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망막병증 ? 정기적인 망막검진이 무엇보다 중요


현대 의학의 발전과 맞물려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어선지 오래다. 누구나 장수를 기대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문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노화된 신체로 오래 살다 보면 자연히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되고 삶의 질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며, 특히 당뇨는 국내환자가 500만 명에 육박해 인구 10명당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되었다.

당뇨를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당뇨망막병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은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을 거쳐 발생되므로 초기에는 당뇨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우나 이런 합병증이 삶의 질을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는 가를 생각한다면 당뇨를 절대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30~40대 젊은 당뇨 환자가 전체 당뇨 환자 중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당뇨라는 질환과 함께 해야 하는 인생이 길어지고 자연히 합병증과 싸워야 할 가능성도 높다.

눈의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빛을 감지하는 시세포가 분포해 있는 기관이다. 빛을 감지하는 것은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대사과정으로, 따라서 적절한 산소 및 영양의 공급을 위해 망막에는 모세혈관이 매우 잘 발달되어 많은 혈액이 관류되고 있다.

이 모세혈관이 당뇨로 인해 망가져 막히거나 혈관벽이 손상되어 혈액성분이 누출되면 근처의 시세포가 손상되어 시력장애를 불러오는 당뇨망막병증이 생기게 된다. 일반적으로 당뇨망막병증은 65세 이상 성인의 가장 흔한 실명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를 30년 앓은 환자의 90%, 15년 전후로 앓은 환자의 60-70% 에서 발병한다.

또한 당뇨조절이 잘 안되었던 경우일수록 일찍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어려가지 치료에도 불구하고 한 번 잃은 시력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30~40대 당뇨 환자가 당뇨망막병증에 의해 실명을 하게 되면 남은 인생 40~50년을 암흑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가 시력상실을 불러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패턴이 있다.
첫째는 망막신생혈관으로 인한 시력상실이다. 망막의 모세혈관이 막히면 망막에는 부족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혈관이 생성되도록 하는 자극인자가 분비되어 신생혈관이라는 미성숙한 혈관이 자라게 된다.

이 신생혈관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터져 출혈이 생기고 망막표면에 섬유성 막을 형성하여 망막박리를 촉발한다. 문제는 신생혈관이 자라는 진행된 당뇨망막병증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자각 증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 신생혈관으로부터 유리체출혈이 생겨도 만약 소량이라면 눈 앞에 파리 같은 물체가 어른거리는 것과 같은 정도일 수 있어 일반적인 비문증으로 치부되기 쉬우나 실상 이미 병은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가 흔하다. 정기적인 망막검사를 통해 적절한 시기에 레이저치료를 받는 것이 이런 신생혈관성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다른 한가지 과정은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망막의 황반부 모세혈관이 망가져 기름성분이 많은 혈액성분이 누출되어 부종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는 당뇨황반부종의 경우다.

이 경우 전통적으로는 레이저치료를 시행해 왔으나 일부 협소한 부위의 황반부종에만 효과를 보이는 한계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모세혈관으로부터의 누출을 감소시키는 항체주사와 레이저치료를 병행하면 광범위한 황반부종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당뇨 환자라면 식이요법, 운동 등을 통한 혈당 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망막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이 없는 당뇨 환자의 경우 6개월에 한 번,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보다 자주 검진받는 것이 좋다.

센트럴서울안과의 황종욱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일반적인 건강검진에서의 안저(안구의 안쪽)사진만으로는 진단에 한계가 있으며 정기적인 안과검사를 통해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시기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황 원장은 “만약 당뇨망막병증이 발견되었다면 초기에는 철저한 혈당관리를 통해 병의 진행은 늦출 수 있으나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라면 전신적인 관리와는 별도로 망막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철저한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필수적이며 적절한 개인별 맞춤치료를 통해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도 남은 인생을 시력으로 인한 특별한 불편 없이 보낼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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