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곡물 가격 안정 추세,가장 큰 수혜주는

음식료업 영업이익 크게 늘어…CJ제일제당 ‘강추’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동부증권 차재헌 애널리스트가 펴낸 ‘음식료-가장 쉬운 결론, 곡물 가격 하락에 주목’을 선정했다. 최근 내수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원료 가격의 하락이 영업이익에 반영되는 음식료주가 부각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찌개양념 '백설 다담' 출시를 기념해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민을 상대로 시식회를 갖고 샘플제품도 무료로 나눠줬다. 시민들이 된장찌개를 맛보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음식료 업종의 업황은 현재 회복 초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대형 마트 매출이 의무 휴업의 악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특히 낮은 가격에 매입한 원료(곡물)의 투입이 2013년 3분기부터 시작됐다. 또한 한국 소비자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과거 MB 정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제품 가격에 대한 인하 압박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2014년은 음식료업의 전반적 회복과 함께 개별 기업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음식료 업종의 마진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음식료 업종의 마진 확대와 축소를 음식료 업종의 업황 사이클로 본다면 1998년 이후 ‘회복기’는 크게 세 구간이다. 1998년 말부터 1999년 말이 1기, 2004년 말부터 2007년 초가 2기, 2008년부터 2009년까지가 3기다. 각각의 기간 중 음식료 대표 기업의 주가수익률(PER)은 시장 대비 1기에 18%, 2기에 42%, 3기에 10% 수준의 프리미엄을 받았다. 물론 마진이 확대됐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마진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진 확대가 기업의 이익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면 주가는 실제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미리 반영하며 먼저 상승할 여지가 크다.

2014년 음식료 업종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뭐니 뭐니 해도 곡물 가격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가 시작됐고 신흥국 곡물 수요의 이상 과잉 증가 현상이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맞춰 신흥국에서의 유동성 유출 가능성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곡물 상품에 몰렸던 유동성이 상당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승 국면 진입과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곡물에 대한 투기 강도는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최근 4~5년간의 곡물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 휴경지에 대한 곡물 경작이 크게 증가하면서 곡물 공급량이 증가하고 있다. 극심한 기상이변만 없다면 곡물 가격은 2014년에도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옥수수 가격은 현재 부셸당 4달러 30센트 수준으로, 최근 수년간의 평균 대비 크게 낮다.

소비가 늘어나 출하량이 회복되고 곡물 가격과 환율이 안정된다면 곡물 수입 규모가 큰 음식료 업종의 업황은 자연스럽게 개선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CJ제일제당을 기준으로 연간 4대 곡물 매입액은 1조5000억 원이다. 이 중 곡물 매입 금액이 10% 줄어들고 다른 요인의 변화가 전혀 없다면 영업이익은 27%나 증가할 수 있다.


출하량도 전년 대비 2% 늘어날 듯
동부증권이 커버하는 9개 종목 기준 2011년, 2012년, 2013년 연간 영업이익은 각각 2조3714억 원, 2조5651억 원(전년 대비 8.2%), 2조2322억 원(컨센서스 기준 전년 대비 13.0% 감소)이다. 이들 기업의 2014년 컨센서스 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5% 늘어난 2조6758억 원이고 동부증권 추정치는 전년 대비 18.4% 증가한 2조6420억 원이다. 또 2014년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합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조7042억 원, 동부증권 추정치는 전년 대비 19.7% 늘어난 1조7308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2014년의 소비 회복은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금리가 상승하고 부동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료 업종은 좀 다르다. 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물론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라 소비 심리 자체가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마트의 성장률이 2~3%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음식료 기업들의 출하량도 전년 대비 2%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4년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음식료 업종 커버리지 기업의 평균 PER는 16.2배,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9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5%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동부증권 추정치 기준으로는 PER 15.9배, PBR 1.9배 수준이다. 외국의 대표 음식료 기업 네슬레의 2014년 PER 17.8배, PBR 3.0배, 코카콜라 PER 18.2배, PBR 5.3배,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PER 13.7배, PBR 8.0배 수준이다.

음식료 기업 9개사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 바이오 부문의 주력 제품인 라이신 판매 가격은 2013년 3분기에 톤당 1430달러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바이오 부문의 영업이익은 손익분기점(BEP)을 유지한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오를 제외한 식품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개선의 강도가 약했다. 이 역시 한국에서의 부실 사업 정리로 약 276억 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13년 4분기 바이오 부문을 제외한 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8% 증가한 722억 원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단 4분기에 라이신 가격이 하락해 전체 영업이익이 806억 원으로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되겠지만 바이오 영업이익은 3분기 215억 원 적자에서 4분기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소비 회복’도 음식료주 상승의 이유
한편 CJ제일제당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라이신 단가는 톤당 1400달러 수준이다. 반면 라이신 가격의 하락을 부추긴 중국 업체들의 손익분기점 가격은 1700달러 수준이다. 결국 중국 라이신 업체들이 감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의 주가는 바닥을 벗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오리온은 2013년 4분기 중국 제과 부문에서 15% 수준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상여금 감소와 판촉비 축소로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을 빼면 전년 대비 35% 이상 늘어난 600억~650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오리온의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2014년 신제품 출시 효과, 선양 공장 가동, 가격 인상 등에 따라 높은 성장이 가능해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대상은 곡물 가격 하락의 대표적 수혜주다. 대상은 2014년에도 원가 하락과 식품 부문의 실적 회복을 바탕으로 안정적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 부문은 내수 침체 등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 회복이 다소 느리다. 그러나 개선 추세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소재 식품은 원가 안정과 환율 하락으로 이익률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현지 환율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상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대상F&F는 영업 경쟁력이 꾸준히 유지되면서 예상치를 웃도는 연간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KT&G는 실적 악화도 없겠지만 큰 폭의 담배 시장 점유율 변화 역시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회사 인삼공사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지만 최근 저가 홍삼 경쟁으로 추정치보다 수익성이 약화될 수도 있다.

농심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농심의 영업이익률은 2%까지 떨어졌다. 이는 제품 경쟁력 문제보다 정부의 가격 인상 규제에 따른 것이다. 물론 원가 하락으로 어느 정도 실적을 회복하겠지만 라면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단기적 투자 매력은 크지 않다. 빙그레는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한 우량 주식이라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탄탄한 영업이익만 보면 하방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주목할 점은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5% 정도 되는데, 수출이 얼마나 늘어나?윰커?따라 이 회사의 주가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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