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거대 금융사로 변신한 중국 포털 3인방
입력 2014-05-23 09:39:53
수정 2014-05-23 09:39:53
인터넷 금융 상품 빅 히트…60%대 수익률에 입출금 편리해 돌풍
요즘 베이징의 직장인들은 일과의 시작을 인터넷과 함께한다. 우선 인터넷으로 오늘의 미세 먼지를 체크하고 그다음 인터넷 금융 상품인 위어바오(餘額寶:알리바바의 금융 상품)의 수익률을 조회한다고 한다. 한때 6.7%까지 올랐던 위어바오의 수익률이 최근 5.9%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은행보다 낫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올 들어 중국인들 사이에 가장 많이 떠오르는 키워드는 바로 ‘위어바오’와 ‘리차이퉁(理財通:텐센트의 금융 상품)’ 같은 인터넷 금융 상품이다. 위어바오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올 3월까지 무려 8100만 명이 넘는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맡겨진 투자 금액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5000억 위안(약 86조 원)을 넘어서며 세계에서 넷째로 큰 머니마켓펀드(MMF)로 자리 잡았다.
1년도 안 돼 100조 원 몰려
위어바오의 성공 이유는 높은 수익률과 인터넷을 활용하는 편리성이다. 은행 금리의 2배 가까운 6%를 오르내리는 높은 수익률과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매력에 중국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위어바오는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 결제 회사인 알리페이와 톈훙펀드가 공동으로 출시한 인터넷 자산 관리 상품이다. MMF의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알리페이의 온라인 결제, 계좌 이체, 신용카드 대금 결제, 인터넷 쇼핑 결제 등 대부분의 금융 기능을 갖추고 있다. 즉 알리페이에 돈을 넣어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쇼핑을 하고 나머지는 위어바오로 입금돼 MMF에 투자되는 구조다.
텐센트와 바이두 역시 세몰이를 하고 있다. 텐센트의 금융 상품인 리차이퉁 역시 600억 위안(약 10조 원)을 넘어섰고 바이두의 금융 상품인 바이파 역시 10억 달러(약 1조 원)가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인터넷 금융은 이미 중국 금융시장에서 돈이 몰리는 블랙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는 긍정적으로는 중국 금융의 새로운 성장 단면을 보여준다. 급기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014년 3월 초순 인터넷 금융을 관리하고 규제하는 정책 초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알려지고 있을 정도로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세계 10위 인터넷 회사에는 중국 기업이 이미 3개가 들어있다. 바로 ‘TAB’, 즉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다. 우리가 페이스북·구글·페이스북의 성장과 시가총액에 열광하는 사이 TAB는 중국 인터넷 업계의 공룡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든든한 중국 내수 시장이 뒤를 받치고 있고 수만 개의 중국 인터넷 기업들과 경쟁을 통해 성장해 온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5월 6일(현지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알리바바의 상장 후 시가총액이 1600억 달러(165조 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함께 텐센트도 주목해야 한다. 텐센트는 2008년 1조1000억 원의 매출액에서 2013년 10조5000억 원으로 무려 6년 동안 9.3배 성장했다. 텐센트는 이미 홍콩 증시와 나스닥에도 상장을 마쳤다.
텐센트는 1998년 11월 중국 선전에서 설립됐으며 무료 컴퓨터 메신저인 텐센트 QQ가 대표적인 상품이고 가입자 수가 세계 10억 명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에 따라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WeChat)이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웨이신 가입자 수는 이미 4억3000만 명(2012년 대비 74% 증가)을 넘었다.
텐센트의 2013년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액이 604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순이익은 15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2% 늘었다. 그중 ‘인터넷 부가가치 서비스’가 전체 매출의 무려 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부가가치 서비스는 인터넷 메신저와 게임으로 발생된 매출액이다. 이 부문의 2013년 매출액은 449억8000만 위안으로 2012년 대비 40.6%나 늘어났다.
그중 게임 부문 매출은 319억7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특히 대표적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리그오브레전드(LOL) 등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게임 부문은 무료로 제공되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혹은 1개월 정액료(1계좌 평균 20위안) 수입이 있다. 나머지 부문은 메신저와 소셜 네트워크 분야 매출, 130억1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약 9% 증가했다.
텐센트의 둘째 사업 분야는 전자 상거래다. 전자 상거래의 2013년 매출액은 각각 2012년 대비 121.2% 증가한 98억 위안을 기록했다. 전자 상거래 매출의 증가는 시즌 판촉 활동, 지역별 판매 영역 확대, 상품 영역 증가 등 다양한 영업 확대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 분야는 매출액의 큰 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과잉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텐센트는 중국의 둘째 온라인 쇼핑 회사인 징둥상청의 지분을 매입, 텐센트의 사업에서 전자 상거래 분야를 분리해 징둥상청에 합병시켰다. 2014년부터 전자 상거래 분야는 지분법 이익으로 계산돼 상대적으로 텐센트의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다음은 인터넷 광고 부문이다. 2013년 매출액으로 2012년 대비 48.8% 증가한 50억3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주로 소셜 네트워크 광고 및 동영상 광고의 성장이 중심이 됐다.
리차이퉁, 위어바오 넘어설지 ‘관심’
현재 늘어나고 있는 인터넷 이용자와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또 인터넷 홈페이지에 배너 광고·플래시·동영상 광고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2014년 이후에도 QQ 10억 가입자와 웨이신 4억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QQ 플랫폼으로 광고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터넷 시장의 공룡 텐센트는 지금도 끊임없이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텐센트가 한국 CJ게임즈에 5억 달러(약 5300억 원)를 투자했다. 이와 함께 CJ E&M은 게임 사업 부문인 넷마블을 물적 분할해 CJ게임즈와 통합, CJ그룹의 게임 통합 법인을 출범했다. 이에 따라 텐센트는 CJ의 게임 통합 법인으로 출범할 CJ넷마블의 3대 주주로 등극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 든든한 중국 내수 시장이 뒤를 받치고 있고 수만 개의 중국 인터넷 기업들과 경쟁을 통해 성장해 온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텐센트의 인터넷 금융 역시 관심거리다. 현재 텐센트홀딩스가 진행하는 인터넷 금융은 자산 운용사 화샤(Huaxia)와 함께 협력해 리차이퉁을 통해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알리바바와 위어바오의 경쟁 상대로 출시한 것이다. 텐센트는 또 화샤(華夏)·이완다(易萬達)·광파(廣發)·후이톈푸(匯添富) 등 4개 펀드와 손잡고 재테크 사업에도 진출했다. 4억 명이 넘는 모바일 가입자들을 바탕으로 무서운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텐센트홀딩스는 2014년 사업 계획으로 자신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할 분야에 대해 ▷모바일 인터넷 플랫폼 강화 ▷웨이신 페이먼트를 통한 금융거래 증가 ▷비디오 콘텐츠 분야 투자 등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텐센트홀딩스는 글로벌 시장의 콘텐츠 업체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인수·합병(M&A) 면에서도 적극적이라고 판단된다.
텐센트는 중국의 인터넷 보급 확대와 2013년 말 시작된 중국 스마트폰의 4G 롱텀에볼루션(LTE) 시대 최고 수혜자 중 하나로 판단된다. 미국 나스닥의 주가 부침에 따라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은 불가피하지만 긴 흐름에서 보면 매년 20~30% 이상의 이익 성장을 보이고 있는 텐센트는 장기 투자하기에 적합한 중국 내수 1등 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판단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