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랭킹] 외국계 IB, M&A 자문 시장 싹쓸이

10위권 내 토종 기업은 3곳… 올해도 알짜·대형 매물 봇물

2013년은 자본시장에서 굵직한 사건 사고들이 많은 한 해였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를 연상시킬 정도로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며 자본시장은 커다란 격변을 겪었다. 구조조정 기업발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져 나왔고 얼어붙은 시장 심리로 인해 비우량 기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얼어붙은 증시로 인해 먹을거리 실종에 시달린 증권사들도 구조조정을 하거나 이마저도 힘에 부쳐 대거 매물로 나왔다.


epa03435001 (FILE) A file photo dated 19 january 2011 showing a view of a sign at the Goldman Sachs both on the floor of the New York Stock Exchange after the Opening Bell in New York, New York, USA. US investment bank Goldman Sachs reported 16 October 2012 a total of 1.5 billion dollars in earnings for the third quarter, beating analysts forecasts. The organization made a 428 billion loss in the same period in 2011. Goldman chief Lloyd Blankfein reported that most of the firm's divisions had shown better results, and that the value of the firm's investment in Chinese bank ICBC had also risen considerably. EPA/JUSTIN LANE

지난해 한국 자본시장의 격변은 한국 M&A 거래 규모로 입증된다. 한국의 2013년 전체 M&A 규모는 313억 달러로 추정된다. 영국의 M&A 분석 기관 머저마켓(MergerMarket)이 발표한 ‘2013 1~3분기 한국 M&A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전체 누적 M&A 규모는 220억6550만 달러(약 23조6724억 원)를 기록했으며 거래 건수는 총 20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굵직한 거래로는 2013년 8월 26일 성사된 MBK파트너스의 ING생명보험 인수 건으로 17억7400만 달러(1조9000억 원)를 기록했다.

2013년 M&A 자문 시장은 ING생명보험 인수 건을 비롯해 네파·우리투자증권·STX에너지 등 굵직한 딜을 대부분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싹쓸이 했다. 바이아웃(경영권 포함 인수), 발표 시점(본계약 또는 잠정 협약 체결) 기준으로 1위는 골드만삭스로, 2013년 2조3475억1800만 원 규모의 M&A를 자문했다. 글로벌 넘버원 투자은행으로 불리는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ING생명보험·코웨이·노바엘이디·케이스위스, LIG손보 등 주요 M&A 거래의 자문사 자리를 휩쓸었다.

골드만삭스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JP모건·바클레이즈 등 외국계 IB들이 2~4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2위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한국 최대의 ‘메가 딜’로 평가 받는 SK·하이닉스 합병, 하나금융·외환은행 합병의 자문을 맡았었다. 지난해에는 STX에너지 매각 자문을 했다.



3위 JP모건이 지난해 완료한 한국 경영권 이전 거래 자문 건수는 3건이었다. JP모건은 지난해 9900억 원 규모의 네파를 MBK파트너스로 매각하는 자문을 수행했다. 또한 지난해 경영권 이전 거래 중 최대 규모였던 ING생명의 매각 거래에서 골드만삭스와 함께 자문을 나눠 담당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에 STX OSV를 매각하는 거래에도 공동 자문했다. 5위에는 딜로이트안진이, 6위와 7위에는 모건스탠리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각각 올랐다. 토종 업체로는 우리투자증권(8위)·삼일회계법인(9위)·KB투자증권(10위)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한국 M&A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융과 제조, 정보기술(IT), 방송·미디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30조 원 규모의 큰 M&A 장이 설 것으로 내다본다. 동부·현대·한진·동양그룹 등 중견그룹의 알짜 계열사 매물과 증권업계 대형 매물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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