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통신] 온라인 개인 인증 툴로 진화하는 페이스북

F8 행사서 익명 로그인 기능 공개… ‘인터넷의 주민번호’ 꿈꿔


최근 ‘에프에잇(F8)’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개발자 콘퍼런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다. 페이스북이 2012년에 기업공개를 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 행사에 세계 각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전 세계 각국의 개발자 1700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개발자들을 위한 플랫폼의 안정화와 사용자들을 위한 개인 정보 설정 및 보호 기능에 대해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익명 로그인’ 기능이다.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들에게 노출하지 않으면서 페이스북 로그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 설계 방법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앱이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일반화돼 가고 있는 상황에서 사용자들은 제삼자가 개발한 앱에 로그인할 때 개인 정보를 숨긴 채 로그인 할 수 있다.

사생활 보호는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중 하나이며 페이스북도 이를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기조 연설자로 나온 저커버그 CEO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이 페이스북의 방침”이라고 선언하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통제권과 권한을 돌려주려고 한다”는 말로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하려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에 전해진 의견 중 페이스북을 통한 로그인 버튼을 누를 때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면서 “외부 앱을 신뢰할 수 없다면 앱이 요구하는 모든 개인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도 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익명 로그인을 사용해 여러 기기에서 앱 활동을 동기화할 수 있다”면서 “두려움 없이 앱을 사용해 보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에프비스타트 프로그램 ‘관심’ 끌어
이 밖에 앱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하는 ‘앱 링크’와 광고 업체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모바일 앱에도 광고를 실을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인 ‘오디언스 네트워크’ 서비스 등 12개 이상의 새로운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많은 관심을 끈 프로그램이 바로 에프비스타트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스타트업에 모바일 앱 개발과 배포에 필요한 3만 달러(약 3000만 원) 상당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두 가지 트랙이 있는데, 아주 초기 단계의 앱 개발을 지원하는 부트스트랩 트랙과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된 회사를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트랙이 있다. 구글 앱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어느 쪽이든 스토어에 등록된 지 30일이 지난 회사는 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되면 페이스북 광고와 파스 광고 크레딧, 제품 테스트, 채용, 고객 관리, 회상회의, 문서 관리를 제공하는 관련 기업으로부터 서비스를 무상으로 받게 된다. 현재는 에프에잇 개발자 콘퍼런스에 참여한 회사만 지원할 수 있지만 앞으로 모든 회사에 기회를 줄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페이스북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익명 로그인제가 의미하는 것은 페이스북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과거에는 소셜 네트워킹의 툴로 사용됐다면 이제는 온라인에서 모든 활동의 개인 인증으로 활용되고 있고 페이스북을 인증 시스템으로 이용하는 앱들이 일반화됨에 따라 향후 페이스북은 주민등록번호보다 더 강력한 ‘온라인 개인 인증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직한 객원기자·전 갈라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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