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맥] 수출주보다 내수주에 관심 기울일 때

환율 쇼크 현실화…정부 정책도 ‘내수 드라이브’

2014년 주식시장이 개장됐다. 하지만 코스피는 원·달러 환율 하락과 4분기 삼성전자 실적 둔화 우려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중심으로 큰 폭의 조정을 나타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040원대까지 하락한 반면 엔·달러 환율이 105엔을 넘어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수출주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외국인들의 매물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환율의 안정, 2013년 4분기 한국 기업 실적 둔화 우려가 완화되기 전까지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롯데백화점이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층에서 마련한 유명브랜드 패밀리세일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투자 전략, 장·단기로 나눠야
내수주를 살펴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정부의 정책이다. 지난 1월 2일 2014년 정부의 경제정책 기본 방향이 발표됐다. 이에 따르면 정책 목표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이고 정책 방향은 내수 활력 제고,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 경제 체질 개선 등 3가지다.

세부적으로 투자 촉진, 소비 여건 개선 등 내수 활력 제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주택 시장 구조 변화에 맞춰 규제 개선, 임대주택 공급 확대, 월세 지원 강화 등과 같은 근본적 대응을 통해 주택 시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또한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확장적 거시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등 정부의 내수 경기 부양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정부 정책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출과 무역수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함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성장·고용 등 주요 경기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며 저성장 흐름에서 벗어났다. 2013년 3분기 중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1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전년 동기 대비 3.0%대 성장하며 경기 회복이 가시화됐다. 수출은 5597억 달러로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2011년 5552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도 442억 달러를 기록해 2010년 최대치인 412억 달러를 넘어서는 호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입은 내수 경기 침체로 전년 대비 0.8% 감소해 불황형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내수 경기 침체는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부채와 전셋값 급등에 따른 소비 여력 둔화가 원인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한국의 내수 경기 둔화가 누적된 구조적 문제에서 촉발됐기 때문에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부가 2014년 중점 과제로 내수 경기의 회복을 목표로 하며 구조적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 주식 투자에 있어서도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주식 투자 전략은 단기와 장기로 나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경제정책 기본 방향을 감안한 건설과 유틸리티, 환율 하락 수혜 업종인 음식료·철강, 소비 증대 수혜 업종인 유통·의류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투자자라면 2014년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한국의 수출 경기 개선을 감안해 IT·자동차·화학·에너지 등 경기 민감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조성준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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