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teen job&joy 1618] 학과 성적 96%에서 4% … KB국민은행 합격! 무슨 일이?

KB국민은행 손가영 양


안산디자인고 손가영 양은 중학교 때 꿈이 연극배우였다. 안산디자인문화고에 입학한 것도 학교에 공연콘텐츠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극배우라는 꿈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로 진학한 것. 그런데, 학교생활을 하며 서서히 생각이 바뀌었다. 연극배우라는 직업이 어려운 가정생활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을 알았다. 고등학교 공연 관련 교과수업에도 흥미를 잃었다. 연극배우의 꿈은 무너졌고 공부하기도 싫었다. 급기야 ‘꼴등’의 꼬리표를 달았다. 그런데, 얼마 전 가영 양은 KB국민은행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그 동안 가영 양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가정형편에 맞지 않는다는 걸 느낀 게 컸어요. 그러다보니 수업도 재미 없었고 꿈을 잃으니 심각한 좌절감에 빠진거죠.”

꿈을 잃은 청소년에게 학교생활은 의미가 없었다. 결국 1학년 전체 ‘꼴등’이라는 성적을 받게 됐다.

2학년이 되면서 가영 양은 다른 것에 눈을 돌렸다. “당시 교과과목 중에 상업경제라는 과목이 있었는데 그때 환율이나 은행, 금융에 대해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가영 양은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업인 은행원이라는 꿈을 갖게 됐다. 2학년 4월 중순쯤. 금융권을 목표로 공부하는 같은 학년 친구들끼리 모여 학교대표를 선발하는 면접대회가 열렸다. 그 면접에서 1등을 하면 은행에서 진행하는 금융 캠프를 갈 수 있었다.

가영 양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성적은 너무 낮았고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며 자격증을 다섯 개씩 딴 친구들 틈에서 면접을 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초라하고 비참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때 생각했어요. ‘아, 이런 아이들과 경쟁하려면 정말 이 악물고 해야겠구나! 내가 꼭 성공해서 보여줘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었죠.”

3학년 취업전선에 나가기까지 남은 시간은 1년 남짓. 결코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다. 단시간에 많은 친구들과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했다. 하루에 4시간씩 자며 독학으로 자격증 공부와 학교 공부를 병행했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2학년에는 드디어 1등급을 받게 됐다. 하위 96%에서 상위 4%까지 믿을 수 없는 변화를 경험한 것.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지게 됐어요.”


열정과 경험이 어필
국민은행을 목표로 둔 것은 국민은행은 스펙이 아닌 은행원으로서의 자질과 인성과 능력을 봐준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 그 후로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 시험준비에 집중했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고 특별하게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위 선생님께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아 계속 수정을 거쳤다. 스펙이 아닌 스토리에 집중했다. 면접 준비는 자신이 타고난 능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험을 이길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면접대회는 많은 친구들 앞에서 실전처럼 진행되기 때문에 정말 많은 경험이 됐다. 또 취업스터디를 만들어 2주에 1번씩 친구들과 모여 모의면접 연습을 했다. 서로 동영상을 찍어 자신의 모습을 보고 고쳐야 할 점을 알려주며 경험을 쌓았다. 학교에서 맡은 동아리 부장과 학급반장은 ‘말하기 연습’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



5명의 지원자가 같이 본 면접은 한 사람당 10분씩, 50분 정도 진행됐다. 가영 양은 ‘DJ DOC와 춤’ 노래 한 소절을 자신감 있게 면접관들 앞에서 부르며 ‘연극적 끼’를 보여 주기도 했다. “가장 어필한 부분은 아르바이트 경험과 꼴등에서 1등급이 됐던 저의 열정이었던것 같아요.”
가영 양은 약 1년 정도 패스트 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5개월 정도 심야근무를 하고 다양한 고객들을 만났던 경험으로 다양한 고객을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서비스맨이라는 것을 어필했다. 일주일 독학으로 펀드투자상담사를 71점으로 취득했던 점도 어필했다.
올해 4월30일 오후 6시 합격자 발표시간. 결과는 합격. 가영 양은 6월부터 약 3개월 간 은행에 대한 사전학습을 사이버 연수를 통해 배우게 된다. 그리고 10월 집합연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입행하는 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국민은행에서 최연소로 지점장이 되고 싶어요. 고졸이라는 학력으로도 능력만 있으면 어떠한 것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후배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손가영양의 자소서작성단계
먼저 자신이 스스로 자소서를 쓰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선생님께 점검 받고
담임 및 취업지원관 선생님을 거쳐
산업체 우수강사의 조언에 이어
최종적으로 취업부장 선생님 확인 후 완성


+안산디자인고의 면접연습 단계
학급친구들 앞에서 모의 면접
취업교육부 교무실에서 연습한 후 수정
지원 회사를 잘 아는 선생님 앞에서 연습
잘 모르는 학생들 앞에서 발표한 후 완성
취업부장 선생님 앞에서 최종 면접


글 이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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