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중국 재테크] 生保 시장 1위 ‘중국인수’ 집중 분석

금리자유화의 최대 수혜주… ‘중국의 삼성생명’ 신화 쓸 것

시진핑과 리커창의 새 정부, 소위 ‘시리정부’에서 금융은 이제 관치를 벗어나 ‘시장화’라는 큰 방향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 것 같다. 중국은 지난 8월 대출금리 자유화를 시행했고 올 10월에는 대출 우대 금리 제도를 실시하는 등 실질적인 금리자유화의 수순을 밟고 있다. 또 한국의 신탁 상품이나 머니마켓펀드(MMF)라고 할 수 있는 은행들의 자산 관리 상품(WMP)의 수익률이 5%대를 넘어서는 등 이미 시작된 시장의 변화를 감안하면 예금 금리 자유화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중국의 금리자유화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산업과 업체는 어디일까. 또 예전에 한국이 금리자유화를 진행한 이후 가장 수혜를 봤던 산업은 어디였을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역시 보험이 아닐까 싶다. 보험업은 대략 현재의 금리를 바탕으로 장기 상품이 설계되고 그것을 기초로 운용되지만, 금리가 자유화되면 회사들의 운용 수익률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은 자동차 사고율이라는 다른 변수가 있지만 생명보험사들은 금리의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도 그랬지만 중국도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예금 금리 자유화 때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YONHAP PHOTO-0499> An employee works behind the counter inside a China Life Insurance Co. branch in Nanjing, east China's Jiangsu province, January 8, 2007. China Life Insurance Co., the country's biggest life insurer, said on Sunday that it would list its shares on the Shanghai Stock Exchange on Tuesday. REUTERS/Leo Lang (CHINA)/2007-01-08 15:17:17/ <저작권자 ⓒ 1980-200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시장점유율 33%·가입자 6억 명
그런 금융시장 환경이 향후 1~2년 안에 본격화되고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체 중 하나가 바로 중국 최고 보험 회사인 중국인수생명보험(이하 중국인수), 즉 차이나라이프일 것이다.

중국인수(China Life)는 중국 기업 최초로 뉴욕과 홍콩, 중국 상하이 A주 등 증시 세 곳 모두에 상장한 회사다. 현재 시가총액은 3875억 위안(약 68조 원)으로, 중국 A주 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10위권 안에 드는 중국 최대 생명보험그룹의 위상을 갖고 있다. 중국인수는 2009년 기준으로 단기보험 가입자가 연인원 1억8000명, 장기보험 가입자도 연인원 1억6000명에 달하며 2012년 6월 현재 중국인수와 보험 서비스 계약을 한 총 누계 고객 수는 6억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수보험그룹의 전신은 1949년 설립된 중국인민보험공사로, 1999년 중국인수보험공사로 이름을 바꾼 뒤 2003년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다시 중국인수보험그룹공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룹 산하에 중국인수보험이 있고 중국인수의 자회사로는 중국인수자산관리유한공사·중국인수재산보험주식유한공사·중국인수양로보험주식유한공사 등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 최대 그리고 최초의 종합 보험사다.

상징적인 이야기로 이 회사는 국가의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호 탑승 우주인에게 중국 보험사 중 유일하게 생명보험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2008년 5월 12일 발생한 쓰촨성 원촨 대지진 때에는 군인·의료진 등 지진 현장 구조팀들에게 1인당 20만 위안의 상해보험을 지급하는 등 중국의 각종 대형 사건 사고 현장과 함께하는 등 중국 대표 보험사로 잘 알려져 있는 회사다.

중국인수의 2013년 예상 매출액은 약 75조 원으로, 한국의 대표 생명보험 회사인 삼성생명의 2.5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예상 순이익은 약 5조 원으로, 삼성생명 순이익의 약 5배가 예상된다. 2012년 수입 보험료는 3211억 위안(56조 원)을 기록했고 보험료 구성은 크게 개인, 단체, 단기보험, 질병 보험 업무 등으로 나눠져 있다. 그중 단체 업무가 전년 동기 대비 224.8% 증가하는 등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수입 보험료 기준으로 중국인수의 시장점유율은 33%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쟁 회사인 평안보험·태평양보험사 등을 실질적으로 리드하고 있는 시장 선도 기업이다.


1인당 보험료 한국의 15분의 1 수준
한편 중국의 보험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보험 시장은 이미 전 세계 4위다. 세계시장을 보면 미국·일본·영국이 1~3위, 중국이 4위, 한국이 8위다. 하지만 보험 산업에서 성장 단계를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1인당 보험료를 보면 중국은 선진국 평균의 5% 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보험료 수준을 보면 중국은 178달러로 미국(4047달러), 일본(5167달러)에 비하면 20배에서 3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지극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1인당 보험료도 2785달러로 중국과는 약 15배의 차이가 난다. 장기적으로 중국 1인당 소득 증가와 정부의 보험 산업 육성 정책이 가시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보험 시장은 장기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의 삼성생명이 중국의 오늘날처럼 소득수준과 보험 가입률이 낮았던 1990년대 초반 이후 보여준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중국 보험업 발전 12·5규획’에 따르면 2015년에는 보험 밀도를 현재의 1.8배인 2100위안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보험업 총자산 규모도 10조 위안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역별로 보아도 향후 도시화 진전으로 보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지역의 보험 밀도는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베이징·상하이의 1인당 보험료는 각각 4572위안, 3447위안이며 중국 지역 내에서도 소득수준이 높은 대도시 지역의 1인당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향후 중국 농촌 및 2, 3선 도시지역의 1인당 소득이 증가하게 되면 그만큼의 보험에 대한 신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인수의 경영 실적을 보면 2011년과 2012년은 중국 자본시장의 변동으로 투자수익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2013년 상반기에는 매출액이 2525억4000만 위안으로 12.1% 증가했고 순이익은 161억9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8.1%나 증가했다. 중국인수의 매출은 보험료 수입 79%, 투자 수익 20%, 기타 1%로 구성돼 있다. 그중 중국인수의 투자 수익은 494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다. 중국인수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채권 46%, 정기예금 37%, 기타 17%로 구성돼 있다. 이자 수입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총투자수익률은 5.05%를 기록했으며 2012년 수익률보다 2.26% 포인트 올랐다. 타 경쟁사보다 더 좋은 성과였다.

중국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2013년 연간 실적 전망은 매출액이 13% 증가하고 순이익은 무려 151%나 늘어나 무려 4조9000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익과 주가를 비교하는 주가수익률(PER)도 16배로 낮아지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5%로 한국 보험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삼성생명이 중국의 오늘날처럼 소득수준과 보험 가입률이 낮았던 1990년대 초반 이후 보여준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다. 지난 20년간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무려 15배나 성장했다. 중국인수도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소득 증가 그리고 보험 가입률 확대를 감안하면 장기 성장이 기대된다. 장기 투자의 차원에서 투자가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종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