 화학·정유, 신·재생에너지, 조선, 게임·엔터테인먼트, 중국 소비, 신기술·신소비재, 통신, 제약·바이오, 증권, 음식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텐 배거 종목들이 나타났다.

먼저 증권업은 1998년 6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불과 1년 6개월 사이에 많은 증권사들이 1000% 이상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삼성증권(1228%)을 선두로 현대증권(1076%)·NH농협증권(1015%)·대신증권(1117%)·한화투자증권(1057%) 등이 1000% 이상 상승했다. 이는 1997년 12월 발발한 외환 위기 이후 코스피가 1998년 6월 16일 280에서 2000년 1월 4일 1059까지 줄곧 상승했던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04년 7월부터 2007년 7월까지 증권업의 둘째 호황기가 도래한다. 동양증권(1379%)·교보증권(1292%)을 중심으로 KDB대우증권(1059%)·키움증권(1154%)·HMC투자증권(1129%)·SK증권(1028%) 등 많은 증권사가 1000% 이상 상승했다. 2차 호황기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때문이다. 2004년 상장사들의 합산 순이익은 2003년 23조6000억 원 대비 무려 132.1% 증가하며 54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컨센서스인 43조5000억 원을 26% 이상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후 이런 분위기는 2007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생 전까지 이어진다.

비슷한 시기에 건설과 기계 업종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건설(1114%)·두산건설(1124%)·두산중공업(1582%)·삼성엔지니어링(1024%) 등이 2004년부터 3년간 모두 주가수익률 1000%를 넘어섰다. 건설사들은 외환 위기를 겪으며 인력 구조와 재무구조 등을 건실하게 조정한 후여서 건설 경기의 호황 속에서 해당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었다.


성장 사이클 돌입 시 3년간 상승 이어져
이때 조선 업종도 슈퍼 사이클에 돌입했다. 전통적인 상선 제작과 함께 해양 플랜트 산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시기였다. STX (1080%)·현대중공업(1297%)·성광벤드(1454%)·하이록코리아(1765%) 등은 해당 기간 10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 이유는 중국 경제 성장으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때문이다.

2008년 말에서 2011년 말까지는 게임 업종의 긴 상승 랠리가 이어진다. 엔씨소프트(1062%)·네오위즈게임즈(1027%)·조이시티(1277%) 등은 게임 업종의 호황기를 주도했다. 당시 인터넷 보급률이 70%를 웃돌면서 온라인 게임의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시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07년 2조2403억 원에서 2011년 6조2369억 원까지 4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29.2%를 기록했다.

IT 업종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스마트폰 열풍’에 휩싸인다. 삼성전자는 2008년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 5% 미만에서 2011년 22%대까지 세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가파르게 성장한다. 이러한 삼성전자를 지원할 수 있는 부품 업체들의 중요성도 커졌다. 국내 유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가능 업체였던 덕산하이메탈(1140%)이 대표적이다.

또 연성회로기판(FPCB)의 수요가 급증하며 해당 업체들이 각광받기 시작한다. 그중 인터플렉스(1221%)와 이녹스(1140%)가 높은 수율과 품질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갔다. 또 반도체는 점점 더 작게 표준화되면 반도체 미세화 공정에서 30나노 공정 장비를 미리 준비하고 있던 유진테크(1189%)가 SK하이닉스에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 10배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바이오스페이스, 고령화·과체중 수혜
2008년 말부터 현대·기아차를 선두로 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업종이 상승 국면을 맞이한다. 극심한 경제 위기 속에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며 2008년 420만 대 수준이던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2011년 661만 대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성우하이텍(1077%)·한일이화(1023%)·에스엘(1259%)·평화정공(1152%)·화신(1506%) 등도 해당 기간 상승했다.



위에서 제시한 텐 배거들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해당 종목이 속한 산업의 사이클이 어떤 이유에서건 크게 성장하는 구간에 들어간다는 특징이 있다. 둘째, 해당 산업이 성장 빅 사이클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회사가 이익을 내지 못하면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어렵다. 다시 말해 해당 산업의 빅 사이클과 맞물려 큰 폭의 매출 및 이익 성장이 동반된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폭발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특정 산업이 성장 사이클로 들어갈 때 해당 업종의 1등 기업을 사면 큰 폭의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셋째, 해당 기업의 성장과 동시에 다양한 호재성 뉴스가 쏟아져 나오는 경향이 있다. 통상적으로 수주 업종은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수주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나 단일 아이템을 판매하는 회사의 해당 제품이 큰 히트를 치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가 많다. 이러한 3가지의 특징을 모두 가진 기업은 구조적으로 주가 상승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향후 이러한 특징을 가진 기업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이런 세 가지 특징을 가진 기업으로 바이오스페이스·리홈쿠첸·KT뮤직·에이씨티 등을 주목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세계 1 위 전문가용 체성분 분석기 회사다. 바이오스페이스는 세계인 인구 고령화와 과체중에 따른 성인병 증가로 수출이 급증 추세다. 이 회사는 앞으로 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연평균 29.1%, 49.2%씩 급증할 전망이다.

리홈쿠첸은 쿠쿠전자의 상장으로 리레이팅될 전망이다. 또 올해 2분기 이후 중국 수출의 본격화로 성장이 예상된다. 중국 중산층의 소비 확대 트렌드와 관련이 있으면서 실적도 우량한 기업이다.

세계적으로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시장이 급성장 추세다. KT뮤직은 통신사와의 제휴 등을 통해 온라인 음원 스트리밍 회사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수 있는 기업이다.

에이씨티는 기능성 화장품 원료 회사다. 매출의 80%가 아모레퍼시픽을 통해 이뤄진다. ‘한류’ 등의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 산업이 성장하면 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화장품 회사 등으로 매출처가 다각화되고 있고 새로 진출한 산업용 원료 시장에서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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