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_중국] 구조조정 골칫거리 된 토종 자동차 업체

호황기 설비 확장 붐 후유증…수입 브랜드는 고공 행진

<YONHAP PHOTO-0206> 현대차 중국 베이징 3공장 본관 전경 (베이징=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자동차 중국 베이징 3공장 본관 전경. 2013.11.17 <<지방기사 참고>> young@yna.co.kr/2013-11-17 08:17:12/ <저작권자 ⓒ 1980-201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국 자동차 산업 정책이 딜레마에 빠졌다.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적인 생산능력 확충이 가속화하면서 생산 시설 과잉 우려가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중국 지도자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시장화 개혁을 통해 시설 과잉 해소에 나설 때다. 그 피해가 토종 브랜드를 집중 생산하는 업체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주로 외국계 합작사가 추진 중인 생산 시설 투자를 모두 허용하자니 시설 과잉 심화로 토종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제동을 걸자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투자를 가로막는 꼴이 된다.

중국 자동차 산업 시설 과잉의 원인은 호황에서 비롯됐다. 중국이 2009년 1364만 대 판매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등극하면서 업계의 생산 시설 확충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2000년 200만 대에 머무르던 판매량이 급증하자 맹목적인 낙관론이 업계를 지배했다. 지방정부의 경쟁적인 혜택이 기업의 비이성적인 투자 행위를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외국계는 물론 토종 브랜드 공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2010년 초 중국에선 공급과잉 우려 보도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실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곳은 드물었다. 생산 시설을 완전히 가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자동차 생산(2211만 대)이 지난해 3년 만에 처음으로 판매(2198만 대)를 초과하기는 했다. 그러나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예측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생산(2374만 대)은 판매(2418만 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유휴 생산 시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2013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2620만 대로, 올해 판매 예측치를 200만 대 웃돈다. 2013년 전체 자동차 산업 가동률은 84%를 기록했다. 가동률은 70% 밑으로 내려가야 위험신호로 간주된다.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가동률의 양극화에 있다. 외국계 업체와 합작한 브랜드 생산 공장은 가동률이 평균 103%로 초과 생산 중이다.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서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 업체가 토종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장 가동률은 65%에 그쳐 이미 경고음이 울려 퍼진 상태다. 지난해 인허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조사 대상인 19개 토종 브랜드 가운데 15개의 가동률이 50% 이하이고 이치샤리는 2010년 100%에서 2012년 23%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 토종 브랜드 인수 유도할 듯
상황이 이런데도 외국계 합작사 위주의 투자로 올해 늘어날 생산 시설 규모만 연산 120만 대가 될 것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한다. 중국의 자동차 생산능력이 올해 2740만 대 수준으로 확충되는 것이다. 외국계 브랜드 공장의 생산이 늘어날수록 토종 브랜드 공장엔 재고가 쌓이는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구조조정을 지시했지만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지방정부의 반발로 진척이 더디다.

한편 외국계 합작 공장 운영 회사들을 중심으로 시장화 개혁을 통해 시설 과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통 체증 문제가 적은 3~4선급 소도시와 농촌의 소비력 향상으로 자동차 판매 전망이 밝아 시설과잉 우려는 과장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쉬허이 베이징자동차 회장은 2020년 중국 자동차 시장이 3000만~35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국 정부는 신규 투자에 대해 새 공장보다 기존 토종 브랜드 공장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적극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공장도 전기자동차처럼 환경오염 문제가 적은 친환경차의 생산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해야 허가를 내줄 공산이 크다. 중국 자동차 정책이 변화에 직면했다.


베이징 =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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