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_미국] 셧다운 재발 방지 합의한 민주·공화당

2014·2015 회계연도 예산안 합의… ‘2년간 예산 전쟁 막자’ 의기투합

<YONHAP PHOTO-0118> A closure sign is seen near the Lincoln Memorial after the government shutdown closed sections of the National Mall in Washington, D.C. on October 1, 2013. The National Mall, monuments and nationals parks, as well as large sections of the government, are closed due to a government shut down after Congress failed to agree on a budget bill. UPI/Kevin Dietsch/2013-10-02 06:05:47/ <????沅??? ?? 1980-2013 ???고?⑸?댁?? 臾대? ??? ?щ같? 湲?吏?.>

미국 동부 지역에 12월 8~10일 사흘간 눈 폭풍이 몰아닥쳤다.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정부 상당수 부처는 12월 9일 하루 동안 문을 닫기도 했다. 눈 폭풍에 의한 ‘셧다운’인 셈이었다. 눈발이 거친 12월 10일 저녁 무렵. 미 의회 의사당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내년 초 우려됐던 진짜 ‘셧다운’을 막기 위해 여야가 예산안 합의에 타결했다는 발표였다. 공화당의 협상 대표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주) 하원 예산위원장과 민주당 협상 대표인 패티 머레이(워싱턴 주) 상원 예산위원장은 2014 회계연도(2013년 10월~2014년 9월)와 2015 회계연도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예산 전쟁으로 셧다운이 발생하는 사태를 막자”고 의기투합한 것.

합의안의 핵심은 세금 인상 없이 단기 지출을 확대하되 장기적으로 재정 적자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우선 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조치는 유지하되 2년간 국방 예산을 포함해 일반 예산(재량 지출)을 630억 달러 증액하기로 했다. 시퀘스터에 따른 예산 삭감분의 절반이 만회된다. 특히 가장 논란이 많았던 국방 예산은 시퀘스터 충격을 거의 회복하게 된다.

또한 세금 인상 없이 재정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항공 운임 수수료 인상, 공무원연금 본인 부담금 인상, 퇴직 군인 연금 축소 등을 통해서다. 국민적 저항이 상대적으로 덜한 부문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재정 적자가 850억 달러 줄어든다. 2년간 예산 증액을 감안한 순수한 재정 적자 감축액은 220억 달러다.

이에 따라 사회보장연금·의료보험 등 매년 자동적으로 지급되는 의무 지출을 제외한 재량 지출 예산(2014 회계연도)은 당초 논의된 9670억 달러에서 1조23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한다. 요약하면 공화당이 반대하는 세금 인상, 민주당이 거부하는 예산 삭감을 모두 피해가면서 절충점을 찾았다고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에 내가 원하는 모든 게 포함되지 않았다. 공화당도 나처럼 느낄 것”이라면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위기를 동반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타개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세금 인상·예산 삭감 모두 피하는 절충점 찾아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튿날 의원 총회를 열었다. 보수강경파인 티파티 세력이 불만을 표출했지만 대다수가 지지했다. 합의안은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과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을 큰 진통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 예산안이 통과되면 2015 회계연도가 끝나는 2015년 9월 30일까지는 셧다운이 재발하지 않는다.

미국 경제의 최대 불확실성이 사라진 셈이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와 소비 심리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정치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 의회는 내년 3월 중순까지 연방 정부의 법정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 협상이 삐걱대면 연방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또다시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 이번 예산안 합의는 분명 희소식이지만 미국의 재정 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담지는 않았다. 재정수입 확충을 위한 세제 개혁, 복지 예산 개혁 등에 대해서는 여야??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 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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