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_미국] 오바마의 44억짜리 통 큰 연말 휴가

정부 부채 한도 조정·11월 중간선거 등 숙제 많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3년 12월 20일 하와이로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났다. 그리고 해를 넘겨 올해 1월 6일 백악관에 돌아왔다.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이 장장 17일간 미 본토에서 떨어진 태평양 휴양지에서 가족들과 해변을 산책하고 지인들과 골프를 마음껏 즐긴 셈이다.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비용, 백악관 직원들의 숙박비까지 포함한 휴가비용이 44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 대통령이 연말연시에 이런 한가한 휴가를, 그것도 무려 17일 동안 갔다면 어땠을까. 야당과 언론에서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그런데 워싱턴 D.C.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휴가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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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출마로 레임덕 올 수도
물론 오바마 대통령도 연말연시에 예상하지 못한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면 휴가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을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휴가를 중단하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가롭게 쉴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그만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미국이 올해 정치·경제적으로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정치권은 연초부터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 협상을 해야 하고 중앙은행(Fed)은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양적 완화(자산 매입 프로그램) 축소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복귀 후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 의장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 조정을 위해서다. 데드라인은 2월 말, 늦어도 3월 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볼모로 한 협상은 하지 않겠다”며 공화당에 조건 없는 부채 한도 상향에 동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이 순수히 응해줄지는 알 수 없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이 더해지면 또 한차례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베이너 의장이 어떤 카드를 꺼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 밖에 불법체류자 구제를 위한 이민 개혁 법안, 최저임금 인상 등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의 샅바 싸움은 연중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2014년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로 오바마, 베이너와 함께 재닛 옐런 Fed 차기 의장을 꼽았다. 버냉키 의장은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1월부터 양적 완화를 종전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줄이겠다고 결정했다. 버냉키 의장보다 더 ‘비둘기파’인 옐런 차기 의장이 양적 완화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한 번 출렁거릴 수 있다.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작년 말 ABC방송의 유명 앵커인 바버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면밀하게 살펴보고 내년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혀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이미 민주당의 상당수 지도부는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출마 결정과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이 빨라질 수도 있다.


워싱턴 = 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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