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13억 인구가 ‘약’을 먹기 시작했다

1등 제약사 중국생물제약…1년 새 매출 44%·순이익 92.5% 늘어

<YONHAP PHOTO-0801> Nurses attend to newborn babies at a hospital in Hefei, Anhui province October 31, 2011. The world's population will reach seven billion on October 31, according to projections by the United Nations, which says this global milestone presents both an opportunity and a challenge for the planet. While more people are living longer and healthier lives, says the U.N., gaps between rich and poor are widening and more people than ever are vulnerable to food insecurity and water shortages. REUTERS/Stringer (CHINA - Tags: HEALTH SOCIETY)/2011-10-31 15:04:00/ <????沅??? ?? 1980-2011 ???고?⑸?댁?? 臾대? ??? ?щ같? 湲?吏?.>

생활 방식이 서구화되기 시작하면서 중국도 이제 ‘선진국병’을 앓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고혈압 환자 1억6000만 명, 당뇨병 환자 9200만 명, 고지방 환자가 1억6000만 명이다. 엄청난 숫자이긴 하지만 중국의 인구 13억5000만 명을 감안하면 그 비율은 각각 11%, 6.8%, 11%에 그친다. 가까운 한국의 유병률 29%, 10%, 14%에 비하면 중국의 유병률은 아직 크게 못 미친다. 의료 기관 수를 비교해 봐도 중국의 의료 기관은 26만5000개 정도다. 인구가 훨씬 적은 한국은 8만 개를 넘어서고 있다. 즉 한국의 의료 기관은 1만 명당 16개인데 비해 중국은 1만 명당 2개 남짓으로 무려 8배의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중국 시진핑 정부는 의료 산업을 이번 정부의 주력 산업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투자가로서는 중국의 헬스 케어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위생부는 2013년 초 신형 농촌 합작 의료 자금 총액을 2700억 위안(49조 원)까지 늘린다고 발표했다. 또 폐암·위암 등 주요 20개 질병에 농촌의료보장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의약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2015년까지 매출액 500억 위안(약 9조 원)이 넘는 초우량 의약 기업 5개, 100억 위안(약 1조8000억 원)이 넘는 우량 의약 기업이 100개가 나오도록 육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의료 산업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가 중국생물제약이다.


탄탄한 판매 네트워크 갖춰
총 23개의 제약 관련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생물제약은 종합 제약 회사다. 중국생물제약은 현대화된 한방 약품 제조기술과 생산기술을 응용해 약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으며 연구·개발(R&D)을 통해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중국생물제약은 중국의 제약 및 투자 분야에서 20년이 넘는 풍부한 경험을 쌓은 중국선전삼구약업회사 부회장이었던 쉐빙이 2000년 2월 2일 설립했다. 2000년 9월 29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쉐빙은 현재 중국 의약생물기술협회 이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의약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중국생물제약의 특징은 중국 전국적으로 약품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국가약품감독국(GMP) 인증을 받은 회사다. 중국생물제약은 주로 심장·뇌혈관 및 간질병 치료 관련 약품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암·진통·당뇨병·호흡기계통 질병의 약품도 생산했다. 형태별로는 주사제·캡슐약·알약·물약·가루약 등의 여러 가지 제품을 생산, 개발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중국생물제약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조2092억 원을 기록했다. 3년 평균 매출 증가율이 37%가 넘는다. 순이익은 12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카이스(凱時) 주사액, 톈칭간메이(天晴甘美) 주사액이 대표적인 의약품이다.

한국의 대표적 제약 회사인 유한양행이나 녹십자와 비교해 보면, 2012년을 기준으로 중국생물제약은 녹십자의 약 1.5배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도 2배가 넘는다. 또 2013년에도 20%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2014년에도 25% 정도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생물제약 회사의 매출 비중에서 46%를 차지하는 제품군은 간질환 치료제다. 중국생물제약 자회사 ‘장쑤정다톈칭(江蘇正大天晴)’에서 간염 바이러스 예방 치료약과 항간염 바이러스 약품을 연구,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그중 감초(해독 작용, 감염, 두드러기 등에 효과)를 원료로 만든 약은 중국 내 간염 바이러스 예방 치료약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 제품으로는 간염 바이러스 제제인 밍젠 캡슐이 꼽힌다. 또 다른 대표적 제품으로는 룬중(B형 간염을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을 들 수 있다.


병원 인수해 의료 서비스도 진출
심장·뇌혈관 질환 약품은 중국생물제약의 매출 비중에서 16.5%를 차지한다. 현재 중국의 심장·뇌혈관 관련 시장 규모는 22억 위안 규모로 커졌다. 심장·뇌혈관 질환 약품은 자회사인 베이징친더(北京秦德)와 난징정다톈칭(南京正大天晴)이 연구·생산·판매를 맡아 한다.

베이징친더의 대표적인 상품은 카이스 주사액이다. 이 제품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현재 시장점유율 69%로 강력한 시장 1위 상품이다.

또 난징정다톈칭은 2006년 출시한 톈칭닝(天晴寧) 주사액이 주요 제품이며 혈액 확충제로 사용되고 있다. 환자들의 빈혈 이후 혈액을 보충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이 제품의 판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중국생물제약은 심장·뇌혈관 질환과 간병·진통제 및 호흡기 계통에 새로운 신약 제품 개발에도 힘을 쓰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을 보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매출 비중에서 5.6%였지만 2012년에는 매출 비중에서 6.9%까지 투자를 확대했다. 회사의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는 2012년에 신약 증서 3건, 임상시험 15건, 생산 8건 등의 결과로 나타났다.

중국생물제약 R&D는 200명이 넘는 연구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난징 등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2014년에는 다사티닙(백혈병 치료제), 이메티닙(항암제)에 대한 상품 발매를 앞두고 있다.

한편 중국생물제약은 최근 1월 안과 의료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중국생물제약은 홍콩태평양의 지분 55%를 8250만 위안(약 144억1000만 원)에 인수했다. 홍콩태평양의 보아이(博愛)병원은 베이징·난창·정저우 등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현재 안과병원 5개, 안경센터 5개 등을 경영하고 있다.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홍콩태평양의 매출액은 4550만 위안(약 79억4000만 원)이다. 이에 따라 시노생물제약은 의료 서비스 영역까지 업무를 확장하게 됐다.

중국생물제약을 비롯한 중국의 헬스 케어 대표주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의료 시장이 팽창하기 시작했고 정부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고 하면 제품 경쟁력과 수익성을 고루 갖춘 중국생물제약은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종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