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인물 업 앤드 다운] 거액 기부로 세계 놀라게 한 20대 청년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실리콘밸리 커뮤니티재단에 1조 원 쾌척

미국은 전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가 잘 자리 잡은 나라 중 하나다. 고위 공직자의 인사 청문회에선 사소한 교통 범칙금 위반 경력도 결격 사유가 되고, 거액을 벌어들인 기업가들이 통 큰 기부에 나서며 화제가 되기도 한다.


<YONHAP PHOTO-0583> Mark Zuckerberg, founder and chief executive officer of Facebook Inc., smiles during a news conference at the company's headquarters in Palo Alto, California, U.S., on Wednesday, Oct. 6, 2010. Facebook Inc., the world's largest social-networking service, added new ways to monitor personal data on the site and updated a feature called Groups that makes it easier to interact with smaller clusters of friends. Photographer: Tony Avelar/Bloomberg *** Local Caption *** Mark Zuckerberg/2010-10-07 06:48:12/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 한 해 미국에서 가장 큰 액수의 돈을 기부한 사람은 누구일까. 미국의 자선 활동 전문지인 크로니클 오브 필랜트로피는 2013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가장 많이 기부한 사람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라고 보도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저커버그는 1984년생으로, 아직 채 서른 살이 안 된 20대 청년이다. 이에 따라 저커버그는 미국의 첫 ‘20대 기부왕’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2월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봉사와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실리콘밸리 커뮤니티재단’에 9억9000만 달러(약 1조 원)어치의 페이스북 주식을 기부했다. 저커버그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도 같은 재단에 5억 달러(약 5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선물했다. 이보다 앞서 2010년에는 뉴저지 주의 한 공립학교에 1억 달러(약 1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기부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기부 서약(Giving Pledge)’ 운동에 가장 먼저 참여한 것도 그였다. 기부 서약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가 함께 추진한 운동으로, 억만장자들이 평생 일군 재산의 절반 이상을 생전 또는 사망 시 기부하겠다고 선언하자는 운동이다.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이 기부에 앞장서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한편에선 이런 그의 활동을 폄훼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말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진 저소득층의 시위 사태와 저커버그의 기부 시점이 겹친다는 사실이 있다. 구글과 애플 등 IT 기업들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자 인근의 사무실, 아파트, 주택 임대료가 치솟거나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시위대는 “공돌이들에게:너희 세상은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구글의 통근 버스를 훼손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의 기부 순위 2등은 나이키 창업자인 필 나이트 부부가 차지했다. 나이트 부부는 나이키 본사가 있는 오리건 주 보건과학대학 재단에 암 치료 연구를 위해 5억 달러를 기부했다. 3위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으로 존스홉킨스대에 3억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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