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 타결 이후 농업 생산은 21% 증가했고 노동생산성도 연평균 4.8% 증가해
비농업 부문 증가율 3.4%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수백 가지 재정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이 추진될 때마다 농가가 이에 저항하자 많은 사람들이 한국보다 작은 네덜란드는 세계적 농산물 수출국이 됐는데 한국 농업은 왜 이렇게 무능력하고 부도덕하느냐고 구박했다. 과연 한국 농업은 구박받을 만큼 정말 초라하고 형편없을까.
UR 타결 이후 농업 생산은 21% 증가했고 노동생산성도 연평균 4.8% 증가해 비농업 부문 증가율 3.4%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국민 1인당 농지 면적이 네덜란드의 4분의 1밖에 안 돼 세계에서 가장 작지만 쌀을 자급하고 채소·과일·축산물의 상당 부분을 자급할 만큼 토지 생산성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또 농업 생산의 대농 집중도가 1995년 이후 무려 4~7배나 높아질 만큼 구조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는 사실도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
부가가치 1단위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 투입량이 13% 감소했고 농기계 등 고정자본과 고용 노동 투입량은 40%나 줄어들 만큼 생산의 효율성이 향상됐다. 수입 농산물과 한국산 농산물의 시장가격 차이가 몇 배나 될 만큼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 그렇다면 농가는 왜 시장 개방에 저항할까. 그것은 농업의 교역조건이 너무나 급격히 악화돼 생산과 생산성이 증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농가 소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후 농산물 가격은 27% 상승했지만 중간 투입재 가격은 126%, 농기계 가격은 95%, 소비자물가는 72%나 뛰었다. 그 결과 농업은 일부의 오해와 달리 물가를 낮추고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했지만 실질 농업 총소득이 39%, 무려 9조6000억 원이나 감소, 도농 간의 소득 격차가 급격히 확대됐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농업 문제를 구조조정 문제로 인식해 규모화로 농가 소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농정이 보호주의에 안주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사실은 지난 20년간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농정의 목표로 설정하고 거기에 예산을 집중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50세 이상으로 전직이 사실상 불가능해 농업에 천착할 수밖에 없는 160만 농업 취업자가 급격한 가격 조건의 악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획기적 규모 확대와 농정 목표가 무슨 현실성이 있을까.
이제 그 위력이 훨씬 더 큰 시장 개방이 닥쳐오고 있다. 쌀을 2015년부터 관세화로 전면 개방해야 하고 올 9월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관세율을 통보하고 검증 받아야 한다. 이제까지 47개국과 FTA를 체결했다고 하지만 생산되는 농산물의 종류나 품종의 차이 등으로 그 위력은 그래도 제한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과 거의 같은 농산물을 생산해 곧바로 실어올 수 있는 중국과 FTA가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야말로 완전한 시장 개방을 목표로 이제까지의 시장 개방과 비교할 수 없는 위력을 나타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가 올해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올해는 교역 정책에 중점을 두고 진정한 농정 개혁을 이뤄야 한다.
이정환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1946년 경기도 광명 출생. 1972년 서울대 농과대 졸업. 1980년 일본 홋카이도대 농업경제학 박사. 2002년 한국농촌 경제연구원장. 2005년 GS&J인스티튜트 이사장(현).
비농업 부문 증가율 3.4%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수백 가지 재정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FTA)이 추진될 때마다 농가가 이에 저항하자 많은 사람들이 한국보다 작은 네덜란드는 세계적 농산물 수출국이 됐는데 한국 농업은 왜 이렇게 무능력하고 부도덕하느냐고 구박했다. 과연 한국 농업은 구박받을 만큼 정말 초라하고 형편없을까.
UR 타결 이후 농업 생산은 21% 증가했고 노동생산성도 연평균 4.8% 증가해 비농업 부문 증가율 3.4%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고 있다. 국민 1인당 농지 면적이 네덜란드의 4분의 1밖에 안 돼 세계에서 가장 작지만 쌀을 자급하고 채소·과일·축산물의 상당 부분을 자급할 만큼 토지 생산성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또 농업 생산의 대농 집중도가 1995년 이후 무려 4~7배나 높아질 만큼 구조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는 사실도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
부가가치 1단위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 투입량이 13% 감소했고 농기계 등 고정자본과 고용 노동 투입량은 40%나 줄어들 만큼 생산의 효율성이 향상됐다. 수입 농산물과 한국산 농산물의 시장가격 차이가 몇 배나 될 만큼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 그렇다면 농가는 왜 시장 개방에 저항할까. 그것은 농업의 교역조건이 너무나 급격히 악화돼 생산과 생산성이 증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농가 소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후 농산물 가격은 27% 상승했지만 중간 투입재 가격은 126%, 농기계 가격은 95%, 소비자물가는 72%나 뛰었다. 그 결과 농업은 일부의 오해와 달리 물가를 낮추고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했지만 실질 농업 총소득이 39%, 무려 9조6000억 원이나 감소, 도농 간의 소득 격차가 급격히 확대됐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농업 문제를 구조조정 문제로 인식해 규모화로 농가 소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농정이 보호주의에 안주하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사실은 지난 20년간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농정의 목표로 설정하고 거기에 예산을 집중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50세 이상으로 전직이 사실상 불가능해 농업에 천착할 수밖에 없는 160만 농업 취업자가 급격한 가격 조건의 악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획기적 규모 확대와 농정 목표가 무슨 현실성이 있을까.
이제 그 위력이 훨씬 더 큰 시장 개방이 닥쳐오고 있다. 쌀을 2015년부터 관세화로 전면 개방해야 하고 올 9월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관세율을 통보하고 검증 받아야 한다. 이제까지 47개국과 FTA를 체결했다고 하지만 생산되는 농산물의 종류나 품종의 차이 등으로 그 위력은 그래도 제한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과 거의 같은 농산물을 생산해 곧바로 실어올 수 있는 중국과 FTA가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야말로 완전한 시장 개방을 목표로 이제까지의 시장 개방과 비교할 수 없는 위력을 나타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가 올해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올해는 교역 정책에 중점을 두고 진정한 농정 개혁을 이뤄야 한다.
이정환 GS&J인스티튜트 이사장
1946년 경기도 광명 출생. 1972년 서울대 농과대 졸업. 1980년 일본 홋카이도대 농업경제학 박사. 2002년 한국농촌 경제연구원장. 2005년 GS&J인스티튜트 이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