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맥] 바짝 웅크린 코스피, 더 멀리·더 높게 뛴다

4분기 이익 전망치 하락이 부진 요인…회복에 ‘베팅’할 때

1월 주식시장이 어느덧 절반 가까이 지나고 있다. 연초 이후 한국의 주식시장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1950선을 중심으로 좁은 박스권 내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효과로 연초 주식시장의 강세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2013년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다.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실적 우려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1월 하순부터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집중돼 있다.

현재 2013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대비 10.1%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이 8조3000억 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9조8000억 원)를 크게 밑돌며 4분기 한국의 기업 이익 전반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세부 업종별로는 디스플레이(5.3%)·반도체(4.4%)·생활용품(2.8%)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하향 조정됐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건설 업종(-35.4%)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로 하드웨어 업종도 18.9% 하향 조정됐다. 이와 함께 운송(-13.2%)·에너지(-13.1%)·조선(-10.0%)·화학(-9.1%) 업종 등 순으로 하향 조정이 진행되며 실적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로 4분기 한국 기업 이익 전반에 우려가 커진 가운데 어닝 시즌에 접어들면서 하향 조정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물론 4분기 실적 부진은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 연구·개발(R&D) 투자 등 일회성 비용 증가 영향이 크기 때문에 펀더멘털 훼손 우려는 크지 않다. 하지만 4분기 어닝 시즌이 진행되며 전망치 하향 조정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대형주의 투자 심리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계은행, 글로벌 성장률 전망 상향
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2013년 12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의 위원들이 양적 완화 효과가 크지 않아 하반기에 종료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또다시 1월 FOMC 회의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2월 미국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Fed가 향후 6차례 FOMC 회의에서 매달 100억 달러씩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인 뒤 10월에 양적 완화를 종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대형주들의 4분기 실적과 1월 FOMC 회의에서 추가적인 테이퍼링이 진행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소극적 대응이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경제지표 개선을 감안할 때 한국 주식시장도 상승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은 2014년 세계경제가 3.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지난해 6월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선진국의 지속적인 성장과 중국의 계속된 경제 확장에 힘입어 신흥국의 성장세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주식시장도 연초 이후 충분한 조정을 나타낸 만큼 이제는 점차 주식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문희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