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제2 개혁 원년… 수출보다 내수 ‘주목’

중·서부 투자 붐 예상, 소매 판매 14%대 성장 전망

개혁 2.0 시대를 이끌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첫해였던 2013년 중국 경제는 구조 개혁이라는 큰 틀을 제시하면서도 약 7.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 정책 기조에서 2014년에도 상반기에는 여전히 경제 구조 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쇼핑몰이 밀집한 상하이 난징루의 시민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4.

하지만 하반기에는 토지제도 개혁과 신도시화 정책 등이 본격화되면서 중서부 지방을 중심으로 내수 소비 부양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여러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2014년 중국 경제는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이며 비교적 안정 성장의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강세와 임금 인상 등 원가 상승 요인으로 수출보다 내수 소비 증가가 중국 경제성장의 중심축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개혁 등의 영향으로 지역적으로도 중서부 지방의 농촌 도시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기존의 수출 중심에서 내수 성장으로 성장의 틀을 바꿔 나가는 첫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정자산 투자도 19%대가 예상되지만 하반기 정책 효과가 커진다면 예상보다 강한 중서부의 투자 붐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방정부 부채 만기 해결과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세수 개혁 진행 여부도 2014년 신도시화의 중요 변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역설적으로 상반기의 산업 구조조정이 강하게 진행된다면 하반기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한 중국 경기 회복의 폭이 강해지는 상저하고의 경기가 예상된다.


임금 상승, 위안화 절상…수출 성장은 ‘한계’
2013년은 글로벌 경기의 더딘 회복으로 중국 수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신규 수출 주문이 증가하고 중국 제조업 경기가 반등했다. 주요국의 교역량 증가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제조업의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으로 중국의 수출 비중이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각국 정책 대응으로 유로존의 재정 위기나 중국의 경착륙 등 일련의 위험들이 제어됨에 따라 수출 수요 회복세가 커지고 있고 중국 수출의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11월의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7%나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 폭도 5년여 만에 최고치인 338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미국 수출이 17.7%, 대유럽 수출이 18.4%를 기록한 것은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

2014년에도 선진국 경제의 회복과 정치적인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경기의 선순환이 기대돼 신흥국의 경제도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2012년 말을 기점으로 기준치를 넘어선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 시장 전반의 수출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그중 중국 수출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대외 경기 회복은 중국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지만 2014년 중국의 수출을 제약하는 요인이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임금 상승 압력과 둘째, 위안화 절상 문제다.

2011년 기준으로 중국의 노동비용은 미국의 15%에 불과하지만 향후 중국의 장기적인 임금 상승 압력을 감안한다면 2020년에는 미국의 29%, 2030년에는 45%로 임금 격차가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중국의 임금이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지만 선진국의 높은 생산성과 인프라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효과와 인도·필리핀 등의 저렴한 인건비를 감안한다면 중국의 임금 상승은 현지 생산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메리트를 희석시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최근 가파른 위안화 강세와 상대 국가 간의 물가 변동을 감안한 실질실효환율이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환율의 상승 및 비용 상승으로 2014년 중국 수출의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수출은 6.3%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도시화율 1%↑, 7조 위안 수요 증가
중국의 2012년 도시화율은 52%이지만 2020년에는 6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도시화율이 1% 포인트 상승할 때 내수는 7조 위안의 수요 증가 효과를 기대한다고 시진핑 주석이 말한 바 있다. 이번의 도시화와 관련된 개혁 조치들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지만 큰 흐름에서 도시화 진척은 중산층 성장과 국민소득 향상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3중전회에서 2020년까지 국유 기업의 이익 가운데 30%를 공공 재정에 투자해 농촌을 개발하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만간 열릴 시진핑 주석이 진행하는 도시화 회의에서도 도시화 계획이 구체화되면 내수 소비의 확대가 중국 경제성장률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 도시화율에 따른 개발 수요와 기존 거대 도시의 경제구조 변화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중서부 지역 개발과 함께 내수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또 중국의 국민소득 증가를 감안할 때 두 자녀 정책 효과와 함께 육아 관련 소비의 양적 및 질적 팽창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베이징·상하이와 같은 거대도시의 도시화 과정에서 의식주에 대한 지출은 감소하고 소득 향상으로 통신·교통·여가·자동차 등의 소비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이번 18차 3중전회 전문에 발표된 정책들(토지개혁, 호적 개혁, 도시화 등)로 중국 소비 시장이 질적인 변화 속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까지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당장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2014년 중국 소매 판매는 14%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소비 성장은 상반기보다 정책 효과가 실질 소비로 이어지는 하반기 이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소비는 산업 구조조정이 지속될 상반기에는 13% 전후의 증가율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이어지면서 15%대의 소비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개혁 2.0 시대가 본격화되는 중국 경제의 주역은 이제 소비다. 소비 관련 주요 기업의 성장을 주시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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