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구글·아마존·북한이 주목한 ‘무인기’

쓰임새 늘어난 ‘드론’ 5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연 8%씩 ‘쑥쑥’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KB투자증권 투자정보팀 김지원 애널리스트가 펴낸 ‘드론의 공급:방산을 넘어 상업용 드론 시장 개화’를 선정했다. 최근 파주·백령도·속초에서 북한 무인 항공기가 발견됨에 따라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제적으로 드론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his undated image released by Titan Aerospace shows the company's Solara 50 aircraft. Facebook is in talks to buy Titan Aerospace, a maker of solar-powered drones, to step up its efforts to provide Internet access to remote parts of the world, according to reports released Tuesday, March 4, 2014. (AP Photo/Titan Aerospace)

지난 4월 14일 구글이 태양광 무인기 제조업체인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했다.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는 날개에 태양광 패널을 부착한 잠자리 모양의 드론(Drone) ‘솔라라50’과 ‘솔라라60’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다.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의 드론은 가볍고 높게 나는 것(지상으로부터 약 20km 상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태양광을 통한 자체 에너지 충전으로 한 번 이륙하면 시속 35km의 속도로 5년간 비행할 수 있다.

드론은 조종사 없이 무선전파로 유도하거나 지상에서 원격으로 조작하는 무인 항공(UAV:Unmanned Aerial Vehicle) 시스템을 의미한다. 현재 드론은 카메라와 센서를 지니고 정찰용과 정보 수집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폭탄 등의 무기도 탑재하는 공격용 드론도 등장했다. 무게 25g의 초소형 드론부터 무게 1만2000kg에 40시간 이상의 체공 능력을 지닌 대형 드론까지 다양한 크기의 드론이 있다.

최근 한국을 떠들썩하게 한 무인기 추락 사건을 통해서도 보듯이 이미 드론은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으며 관련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군사용으로만 이용되던 드론이 물자 수송이나 교통관제, 보안 등의 분야로 쓰임새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영화와 예능의 촬영용으로 쓰이는 등 드론의 적용 분야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은 ‘프라임에어’라는 드론을 이용한 택배 배송 서비스를 2015년 초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드론을 이용한 인터넷 통신망 연결 프로젝트를 각각 진행 중이다. 정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알래스카 송유관 파손 점검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허리케인 중심부의 데이터 수집에, 중국은 스모그 등 환경 관련 감시용으로 활용한다. 한국에서도 이미 농약과 사료 살포용으로 드론이 사용되고 있다.


대한항공·KAI, 이미 탄탄한 기술력 갖춰
미국 방위산업 전문 컨설팅 업체인 틸그룹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은 2013년 약 50억 달러로 추정된다. 물론 아직까지는 90% 이상이 군사용 시장이다. 2010년 기준 51개 국가에서 158종의 무인 항공기를 개발해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은 주요국 중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향후 드론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8% 이상 성장, 114억 달러 규모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국가들과 중국·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국가들도 드론 개발에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은 고고도 무인기와 무인 전투기까지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이미 200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무인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가 공개한 ‘송골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스마트 UAV, 대한항공의 근접 감시용 무인기(KUS-9) 등이 주요 성과다. 또 한국은 무인기 시장에서 세계 7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틸트로터 방식(로터 방향이 바뀌는 비행체)을 세계에서 둘째로 개발하는 등 무인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드론 관련 업체는 한국항공우주(KAI)·대한항공·퍼스텍·휴니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아직은 방산 관련 매출이 대부분이지만 향후 상업용 드론 시장의 본격 개화와 함께 수혜가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04년부터 무인기 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특히 틸트로터 방식의 드론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틸트로터 드론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현재 핵심 기술인 로터 천이(로터를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꾸는 기술) 기술의 안정화를 진행 중이며 ‘2020년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이미 근접 감시 무인 항공기 KUS-9, 중형급 무인 항공기 KUS-DUAS 등을 개발했다. 2017년까지 드론 공격기의 대명사 ‘프레데터’와 같은 중고도급 대형 전략 무인 항공기(KUS-15)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는 항공기 제작 업체로, 2001년 한국 최초의 무인 정찰기 ‘송골매’를 제작했다. 이후 전투형 무인기와 연료전지 무인기, 스마트 무인기 시스템 등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다양한 기종에 적용할 수 있는 무인기 공동 탑재 소프트웨어와 표준 플랫폼도 개발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기존 송골매보다 활동 반경이 넓고 기체가 큰 차기 대형 무인정찰기를 연구 중이다. 이 무인정찰기는 미사일 등 무기를 탑재할 수 있어 무인 전투기의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개발을 완료한 ‘데블킬러’는 자폭형 고속 무인기로, 25kg의 무게에 날개를 접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돼 육상과 해상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퍼스텍은 1975년 설립된 방위 사업체로 후성그룹 계열사다. 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유도무기 41%, 지상무기 31%, 항공우주 22%, 기타 4%다. KUH(수리온)의 핵심 부품과 T-50 계기판 패널 등 주요 방산 제품의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다. 퍼스텍은 2014년 매출액 1088억 원, 영업이익 27억 원, 순이익 24억 원이 예상된다.


퍼스텍·휴니드 등 성장성 돋보여
특히 퍼스텍은 2011년 국내 무인기 제작 업체인 유콘시스템(지분율 100%)의 지분 투자를 통해 무인기 사업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유콘시스템은 1999년 자체 기술로 국산 무인기 개발에 성공한 회사다. 최근 유콘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무인기 ‘리모아이’를 방위사업청에 400억 원 규모로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개발이 완료된 리모아이는 미국형 무인기와 달리 산악과 도심 등 장애물이 많은 한국의 지형을 고려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내년부터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유콘시스템은 이미 2004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480만 달러 규모의 무인기 통제 시스템을 수출했다. 즉 유콘시스템은 무인기 제작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다. 유콘시스템은 지난해 매출 70억 원, 영업이익 3억5000만 원, 순이익 3억7000만 원을 올렸으며 2014년 기존 수주 물량의 납품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휴니드는 전술 통신 장비 및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방산 사업과 항공 전자 장비를 중심으로 한 민수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다. 국내 육군 통신 체계 분야에서 70% 정도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업체로, 확고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무인기의 운용에서 중요한 부문인 데이터 링크 관련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어 향후 무인기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휴니드는 2013년 매출 568억 원, 영업이익 2억 원, 순손실 9억 원을 달성했다. 업체 측에서 제시하는 2014년 실적은 611억 원, 영업이익 28억 원, 순이익 33억 원 수준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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