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 따라잡기] 2013년 최고 투자는 ‘아시아 인터넷 주식’

희비 엇갈린 글로벌 자산 수익률… 최악은 귀금속 등 원자재

2014년 새해가 밝았다. 2013년 글로벌 자산 시장은 버냉키 쇼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축소 시작, 아베노믹스와 급격한 엔화 약세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시장에 영향을 줬다. 한국도 동양 사태 등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2013년을 돌아보고 올해의 전략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2013년 글로벌 자산 시장에는 몇 가지 뚜렷한 특징들이 있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에 대한 극단적인 위험(tail risk)이 큰 폭으로 완화됐다. 그 영향으로 신용 스프레드와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 등 위험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주식과 채권 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자금 흐름은 선진국에서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했지만 신흥국에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위험이 부각되면서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모두 자금이 이탈했다. 글로벌 자금은 오로지 선진국 주식시장으로만 흘러 들어갔다.

이러한 흐름은 자산 가격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선진국 주식이 26.3%나 급상승하며 0.9% 상승에 불과했던 신흥국 주식은 물론 글로벌 자산 시장 내에서도 압도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한국 주식은 0.7% 상승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채권시장은 마이너스 성과를 나타낸 가운데 글로벌 하이일드의 성과가 가장 양호했다. 한국 채권은 2.3%의 저조한 성과를 나타냈지만 주식과 달리 글로벌 대비로는 비교적 선방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눈에 띄었다. 원자재 가격은 석유를 제외하면 재고 등 공급 측면의 부담과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성장세 둔화로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텐센트 등 인터넷 서비스주 66.4% 상승
불확실성의 완화는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도를 높였다. 선진국 내에서는 위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대전환(great rotation)이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좋은 성과를 거뒀던 방어 업종·우선주·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등 이른바 채권과 비슷한 주식들(bond-like stocks)의 성과가 부진했다. 채권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원자재에서도 경기 방어 품목으로 분류되는 귀금속과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 위기 이후 좁혀졌던 자산별 성과 격차도 벌어졌다. 주요 자산 간 상관관계가 낮아진 결과인데, 특히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과 원자재에서 상관계수가 크게 하락했다. 지금까지 전 자산군에 영향을 미쳤던 매크로 이슈의 영향력이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도 이와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을 뜨겁게 달궜던 글로벌 주식을 지역과 업종으로 세분해 어떤 업종들이 가장 돋보였고 반대로 어떤 업종들이 가장 부진했는지 살펴보자.

Best 1 신흥 아시아 인터넷 서비스:중국의 텐센트 홀딩스, 인도의 타타 컨설턴시, 한국의 네이버 등이 속한 신흥 아시아 인터넷 서비스 주식은 동일 가중 지수(EWI) 기준 66.0%, 시가총액 가중 지수(MWI, 연초 달러 시가총액 기준) 기준 66.4% 상승했다. 2013년 한 해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이 둔화됐지만 텐센트는 위쳇(WeChat), 네이버는 라인(LINE)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2년까지는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에 따라 하드웨어 업체가 수혜를 봤다면 2013년은 확산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업체가 주목 받은 한 해였다.

Best 2 선진국 바이오 기술:미국과 유럽의 바이오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선진국 바이오 기술주는 연초 대비 EWI 기준 59.9%, MWI 기준 63.8% 상승했다. 바이오기술주는 성장주가 흔하지 않았던 시장에서 성장 매력을 어필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밸류에이션 부담은 높아졌지만 글로벌 제약사 간의 인수·합병(M&A)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Best 3 아시아태평양 전자 부품:아시아태평양 전자 부품 주식은 연초 대비 EWI 기준 57.6%, MWI 기준 61.2% 상승했다. 엔저의 영향으로 히타치·무라타·교세라 등 일본 전자 부품 기업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Worst 1 글로벌 금속·광산: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글로벌 금속·광산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칠레 등 원자재 수출 금액이 큰 국가의 금속·광산주가 40% 정도 하락했다. 귀금속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귀금속 생산 업체의 주가 하락 폭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약 70%에 이르렀다.


<YONHAP PHOTO-2110> (101202) -- CHONGQING, Dec. 2, 2010 (Xinhua) -- Photo taken on Dec. 2, 2010 shows the buidling site of public-rent apartments in Chongqing Municipality, southwest China. It is said that the first batch of public-rent apartments in Chongqing will put into use at the end of next year, which could provide houses for 12,000-15,000 low-income families. In the next three years, a huge building project of public-rent apartments will be carried out in Chongqing to tackle the housing problem for the low-and middle-income people whose number accounts for 30%-40% of the population in Chongqing's urban areas. (Xinhua/Zhou Hengyi) (hdt) /2010-12-02 21:32:54/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Worst 2 신흥 아시아 건설:주요 광산 업체 주식을 제외하고 가장 성과가 부진했던 분류는 신흥 아시아 건설 주식이다(연초 대비 EWI 기준 -10.7%, MWI 기준 -13.5%). 신흥 아시아 건설주는 해당 분류의 약 20%(최근 시가총액 기준)을 차지하는 한국 건설주가 주도했다. 한국 건설주는 연초부터 GS건설의 어닝 쇼크로 해외 사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Worst 3 중국 부동산 개발:지난해 6월 중국 신용 경색 이후 은행이 부동산 개발에 대한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부동산 개발주에 대한 투자 심리도 동반 위축되면서 부동산 개발주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채권 투자는 미국 전환사채가 1위
선진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과 신흥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채권은 손실을 봤다. 그러나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형 상품은 고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불확실성 완화로 신용 스프레드가 하락하면서 수혜를 본 상품도 있었다. 채권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Best 1 미국 전환사채:미국 주가지수가 상승하면서 주가가 전환사채의 전환 가격을 웃돌았다. 전환사채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미국 전환사채 ETF도 약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환사채 ETF는 주가지수와 상관성이 높지만 최근 2년여 동안 전환사채 시장의 공급이 적었다는 점도 성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Best 2 남유럽 국채: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로 서유럽과 북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그러나 동시에 유럽의 극단적 위험(tail risk)이 크게 완화되면서 위험국으로 분류됐던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하향 안정됐다. 유럽 위험국 국채 ETF(X1G FP)의 성과도 좋았다. 남유럽 국채는 서·북유럽에 비해 금리도 높다. 이자 수익과 자본 차익 등 모든 측면에서 남유럽 채권이 서·북유럽 국채의 성과를 압도했다.

Best 3 유럽 하이일드 채권:유로존의 위험 완화로 신용 스프레드도 축소됐다. 채권 금리 상승 우려가 있었지만 하이일드 채권은 높은 배당수익률과 짧은 듀레이션(가중평균 만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Worst 1 신흥국 국채:지난해 5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의 테이퍼링(tapering) 발언 이후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르게 유출됐다. 신흥국 국채 ETF는 금리 상승, 환율 약세의 영향으로 약 10%의 손실을 기록했다.

Worst 3 미국 장기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미국의 양적 완화 규모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미국 장기국채 금리는 150bp(1bp=0.01%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연초 대비 미국 장기국채 지수의 성과는 마이너스 3% 이상 손실을 나타내며 전년도 성과 2.2%를 모두 반납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 djshin@hanafn.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