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경제학자라면
팀 하포드 지음┃김명철·이제용 옮김┃웅진지식하우스┃388쪽┃1만6000원
1935년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빌 필립스는 1949년 ‘모니악’을 발명한 경제학자다. 미분학 대신 수력학(액체의 역학적 성질을 공학적으로 응용하는 학문)을 이용해 방정식을 계산해 낸 이 기계는 최초의 아날로그식 컴퓨터였다. 5분 안에 아홉 개의 미분 방정식을 동시에 풀어낸 속도는 당시만 해도 사람의 손에만 의지했던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였다. 필립스는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와 수조에 물을 흘려보냈다. 기둥과 구획별로 세후 수입, 소비지출, 국내 지출이라는 표시가 붙었고 맨 마지막의 큰 물통에는 국민소득이라고 쓰여 있었다. 각각의 조건을 달리한 물의 흐름은 곧 돈의 흐름을 나타냈다.
런던정경대에서 모니악이 처음 등장한 이후 약 10년이 지나서야 디지털 컴퓨터를 이용한 경제 모델 계산이 가능해졌다. 필립스는 애초부터 경제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 아니었다. 기계를 다루는 천재적 능력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혀 생사의 길을 오가기도 했다. 런던정경대에서도 사회학을 전공하다가 당시로선 신학문이나 다름없었던 거시경제학에 눈을 뜨며 자신의 소질을 살려 모니악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당시 필립스의 스승이 바로 영국 신고전학파의 권위자인 제임스 미드였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역사를 전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법학 전공자이고 심지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화학자였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이들이 내리는 결정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모든 사람이 폴 볼커나 벤 버냉키처럼 경제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꼭 세계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아니어도 좋다. 요즘은 웬만한 사람도 ‘지금 내가 마시고 있는 커피 한 잔 값이 왜 이리 비싼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같은 경제 상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소비와 정부 지출, 투자, 수입 물품의 구매 같은 주요 지출 흐름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른바 거시경제의 영역이다.
저자 팀 하포드는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다. 전작에서 미시경제 영역을 쉽게 풀어냈다면 이번에는 거시경제를 다룬다. 말콤 글래드웰이 “음울한 학문에 엄청난 즐거움을 부여하는 재주가 있다”고 극찬했듯이, 책은 전체가 가상의 질문자와 경제학자가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술술 넘어가는 내용 속에는 통화정책, 화폐, 인플레이션, 재정정책, 고전학파, 실업, 국민총생산(GNP)과 통계, 빈곤 등 거시경제학의 주요 이슈들이 담겨 있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쇼크 독트린’
쇼크로 쌓아 올린 자본의 탐욕
나오미 클라인 지음┃김소희 옮김┃살림Biz | 699쪽 | 2만8000원
자본엔 외환위기가 축복이었다. 꿈도 꿀 수 없었던 숙원 사업들이 한꺼번에 해결됐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자유로운 해고, 노조의 무력화, 높은 환율, 낮은 금리까지…. 기업은 성장했고 이익이 열 배로 늘어났다. 결실의 대부분은 자본에 돌아갔다. 처음 겪는 쇼크로 사람들이 갈팡질팡한 틈을 이용해 챙길 걸 모두 챙긴 것이다. 또 한 번의 축복이 발생했다. 세계 최강국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어지간한 쇼크는 단련됐다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미국이 망할지 모른다는 데는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쇼크의 결과는 지금도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상황이 조금 나빠지면 기업은 거리낌 없이 직원을 잘라 버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사전에나 나오는 단어가 됐으며 더 무서운 것은 이런 상황을 체념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점이다.
19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는 정권을 잡은 후 시카고학파의 거두 프리드먼을 경제 자문역에 임명했다. 쿠데타와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틈을 타 세금 감면, 서비스 민영화, 사회 지출 삭감, 탈규제 등이 단행됐다. 공립학교를 내다 팔아 교육을 황폐화시킬 정도였다. 쇼크 요법에 반발하는 사람에겐 무자비한 폭력이 가해졌다. 그 결과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빈부 격차가 커졌고 사람들은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게 됐다.
쇼크 요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충격은 전쟁과 자연재해다. 사람들의 의지와 판단력, 이해 능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어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둘째는 경제적 쇼크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 직후 파견된 미국의 경제 고문단은 완전한 자유무역, 15%의 낮은 세금, 축소된 정부 같은 정책을 시행했다. 마지막은 저항하는 자에 대한 물리적 충격이다. 신체적 폭력을 비롯해 해고를 통해 명줄을 끊어 놓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면 쇼크를 통한 장악이 완성된다.
