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둑으로 인생을 말하다 ‘스톤’

스톤



감독 조세래
출연 조동인, 김뢰하, 박원상, 명계남

바둑을 두고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가로와 세로 각각 열아홉 개의 줄을 그어 만들어진 361개의 교차점, 흰 돌과 검은 돌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종다양한 인생사에 빗대는 것이다. ‘스톤’은 바둑판을 매개로 인생의 한 단면을 포착한 영화다. 프로 기사의 꿈을 버리고 내기 바둑으로 살아가던 아마추어 바둑기사 민수(조동인 분)는 우연한 기회에 폭력 조직 보스 남해(김뢰하 분)의 바둑 선생이 되면서 서로 인생을 배워 간다.

바둑을 두면서 둘은 서로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별 뜻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던 민수는 남해로 인해 바둑에 대한 열정과 미래에 대한 계획을 가지게 되며 프로 기사가 될 결심을 한다. 남해는 어린 민수의 모습을 통해 폭력배로 살아온 지난 삶을 반추하게 된다. 바둑으로는 민수가 한 수 위라면 인생은 민수보다 먼저 살아온 남해가 민수를 가르치는 형국이다. 이렇게 사제 관계가 역전되면서 남해와 민수는 유사 부자지간까지 연상되는 끈끈한 관계망을 획득한다.

‘스톤’은 조직폭력배의 이권 다툼과 액션이라는 익숙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바둑이라는 소재를 씨줄과 날줄처럼 영화의 형식과 주제에 접목함으로써 신선함을 안겨준다. 바둑 애호가인 조세래 감독이 바둑을 그만큼 속속들이 알고 적절히 활용한 덕인데, 안타깝게도 그는 연출 데뷔작의 개봉을 보지 못하고 작년 11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민수 역의 신인 조동인은 고 조세래 감독의 아들로, ‘스톤’은 아버지와 아들이 호흡을 맞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됐다.



황제를 위하여



감독 박상준
출연 이민기, 박성웅, 이태임

돈과 야망, 욕망이 넘쳐나는 부산 최대의 사채 조직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황제를 꿈꾸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느와르다. 밑바닥을 전전하는 깡패 역 이환을 맡은 이민기의 연기 변신과 실력파 배우 박성웅의 시너지가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를 배가시킨다. 배우 이민기·이태임의 베드신 또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데 한몫한다.



그레이트 뷰티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출연 토니 세르빌로, 사브리나 페릴리, 세레나 그랜디

영화 ‘그레이트 뷰티’는 제목 그대로 위대한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 주는 영화다.

소설가 젭 감바르델라가 65세 생일날 첫사랑의 부고를 접한 후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떠올리며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한다. 로마의 유적을 배경으로 한 유려한 영상, 아름다운 음악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베스트 오퍼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제프리 러시, 짐 스터게스, 실비아 획스

개봉한 지 무려 26년이 지났지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신작이다. 최고가로 미술품을 낙찰시키는 세기의 경매사이자 예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완벽한 감정인이 고저택에 은둔한 여인으로부터 감정 의뢰를 받으면서 예상치 못한 인생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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