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테일로 복원한 이순신의 위대한 전쟁 ‘명량’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올여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성격이 선명하게 다른 한국 영화 세 편이 연달아 개봉된다. 조선의 국새 가상 쟁탈전을 그린 코믹 사극 ‘해적’, 배 안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드라마 ‘해무’, 그리고 임진왜란 명량해전에 초점을 맞춘 ‘명량’이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은 자신을 믿지 않는 임금 선조와 무서운 기세로 북상하는 일본군을 두려워하며 전의를 상실한 병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게다가 일본군의 수장은 해적왕 출신의 냉혹한 지략가 구루지마(류승룡 분)다. 모두가 포기하려는 순간, 이순신은 배 12척을 이끌고 330척의 왜선과 맞선다. 영화는 이순신이 어떻게 조선군과 일본군의 두려움을 역으로 이용했는지, 유달리 유속이 빠르고 자주 바뀌는 전남 해안 근처 울돌목의 특성을 어떻게 활용하며 ‘선수비 후공격’의 전술을 극대화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지금까지 사극의 전투신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왔지만 ‘명량’은 신중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 장중한 서사 드라마에 천착한다.

하지만 정작 그 전투를 이끌었던 주인공 성웅(聖雄) 이순신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만만한 인물이 아니란 말이오”라는 일본인들의 대사를 상투적으로 반복하는 반응으로만 일관한 점은 아쉽다. 위대한 인물을 타인의 시선을 경유해 강조하는 방식이 오히려 그 위대함을 교과서적으로만 나열하는 것으로 그친다. 박진감 넘치는 해전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량’에선 기승전결의 뚜렷한 굴곡 없이 줄곧 평평한 비장함만 느껴진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우주를 떠도는 좀도둑 피터 퀼(크리스 프랫 분)은 뜻하지 않게 갤럭시의 절대악 타노스와 로난의 타깃이 된다. 그는 감옥에서 만난 암살자 가모라(조 샐다나 분), 거구의 파이터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분), 현상금 사냥꾼 로켓(브래들리 쿠퍼 분)과 그루트(빈 디젤 분) 콤비와 불편한 동맹을 맺고 일명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결성해 인류 120억 명의 운명을 구하는 모험에 나선다.



동경가족



감독 야마다 요지
출연 쓰마부키 사토시, 아오이 유, 하시즈메 이사오, 요시유키 가즈코

작은 섬에 살고 있는 노부부가 자식들과 만나기 위해 동경에 상경한다. 의사인 큰아들 고이치와 미용실을 운영하는 둘째 딸 시게코는 갑작스러운 노부부의 방문이 반갑지 않다.

철없는 막내아들 쇼지(쓰마부키 사토시)만이 여자 친구 노리코(아오이 유)와 함께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피지만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가족에게 위기가 닥친다.



어떤 만남



감독 리자 아주엘로스
출연 소피 마르소, 프랑수아 클루제

유명 소설가 엘자(소피 마르소 분)는 일에 대한 열정과 완벽한 커리어, 연하의 연인까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지만 문득문득 밀려오는 공허함을 막을 수 없다. 어느 날 엘자는 자신의 책 ‘퀀텀 러브’ 출판 기념회에서 만난 피에르(프랑수아 클루제 분)에게 묘한 끌림을 느낀다. 피에르 역시 그녀에게 이끌리지만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게 두려워 다음 만남을 운명에 걸기로 한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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