쇼크 요법은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허리케인이 미국 뉴올리언스를 할퀴고 지나갔을 때 공립학교 시스템이 민간에 넘어갔다. 수해가 나고 2년이 지나도록 복구가 지지부진했지만 학교를 팔아먹는 데에는 열심이어서 123개이던 공립학교가 4개로 줄었다.
자본주의가 탐욕만 쫓아가면 재앙이 된다. 국가가 이를 묵인하거나 동조하면 그 영향은 오랜 시간 계속돼 치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말이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MP3 플레이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스마트폰의 희생자로,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 때문에 한순간에 초토화된 제품들이다. 킬러 애플리케이션(등장하자마자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제품이나 서비스)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래리 다운즈와 파괴적인 기술들 사이의 짧아지는 시간 간격에 대해 연구해 온 폴 누네스는 산업 지형을 뒤흔드는 이러한 새로운 혁신에 대해 ‘빅뱅 파괴자’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주도되는 오늘날 산업의 흐름을 ‘빅뱅 파괴의 시대’라고 칭한다.
래리 다운즈·폴 누네스 지음┃이경식 옮김 | 360쪽 | 1만6000원
상처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대화의 기술
우리는 남의 눈을 의식해 분노의 감정을 숨기는데 익숙하다. 할 말을 다 하고 살기에는 용기가 부족하고 자존감이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내 감정을 부정하면서 남에게 맞춰 주는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상처 받고 분노에 찬 내 마음을 눈치 보지 않고 표현하고 싶다.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떻게 말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고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은 이런 고민을 새로운 스타일의 대화법으로 해결해 준다.
강경희 지음┃한스미디어┃240쪽┃1만3000원
대비, 왕 위의 여자
조선시대와 여성, 특히 정치 분야에서 여성은 너무나 동떨어진 느낌이다. 책은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정통 사료의 행간을 추적해 조선의 중앙 정치 한복판에 여성이 당당히 서 있었음을 밝힌다. 조선 최고의 권력자로 군림했던 여성들의 존재를 사료를 통해 생생하게 입증했다. 대표적인 정치가이자 권력자로 살아간 4명의 대비 이야기다. 세조의 왕비로, 남편이 왕권을 탈취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정치적 동지 정희왕후 윤 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아들 예종의 개혁 시도를 막았던 비정한 어머니이기도 했다.
김수지 지음┃인문서원┃336쪽┃1만6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팀 하포드 지음┃김명철·이제용 옮김┃웅진지식하우스┃388쪽┃1만6000원
1935년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빌 필립스는 1949년 ‘모니악’을 발명한 경제학자다. 미분학 대신 수력학(액체의 역학적 성질을 공학적으로 응용하는 학문)을 이용해 방정식을 계산해 낸 이 기계는 최초의 아날로그식 컴퓨터였다. 5분 안에 아홉 개의 미분 방정식을 동시에 풀어낸 속도는 당시만 해도 사람의 손에만 의지했던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였다. 필립스는 복잡하게 얽힌 파이프와 수조에 물을 흘려보냈다. 기둥과 구획별로 세후 수입, 소비지출, 국내 지출이라는 표시가 붙었고 맨 마지막의 큰 물통에는 국민소득이라고 쓰여 있었다. 각각의 조건을 달리한 물의 흐름은 곧 돈의 흐름을 나타냈다.
런던정경대에서 모니악이 처음 등장한 이후 약 10년이 지나서야 디지털 컴퓨터를 이용한 경제 모델 계산이 가능해졌다. 필립스는 애초부터 경제학을 전공한 학자 출신이 아니었다. 기계를 다루는 천재적 능력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일본군에게 포로로 잡혀 생사의 길을 오가기도 했다. 런던정경대에서도 사회학을 전공하다가 당시로선 신학문이나 다름없었던 거시경제학에 눈을 뜨며 자신의 소질을 살려 모니악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당시 필립스의 스승이 바로 영국 신고전학파의 권위자인 제임스 미드였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역사를 전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법학 전공자이고 심지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화학자였다. 하지만 세계경제는 이들이 내리는 결정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모든 사람이 폴 볼커나 벤 버냉키처럼 경제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꼭 세계를 이끌어 갈 지도자가 아니어도 좋다. 요즘은 웬만한 사람도 ‘지금 내가 마시고 있는 커피 한 잔 값이 왜 이리 비싼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같은 경제 상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소비와 정부 지출, 투자, 수입 물품의 구매 같은 주요 지출 흐름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른바 거시경제의 영역이다.
