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하나금융, 글로벌 성과 ‘눈에 띄네’

미국 BNB 인수하며 북미 영업 확대… 2015년 ‘톱 50’ 도약 성큼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 ‘글로벌 톱 50’ 진입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한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 인수 이후 한국 최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24개국, 125개)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라는 든든한 양 날개를 기반으로 한국의 그 어느 금융그룹도 시도할 수 없었던 글로벌 네트워크 간 시너지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말까지 중국·홍콩·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아시아 금융 벨트를 구축하고 2015년까지는 중국·동남아·미주·유럽 등 4대 권역에서 외국 부문 총자산 10%에 순이익 15%를 목표로 한다.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주 진출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13년 8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로부터 한국계 금융지주사인 BNB(Broadway National Bank)지주와 BNB은행을 인수하는 계약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BNB은행은 1986년 9월 16일 미국 동부에서 최초로 영업을 개시한 한국계 커뮤니티 은행으로, 하나금융그룹은 BNB지주회사의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통해 향후 미국과 캐나다를 아우르는 북미 지역 영업 확대의 초석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하나금융그룹이 향후 북미 지역에서 펼칠 전략은 다른 한국계 은행들의 전략 방향과 사뭇 다르다. 외국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들과의 기업금융 위주 방식에서 아시아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고객군을 대상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기업금융뿐만 아니라 현지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현지화 영업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나금융그룹은 중국·인도네시아·캐나다 등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11월 말 기준으로 중국 내에서 총 28개의 분·지행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하나은행은 한국계 기업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외환은행은 한국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 중이다. 인도네시아의 ‘PT뱅크하나’는 33개 지점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과 개인 고객 등을 대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고 PT뱅크KEB인도네시아도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교민을 중심으로 영업 중인 캐나다에서는 로컬 영업과 신용카드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토론토와 밴쿠버 등 화교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지린은행과 연계해 화교 대상 마케팅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의 미국 진출과 동시에 미국·캐나다와 포괄적인 연계 영업 방안도 마련 중이다.



또한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신규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13년 11월 미얀마 양곤 사무소(하나은행)를 개설해 한국기업 내의 미얀마 노동자를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러시아에도 현지법인을 신설해 기업 영업과 수출입, 송금 업무,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진출 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러시아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극동아시아 지역 시장 확대를 계획 중이다.

한편 하나은행은 아프리카 진출에 성공하면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신흥 시장을 추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은행은 2013년 11월 5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탈 파크레인 호텔에서 바클레이즈은행과 아프리카 진출 및 거래 한국 기업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존 윈터(John Winter) 바클레이즈 기업금융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하나은행은 현지 글로벌 은행인 바클레이즈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지구촌 마지막 성장 엔진으로 부상한 아프리카 지역 진출 및 거래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협약 체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업무 협약 체결로 하나은행은 한국 금융회사가 거의 활동하지 않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바클레이즈은행의 12개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프리카 진출·중기 영국 투자 다리 놓아
하나은행은 향후 아프리카에 진출하거나 진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을 위해 현지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아프리카에 특화된 송금·수출입·무역금융 상품을 제공한다. 또 양쪽 은행끼리 직원 교류를 통해 지역 전문가를 키울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업무 제휴 체결로 한국계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아프리카에서 한국 기업들에 현지 금융과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으며 향후 현지에 한국 데스크 설치를 통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은행은 2012년 말 티어1 기준 영국 내 3위, 세계 15위의 은행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총 12개국에 1339개 지점망을 가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중소기업의 영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외환은행은 2013년 11월 6일 영국무역투자청·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영국 지역에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3자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외환은행 중소기업 글로벌 자문센터는 영국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영국무역투자청과 공동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관련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글로벌 자문센터는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3년 2월 한국 은행 중 최초로 설립됐으며 외국환, 수출입 업무, 환 위험관리 등 체계적인 종합 맞춤형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현승 외환은행 부행장은 “외환은행은 한국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화를 위해 외국 진출 초기부터 현지 정착까지 단계별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무역투자청 등 각국 투자 전담 기관들과의 업무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들에 보다 실질적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외환은행은 3자간 업무 협약 체결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당시 대통령의 영국 방문 일정에 맞춰 중소기업중앙회·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공동으로 ‘중기(中企) EU 시장 진출 확대 전략 토론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 중소기업의 유럽연합(EU)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방안 등을 모색했고 캐릭터 완구 제조, 프랜차이즈 요식업, 절삭공구 제조업 분야에서 성공한 오로라월드·와사비·YG-1의 해외 진출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이를 통해 현지 중소기업인들이 겪는 경영 애로 사항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등 심도 있는 토의가 전개됐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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