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일본은 통일한국을 두려워한다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



짐 로저스 지음|이건 옮김|이레미디어|300쪽|1만6500원

“통일한국은 경제 강국이 돼 일본을 앞설 것이다. 통일에 반대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통일한국의 경제 위상에 큰 기대감을 보였다. 로저스는 신간에서 북한 경제의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저자는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설립해 10년간 4200%란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현장형 투자가’다.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 직접 몸으로 부딪쳐 시장을 이해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저자는 37세가 되기 전 은퇴해 교육가·평론가로 활동하며 세계를 돌아다녔다. 심지어 가족과 함께 ?隔°糖7?거처를 옮겼고 러시아에서부터 아시아에 이르는 시장 밑바닥을 철저히 훑는 로저스의 투자는 매우 현실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는 특히 이번 책에서 통일한국에 대해 “일본은 현재의 남한보다 훨씬 강력하고 거대한 경쟁자를 맞이하게 된다”며 “북쪽의 값싸고 숙련된 노동자와 천연자원이 남쪽의 자본·기술·경영능력과 결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주는 투자 기회에 대해서는 “지금 북한은 공장·호텔·음식점 등을 지을 여건이 무르익었다”며 “북한 관광도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 나는 북한에 투자할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장래를 내다보면 두 나라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가 현재 가장 짜릿한 기회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로저스는 또 미래의 주축은 아시아, 특히 중국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앞서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라는 믿음을 갖고 싱가포르로 가족과 함께 이주했다.

현재 금융시장의 붕괴 원인도 지적했다.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 행크 폴슨과 벤 버냉키 현 의장 등 3인방이라는 것. 그린스펀이 임기 중인 1998년에 시장을 스스로 움직이게 내버려 뒀다면 닷컴 거품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란 게 로저스의 생각이다. 거품이 꺼지자 그린스펀이 찍어낸 돈 때문에 주택·소비 거품이 발생했고 ‘예스맨(Yes Man)’ 버냉키를 발굴해 냈다고 날을 세운다. 행크 폴슨은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시절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로 탐욕스럽게 배를 채우고 이어 버냉키가 만들어 낸 재난에 미국이 침몰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추락하는 미국이 언젠가 먼 미래에 일어설 수도 있을 것이란 수백 년 후 전망도 덧붙였다. 양적 완화가 2015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며 중국 경제에 대한 희망을 끈을 놓지 말라고 한다. 설탕·천연가스·비금속 투자를 권유하며 몇 가지 좋은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지구의 정복자
개미, 이타적 행동의 비밀



에드워드 윌슨 지음|이한음 옮김|사이언스북스 | 416쪽|2만2000원

책은 폴 고갱의 그림 설명에서 시작된다. 그림의 제목은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다.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의문에서 시작하고 있다. 요컨대 저자는 인간 조건 혹은 인간의 본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의 주연배우는 인간뿐만 아니라 개미가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인간과 개미가 지구라는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같은 수준에서 논파하고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뒤집어본다. 침팬지와 인류가 나뉜 600만 년 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직립보행을 시작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이후 호모사피엔스가 20만 년 전에 지구에서 탄생하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 문명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추운 극지방에서부터 건조한 지방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 모든 지역에서 살고 있는 종은 인간밖에 없다. 이는 인간의 ‘창의성의 폭발??때문이었다.

개미가 성공한 종이 된 근거는 바로 ‘진사회성’이다. 이 말은 ‘진정한 사회적 조건’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집단의 구성원들이 여러 세대가 함께 살아가면서 분업을 하고 이타적 행동을 한다. 이들의 이타적 행동은 그들 집단을 더 강하게 만드는 조건이 됐다. 개미 군체의 이타적 행동에서 중요한 점은 암컷인 일개미가 번식을 포기하고 여왕개미에게 모든 번식을 맡긴다는 점이다. 일개미가 번식을 포기하는 이타성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부분을 설명하는 주요 이론은 바로 ‘혈연선택론’이다. 즉 일개미의 이런 이타적 행동은 혈연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런 유전자가 후대에도 계속 존속한다는 이유가 된다. ‘혈연선택론’은 윌리엄 해밀턴에서 시작해 리처드 도킨스 같은 학자에 의해 그 근거가 확실해졌다. 물론 이 책의 저자도 그동안 혈연선택론에 동조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는 ‘집단선택론’으로 자신의 견해를 바꾼다. 다수파에서 소수파로 스스로 자신의 입장을 바꿨다. 요컨대 저자는 새로운 논쟁을 시작하고 있다. 과학은 민주주의적 방법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수가 다수를 이길 수 있는 힘이 과학에 내재해 있다. 이 새로운 논쟁에 어떤 이론이 맞는지에 대한 판단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아니면 영원히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학자는 생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논쟁을 시작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한 포털 사이트가 조사한 결과 2013년 출간된 부동산 관련 서적 중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저자는 정부·건설업계·금융권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미래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앞으로 남은 위기 요인들을 들려준다. 정부가 어떤 방향의 부동산 정책을 펴야 대세 하락기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기존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설명한다. 부동산 대세 하락기에 가져야 할 ‘전세 대신 집 사라는 토끼몰이에 당하지 마라’, ‘가계 부채가 일정하게 해소된 뒤 움직여라’ 등 10가지 자세도 담았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300쪽 | 1만5000원



엉터리 심리학



영국 임상심리학자가 쓴 심리학 비판서다. 우리가 상식 혹은 법칙이라고 알고 있는 심리학 이론 중에는 전혀 근거가 없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대중이 자기 합리화를 위해 오용하는 것이 많다. 저자는 ‘자존감을 높이면 성적이 올라간다’, ‘긍정 마인드가 성공을 부른다’, ‘자기주장을 잘하면 사회생활에서 유리하다’, ‘대화가 문제를 해결한다’ 등 엉터리 법칙 18개를 골라 비판한다. 이 법칙은 언뜻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깊게 파고들어가 보면 수많은 예외 현상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스티븐 브라이어스 지음|구계원 옮김|동양북스|276쪽|1만3000원



입시 가족



입시를 겪은 중산층 24가족을 직접 심층 인터뷰했다. 바깥에서 피상적으로 대학 입시를 진단한 대신 가족의 내밀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분석했다. 입시를 둘러싼 낭설과 제도적 접근법의 허실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다. 저자는 “‘인서울대학’ 진학이라는 바람은 거꾸로 서울 바깥으로 배제되는 것에 대한 공포를 둘러서 말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모호한 열정의 뿌리에는 중산층의 모호한 위치와 함께 중상(上)층으로의 계급 상승 욕망이라는 사회경제적 뿌리가 놓여 있다”고 분석한다.

김현주 지음|새물결|235쪽|1만4000원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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