저자 팀 하포드는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다. 전작에서 미시경제 영역을 쉽게 풀어냈다면 이번에는 거시경제를 다룬다. 말콤 글래드웰이 “음울한 학문에 엄청난 즐거움을 부여하는 재주가 있다”고 극찬했듯이, 책은 전체가 가상의 질문자와 경제학자가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술술 넘어가는 내용 속에는 통화정책, 화폐, 인플레이션, 재정정책, 고전학파, 실업, 국민총생산(GNP)과 통계, 빈곤 등 거시경제학의 주요 이슈들이 담겨 있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쇼크 독트린’
쇼크로 쌓아 올린 자본의 탐욕
나오미 클라인 지음┃김소희 옮김┃살림Biz | 699쪽 | 2만8000원
자본엔 외환위기가 축복이었다. 꿈도 꿀 수 없었던 숙원 사업들이 한꺼번에 해결됐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자유로운 해고, 노조의 무력화, 높은 환율, 낮은 금리까지…. 기업은 성장했고 이익이 열 배로 늘어났다. 결실의 대부분은 자본에 돌아갔다. 처음 겪는 쇼크로 사람들이 갈팡질팡한 틈을 이용해 챙길 걸 모두 챙긴 것이다. 또 한 번의 축복이 발생했다. 세계 최강국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어지간한 쇼크는 단련됐다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미국이 망할지 모른다는 데는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쇼크의 결과는 지금도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상황이 조금 나빠지면 기업은 거리낌 없이 직원을 잘라 버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사전에나 나오는 단어가 됐으며 더 무서운 것은 이런 상황을 체념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점이다.
19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는 정권을 잡은 후 시카고학파의 거두 프리드먼을 경제 자문역에 임명했다. 쿠데타와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틈을 타 세금 감면, 서비스 민영화, 사회 지출 삭감, 탈규제 등이 단행됐다. 공립학교를 내다 팔아 교육을 황폐화시킬 정도였다. 쇼크 요법에 반발하는 사람에겐 무자비한 폭력이 가해졌다. 그 결과 이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빈부 격차가 커졌고 사람들은 가난을 숙명처럼 여기게 됐다.
쇼크 요법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첫째 충격은 전쟁과 자연재해다. 사람들의 의지와 판단력, 이해 능력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어 어떤 행동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둘째는 경제적 쇼크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 직후 파견된 미국의 경제 고문단은 완전한 자유무역, 15%의 낮은 세금, 축소된 정부 같은 정책을 시행했다. 마지막은 저항하는 자에 대한 물리적 충격이다. 신체적 폭력을 비롯해 해고를 통해 명줄을 끊어 놓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면 쇼크를 통한 장악이 완성된다.
쇼크 요법은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허리케인이 미국 뉴올리언스를 할퀴고 지나갔을 때 공립학교 시스템이 민간에 넘어갔다. 수해가 나고 2년이 지나도록 복구가 지지부진했지만 학교를 팔아먹는 데에는 열심이어서 123개이던 공립학교가 4개로 줄었다.
자본주의가 탐욕만 쫓아가면 재앙이 된다. 국가가 이를 묵인하거나 동조하면 그 영향은 오랜 시간 계속돼 치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는다.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말이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MP3 플레이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스마트폰의 희생자로,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 때문에 한순간에 초토화된 제품들이다. 킬러 애플리케이션(등장하자마자 사회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제품이나 서비스)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낸 래리 다운즈와 파괴적인 기술들 사이의 짧아지는 시간 간격에 대해 연구해 온 폴 누네스는 산업 지형을 뒤흔드는 이러한 새로운 혁신에 대해 ‘빅뱅 파괴자’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주도되는 오늘날 산업의 흐름을 ‘빅뱅 파괴의 시대’라고 칭한다.
래리 다운즈·폴 누네스 지음┃이경식 옮김 | 360쪽 | 1만6000원
상처주지 않고 분노를 표현하는 대화의 기술
우리는 남의 눈을 의식해 분노의 감정을 숨기는데 익숙하다. 할 말을 다 하고 살기에는 용기가 부족하고 자존감이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내 감정을 부정하면서 남에게 맞춰 주는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 이제는 상처 받고 분노에 찬 내 마음을 눈치 보지 않고 표현하고 싶다.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어떻게 말하면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고 나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책은 이런 고민을 새로운 스타일의 대화법으로 해결해 준다.
강경희 지음┃한스미디어┃240쪽┃1만3000원
대비, 왕 위의 여자
조선시대와 여성, 특히 정치 분야에서 여성은 너무나 동떨어진 느낌이다. 책은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정통 사료의 행간을 추적해 조선의 중앙 정치 한복판에 여성이 당당히 서 있었음을 밝힌다. 조선 최고의 권력자로 군림했던 여성들의 존재를 사료를 통해 생생하게 입증했다. 대표적인 정치가이자 권력자로 살아간 4명의 대비 이야기다. 세조의 왕비로, 남편이 왕권을 탈취할 때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정치적 동지 정희왕후 윤 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아들 예종의 개혁 시도를 막았던 비정한 어머니이기도 했다.
김수지 지음┃인문서원┃336쪽┃1만6000원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