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스몰 럭셔리’ 붐 잇는 초콜릿 편집숍

해외 유명 브랜드 한자리에…특급호텔서 잇따라 론칭

특별한 날 주고받는 작은 선물인 ‘초콜릿’의 시장 경쟁이 뜨겁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이 그렇다. 고급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미국산 일색이었던 초콜릿 시장에 유럽 명품 초콜릿 수입이 늘어나면서 시장에서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명품 소품을 사며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 ‘스몰 럭셔리’ 바람이 초코릿 시장에도 불어온 것이다.



AC닐슨에 따르면 2013년 한국 초콜릿 시장은 약 5700억 원 규모다. 2010년 3830억 원에서 50% 가까이 불었다. 수입량도 그만큼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1~10월) 초콜릿 완제품 수입액은 1억4210만3000달러(약 1505억 원)로 전년 동일 기간 대비 12.7% 많다. 외국 구매 대행 사이트를 통해 프리미엄 초콜릿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프리미엄 초콜릿 전문 매장’의 오픈이다. 사실 오롯이 초콜릿 하나만으로 매장을 여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인기에 힘입어 브랜드숍이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해외 명품 초콜릿 브랜드를 한데 모은 ‘초콜릿 편집숍’까지 등장했다.

초콜릿 편집숍은 럭셔리의 대명사인 특급호텔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해 12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기존에 있던 델리숍인 ‘베키아 에 누보’를 초콜릿 편집숍으로 바꾸고 ▷프랄뤼(프랑스) ▷베노아 니앙(벨기에) ▷추아오 쇼콜라티에(미국) ▷아메데이(이탈리아) 등의 세계 톱으로 꼽히는 초콜릿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네 개 브랜드 모두 현지에서 초콜릿 장인이 직접 만들어 이곳에 직배송한다. 주문 후 배송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약 1주일, 가격은 1만 원대에서 3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고디바 등 매장 확대…한국 브랜드도 꿈틀
서귀생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구매팀 주임은 “개성 있는 맛으로 그 명성을 인정받고 카카오 원두 완제품까지 직접 관리 생산하는 업체를 위주로 선정했다”며 “최근 프리미엄 초콜릿 트렌드가 맛은 물론 강렬한 색깔과 화려한 디자인을 더한 스타일이 대세여서인지 프랑스 제품의 반응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한 날을 기념해 선물용 제품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늘고 있으며 연령대나 성별은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탈리아 패션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는 초콜릿 브랜드 ‘아르마니 돌치’를 론칭했다. 한국에는 2012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1호점을 내며 처음 소개됐다. 또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매장과 서울 주요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이 밖에 고디바·로이즈 등 한국에 입지를 굳힌 브랜드가 점차 늘고 있다. 몇 년 새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벨기에 브랜드 ‘고디바’가 대표적이다. 1926년부터 명맥을 이어 오고 있는 전통 초콜릿으로 한국에는 2012년 매장 두 곳을 연 후 2013년 여섯 곳을 추가로 열었다. 올해 전국 10곳 이상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훗카이도의 명물’로 알려진 일본의 ‘로이즈 초콜릿’도 몸집이 불어났다. 2012년 1월 부산 해운대에 1호점을 낸 이후 지난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2, 3호점을 열었다.

한국 기업의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 도전도 눈길을 끈다. 제과 기업인 크라운해태는 윤영달 회장의 지휘 아래 올해 ‘문화재 초콜릿’을 만들어 면세점의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에 도전할 방침을 세웠다. 롯데제과는 2008년 사들인 길리안(벨기에) 제품 보강과 함께 가나초콜릿 프리미엄 신제품 라인을 개발하는 등 프리미엄 초콜릿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한국 전체 초콜릿 시장 규모는 일본의 10%인 약 5억 달러(약 5365억 원)로 10년 뒤 한국 초콜릿 시장 규모가 일본의 20%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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