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실용형 상품의 입소문 마케팅’
Based on “Not All Fun and Games: Viral Marketing for Utilitarian Products” by Christian Schulze, Lisa Scholer & Bernd Skiera (2014, Journal of Marketing, Vol.78, pp. 1~19)연구 목적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을 내게 하는‘입소문 마케팅(Viral Marketing)’이 최근 기업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이용자가 10억 명을 돌파한 것 같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 마케팅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SNS를 활용한 대표적인 입소문 마케팅 사례로는 페이스북 기반의 소셜 게임인 팜빌(FarmVille)과 시티빌(CityVille)을 들 수 있다. 이 소셜 게임은 농장이나 시티를 가상으로 경영하며 이루는 성과를 SNS에서 지인이나 친구와 노하우를 서로 묻고 답하면서 공유하는 게임이다. 이러한 소셜 게임은 게임 기능과 함께 지인이나 친구의 소셜 기능을 결합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면 게임과 같은 쾌락형 상품만 입소문 마케팅이 고객에게 통하는 것일까. 아니면 입소문 마케팅이 실용형 상품에도 적합한 마케팅 수단일까. 상품 특성에 따른 입소문 마케팅의 차이점과 영향력을 연구한 논문이 최근 발간됐다. 크리스찬 슐체 독일 프랑크푸르트대 금융경영대 교수, 리사 슐러 컨설턴트, 번드 스키에라 독일 괴테 프랑크푸르트대 교수는 마케팅 저널(Journal of Marketing) 최근호에 ‘게임과 재미를 위한 상품이 전부가 아니다:실용형 상품의 입소문 마케팅’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상품 특성별 입소문 마케팅 전략과 효과를 설명했다.
연구 대상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분석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접근 방법은 마케팅 대상을 ‘쾌락형 상품’과 ‘실용형 상품’으로 나눠 설명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즐거움’, ‘스릴’, 혹은 ‘흥미진진함’을 추구하기 위해 구매하는 상품을 ‘쾌락형 상품’이라고 한다면 효용성·필요성·실용성을 추구하는 상품을 ‘실용형 상품’이라고 한다.
이 연구의 연구진은 소비자가 인식하는 정보 처리 방식을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인 정교화 가능성 모델 이론을 접목해 상품별 입소문 마케팅 성과를 분석했다. 정교화 가능성 모델에서는 메시지가 ‘중심 경로’와 ‘주변 경로’라는 두개의 경로를 통해 소비자의 태도가 형성된다고 본다. 즉, 정교화 수준이 높아 중심 경로로 정보를 받아들일수록 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광고 메시지가 주장하는 내용에 주의를 기울인다. 반면 정교화 수준이 낮고 주변 통로를 통한 설득은 구체적인 광고 메시지보다 광고 모델, 광고 음향,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 등 주변 단서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 논문의 연구진은 정교화 가능성 모델의 결과를 인용해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에 접속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에 대한 관여도가 낮고 재미있는 요소나 단순한 유추 등 주변 단서를 통해 설득된다고 봤다. 게다가 상품별 특성에 따라 또는 소비자의 정보 처리 능력에 따라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가 달리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
연구 방법
이 논문의 저자들은 751개의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게임·엔터테인먼트·비즈니스 등 22개의 카테고리로 구성)에 적용된 입소문 마케팅 정보 공유 방식을 확보해 실증 분석하는 방법을 택했다. 정보 공유 방식을 ‘요구하지 않은 메시지’, ‘혜택 등을 포함한 메시지’, ‘친구로부터 받은 직접적인 메시지’, ‘타인으로부터 받은 동보(同報) 메시지’로 나눠 상품 정보 공유 방식에 따른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분석했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동보 메시지는 특정 다수의 상대에게 보낸 동일한 메시지를 의미한다.
저자들은 ‘실용형 상품에는 쾌락형 상품과 같은 입소문 마케팅 정보 공유 방식이 적용되는가’, ‘그렇지 않다면 실용형 상품의 입소문 마케팅은 쾌락형 상품의 마케팅과 어떻게 다른가’ 등의 질문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실용형 상품의 효과적인 입소문 마케팅 방식을 결과로 도출했다.
연구 결과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의 소비자는 주로 주변 경로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실용형 상품에 대한 정보를 주변 경로를 통해 처리하는 소비자일수록 요구하지 않은 메시지를 받는 순간 상품에 대해 깊이 평가하기보다 ‘이 상품의 품질이 얼마나 좋지 않으면 이렇게 공격적으로 광고할까’라고 의문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실용형 상품에 대한 요구하지 않은 메시지를 담은 입소문 마케팅은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비슷한 맥락에서 소비자는 특정 혜택을 제공한다고 마케팅하는 상품이 일정 수준 이하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돼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소비자가 ‘지금 즉시 가입 시 1개월 무료’ 등과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접하면 소비자는 ‘제품 또는 서비스가 좋은 품질이었다면 이런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소비자는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추천을 받는 등 실용형 상품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비자는 ‘페이스북 친구가 자신에게 적절한 상품이라고 생각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용형 상품에 대해 지인으로부터 받은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까. 아니면 타인으로부터 받은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까. 이 질문에 대해 저자들은 두 가지 측면으로 답했다. 먼저 게임과 같은 쾌락형 상품은 지인으로부터 추천 받는 입소문 마케팅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본인에 대해 전혀 모르는 타인보다 자신의 선호도를 잘 알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친구 추천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실용형 상품은 효율적·기능적·유용적 측면에서 평가되는 만큼 비록 타인이라고 하더라도 그 상품을 실제 사용해 본 타인의 추천이라면 친구에게 받은 직접적인 메시지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사점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입소문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상품 특성에 맞는 기업의 접근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효과적인 입소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셜 미디어 매체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성향과 상품별 특징을 파악해 그에 맞는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 연구의 저자들은 소셜 미디어, 특히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소비자가 재미나 흥미를 주로 추구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는 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보다 주변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쾌락형 상품과 실용형 상품별 정보 공유 체계를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소셜 미디어에서 게임·음악과 같은 쾌락형 상품에 대한 마케팅은 타인보다 지인으로부터 직접적인 추천과 혜택을 제공하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반면 실용형 상품에 특정 혜택을 제공한다고 강조하는 마케팅을 적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 대신 실용형 상품에는 지인의 직접적인 추천이나 타인의 추천 모두 동일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끼친다. 이에 따라 실용형 상품은 비용이 발생하는 프로모션보다 기존 사용자나 지인으로부터의 입소문 마케팅이 보다 영향력이 큰 만큼 매니저들은 이러한 마케팅 수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업은 단순히 성공한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기보다 상품군별 소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재미와 공유를 주목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만큼 타 매체에 비해 소비자의 상품 정보 습득 체계가 다를 수 있다는 이 논문의 결과에도 예의 주시해야 한다. 기업은 다양한 소셜 채널이 생길수록 이를 활용하며 채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맞춤별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아름 삼정KPM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ako@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