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한민국] 인터넷의 진화… 스마트폰에서 사물 속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매년 40% 성장, 소프트웨어 중요성 더 커져

지난 3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주춤할 전망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보급률이 빠르게 높아졌고 소비자들의 교체 주기를 앞당길 만한 혁신도 부족해져 2014년부터 추가 성장이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스마트폰 성장률은 지난 3년 평균 142.3%에서 2014년과 2015년은 각각 15.7%, 13.0%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YONHAP PHOTO-0600> 기아차, CES2014 참가 (서울=연합뉴스) 기아자동차(주)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4 CES에 참가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인포테인먼트 및 안전 분야 차세대 신기술 등을 선보였다. 사진은 미래 스마트카 기술을 살펴보는 관람객들. 2014.1.7 << 기아자동차 제공 >> photo@yna.co.kr/2014-01-07 11:10:53/ <저작권자 ⓒ 1980-201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분석 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300달러 이상 고가 스마트폰 세계시장이 올해부터 3억2000만~3억3000만 대 수준에서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1년 2억3790만 대, 2012년 2억9220만 대, 작년 3억2490만 대 등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던 시장이 주춤할 것이란 얘기다. 2011년 말 평균 347달러에 달하던 스마트폰의 세계시장 평균 판매 가격은 1분기 처음으로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스마트폰 시장 성숙기를 고민하는 이 시점에 향후 한국 정보기술(IT)의 미래는 무엇으로 이끌어 가야 할까. 스마트폰 성장 동력을 이어갈 혁신적인 제품 기술을 선정해 시장 규모와 한국 기술 수준을 확인하고 나아갈 길을 준비해야 하는 가운데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혁신 중 하나는 웨어러블 컴퓨터와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g Things)이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4’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잘 읽을 수 있다. 1월 7~10일 열린 CES 2014에선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한 웨어러블과 사물 인터넷 기기가 나왔다. 신체 활동량을 측정하는 손목밴드, 착용자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량·종목·방법 등을 추천해 주는 디지털 피트니스 제품과 카메라 등이 선보였다. 특히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조 연설자로 나서 IoT가 가져올 변화를 소개하며 만물 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시대의 태동을 선언했다.


아이워치 출시로 웨어러블 시장 커질 듯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스마트글래스 등을 포함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는 2014년 약 4300만 대, 50억 달러로 전망된다. 2018년까지 연평균 40% 성장이 예상된다. 올해 아이워치 출시는 시장 개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IoT는 우리 이상 속의 모든 기기가 인터넷과 연결돼 정보를 교신 저장하는 기술을 뜻한다. M2M(Machine to Machine) 사물 지능 통신 기술로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들이 사람의 개입 없이 능동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스마트 그리드(전력), U-헬스(의료), 텔레매틱스(자동차), 스마트 물류(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


IoT로 가전·차량도 스마트해진다
최근에는 IT 기기뿐만 아니라 가전·자동차·집·건물·도시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연결 기기가 늘어날수록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IoE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는 IoT 기기가 2020년 260억 대로 늘고 경제적 부가가치가 1조9000억 달러(약 20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한국 시장이 2011년 4147억 원에서 2015년 1조3474억 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2020년 한국에서만 6조 원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IoT는 이미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도시에 IoT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CES 2014 기조연설에 찬조 출연한 토니 비베스 바르셀로나 부시장은 스마트 거리 조명(9억 달러), 스마트 쓰레기 관리(10억 달러), 스마트 파킹(5000만 달러), 스마트 워터(연간 5800만 달러) 등 다양한 IoE 기술을 도시에 적용해 에너지 절감과 비용 절감의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한 부수적으로 4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도시 전체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현재 IoT를 잘 활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전자 제품 시장의 ‘스마트홈 시스템’이다. 집 밖에서 방 안의 전등을 켜고 끄는 정도의 단순한 원격조작 장치로 출발한 스마트 홈 기술은 인공지능 센서를 통해 사람의 존재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를 거쳐 이제 사람에 따라 알맞은 조명, 온도, 선호하는 텔레비전 채널까지 추천해 주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한국 기업들도 CES 2014에서 ‘스마트 홈’을 통해 IoT를 선보였다. LG전자가 선보인 ‘홈챗(HomeChat)’ 서비스는 스마트폰 채팅으로 스마트 가전 제품과 친구처럼 일상 언어로 대화할 수 있다. 냉장고를 불러 어떤 음식이 보관돼 있는지 물으면 우유·달걀·치즈 등이 얼마나 있는지 알려준다.

삼성전자도 스마트 홈 가전을 공개했다.‘영화(movie)’라고만 얘기하면 조명이 어둡게 조정된다. ‘굿나잇(good night)’이라고 말하면 TV가 꺼진다. 집 안의 모든 가전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태블릿 PC, 갤럭시 기어 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의 활용도 기대감이 큰 부분이다. 자동차를 하나의 완벽한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동차 운전은 차에 맡기고 자동차 안에서 TV를 보고 음악을 들을 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업무를 볼 수도 있다. 이동 수단에서 연속적인 생활공간으로 만든다는 것이 최근 기술 동향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IoT 핵심 기술들이 자동차를 매개로 선보이고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본격적인 IoT 시대가 되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장면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허공에 자판을 두드리고 사람의 두뇌에 생각을 집어넣거나 빼낼 수도 있다. 사무실에서 집 안에 있는 반려견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인에게 즉각적으로 정보가 제공돼 발 빠르게 대처할 수도 있다.

IoT는 아직 태동기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누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느냐, 시장을 선도하느냐에 따라 IT 산업의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특히 IoT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신성장 동력 육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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