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창업 성공 도우미’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대변신…2년간 조직·경영 혁신 돋보여


올해 설립 15주년을 맞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지난 2년 동안 단행한 경영·조직 혁신을 바탕으로 서울 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무방문 신용 보증, 예약 보증제 등이 좌불안석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산소통’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담보력이 부족한 서울시 소재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하고 서울 경제 활성화와 서민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서민의 성공을 돕는 재단’이라는 비전을 갖고 소기업·소상공인 사업 자금 조달에 필요한 담보를 제공하고 낮은 금리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신용 보증 지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소기업인·소상공인·창업자를 위한 ‘희망의 플랫폼’을 자처하며 경영 혁신에 나선 것은 2012년 2월 서재경 이사장(2014년 4월 건강상 이유로 사임)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서 이사장은 부임 후 ‘서민의 성공을 돕는 재단’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경영 혁신을 단행해 왔다.

최근 몇 년간 소상공인이 처한 경영 환경은 냉혹하다. 가계 부채와 저성장 기조 등으로 내수 경기 활성화가 불투명한 가운데 자영업자의 경영난은 곧 가계 붕괴로 연계되고 있다. 올 들어 금융계와 산업계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1만여 명 이상의 퇴직자가 쏟아질 예정이며 정부의 경제 활성화 정책에도 자영업자의 체감 경기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구축에 총력
업무 특성상 소기업·소상공인을 가까이에서 만나며 경영 현장의 목소리를 수시로 청취하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자영업자 지원 방식에 변화를 줄 필요성을 절감했다. 신용을 평가하고 보증하는 기관인 동시에 자영업자를 위한 각종 정책의 최종 집행 기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2년 이사장 취임과 함께 재단 미션과 비전을 재정립했다. 2년간 실시된 경영 혁신, 조직 혁신의 방향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서민 성공 도우미로서의 정체성 확립이다. 작지만 알찬 기관, 투명하고 깨끗한 기관이 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서민 성공을 함께 고민하며 더 가까이 다가가는 열린 소통에 힘썼다.

경영 혁신의 초점은 서민들이 편리하게 서울신용보증재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에 맞춰졌다. 특히 무방문 신용 보증 시행, 예약 상담제 실시 및 접수 창구 확대, 금융회사별 금리 비교표 게시 등이 주요 혁신 사례로 꼽힌다.

무방문 신용 보증은 재단의 주요 업무인 신용 보증을 보다 많은 이에게 적용하기 위해 실시됐다. 지난해 6월 사이버 중앙 지점을 개설, 온라인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찾아가는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서울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서도 온라인 신청을 통해 보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서울 신보 홈페이지에 보증 신청을 하면 3일 이내에 담당 직원이 전화 상담을 진행하며 직원 현장 방문으로 서류를 접수, 약정을 체결한다. 실제 2013년 6월 사이버 중앙 지점 개점 이후 2013년 12월 말 기준 1264건, 266억 원 규모의 보증 실적을 기록했다. 월평균 158건, 33억 원의 보증 지원이 이뤄진 셈이다.

예약 상담제 또한 바쁜 자영업자들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지난해 5월 도입됐다. 홈페이지 및 고객센터의 상담 예약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바쁜 자영업자들의 지점 창구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한편 상담 대기 일수 예측이 가능해졌다. 상담 수요 급증 시 금융회사와 협업으로 소액 보증 신청 건의 상담 대기 시간 또한 단축했다.

이와 함께 금융회사별 금리 비교표를 게시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혔다. 보증 상담석 및 홈페이지에 매일 업데이트된 각 은행별 대출금리 비교표를 게시함으로써 고객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서민들에게 다가가는 제도 시행으로 2013년 서울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 보증 공급이 대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2013년 신용 보증 공급 실적은 건수는 5만9658건, 금액은 1조4096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목표치의 123.3%, 112.8%를 달성했으며, 2012년 대비 건수로는 153%, 금액으로는 133% 증가했다.


33억 원 예산 절감…서민에게 돌려준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예산 절감에도 힘을 기울였다. 효율적 예산 집행과 내부 경비 절감을 통해 마련된 비용 절감분을 서울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환원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2012년부터 관행적 업무 수행, 시스템 운영으로 낭비되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부·점별 소요 원가 알기 캠페인을 시행하고 부·점별 원가 관리 담당자를 지정했다. 그 결과 2012년 26억 원, 2013년 31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변호사 위임으로 수행하던 소송 업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내부 법무팀을 신설, 전자소송제도를 활성화하는 한편 모든 계약 시 공개경쟁 전자입찰제도를 활용하도록 했다. 비싼 임차료를 내는 지점은 이전하도록 하고 본점 사옥 사무 공간을 재배치함으로써 유휴 공간을 확보, 임대료 수입 증대를 기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2013년 예산 절감 목표치인 23억 원보다 145.6% 높은 33억 원의 절감 실적을 거뒀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아 2년 동안의 비용 절감분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올해 4월 보증료 인하 특별 조치를 시행하고 고객의 산출 보증료율에서 0.2% 포인트를 감면해 주기로 한 것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서민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보증료 인하 특별 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2년간 경영 혁신과 함께 내부 조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2년 4월 청렴도 향상 실무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각 부서별 실무자가 청렴의 걸림돌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고 전사적 활동을 수행했다. 그 결과 같은 해 국민권익위원회 반부패 경쟁력 평가에서 지자체 투자 출연 기관 중 8.43점으로 1등급 평가를 얻었다.

서 이사장은 취임 후 ‘우리의 약속’을 제정해 시행했다. 재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전 직원과 공유하는 한편 ‘서민을 섬기는 자세’를 강조해 왔다. 이와 함께 윤리 투명 경영을 위해 본부부터 업무의 일상 감사 항목을 대폭 확대하고 성과 평가 항목 중 윤리 투명 경영 평가 비중을 늘렸다.

또한 모든 법인카드에 대해 ‘클린 카드’를 전면 도입해 법인카드 사용자 성명을 의무 기재하고 불법 사용 시 배상청구 및 환수 조치할 수 있도록 제재를 강화했다. 각 부·점별 ‘자점 감사역’을 임명해 지점 내 자율적 감찰 활동을 강화했으며 의사 결정 단계를 축소함으로써 효율적 의사 결정 구조로 정비해 나갔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됐다. 야근 없는 직장 만들기 캠페인으로 올해 1월부터 스마트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업무 생산성을 제고했다. 월·수·금요일은 전 직원이 오후 5시 30분 정시 퇴근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출근 시간을 자율에 맡기는 유연 근무제를 실시했다.

차별 없는 열린 채용을 위해 채용 시 학력 및 연령 제한을 전격 폐지하는 데도 힘썼다. 2013년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채용 인원의 37%에 달하는 고졸 직원 17명을 채용했다. 이는 시 조례 권고 비율인 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서민 성공을 돕는 태생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경영 혁신 및 조직 개혁에 만전을 기해 왔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서울신용보증재단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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