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제6의 물결, 매립지 가스로 BMW 공장 가동…“쓰레기서 돈을 줍다”

제 6의 물결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비앙카 노그래디 지음|노태복 옮김|한국경제신문사|352쪽|1만8000원

“배설물도 돈이 된다.” 저자의 말 한마디는 ‘제6의 물결’을 요약하는 가장 적합한 표현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난지도로 달려가 쓰레기 더미를 파헤치라는 말은 아니다. 쓰레기의 네 가지 표출 형태인 열·소리·빛·압력을 찾아 이를 다시 활용하는 방법과 기술을 고안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지금의 기술로는 필요한 에너지의 15%만이 실제 동력에 쓰이고 나머지 85%는 열·압력·소음의 형태로 그냥 버려진다. 이를 다시 활용할 수만 있다면 자동차 다섯 대는 더 굴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제6의 물결에서 핵심 키워드는 ‘자원의 효율성’이다. 스웨덴 린네대에서 환경공학과 자원 회수를 가르치는 윌리엄 호글랜드 교수는 매립 쓰레기 톤당 7~8MJ(메가줄)의 에너지가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기술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 미국 기업 웨이스트매니지먼트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팔메토 매립지에서 나온 메탄가스로 발전 터빈을 돌려 얻은 전기로 인근 BMW 공장이 필요로 하는 전기의 60%를 공급한다.

이처럼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청정 기술(클린테크놀로지)’은 제6의 물결을 이끌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대기전력이라는 ‘전기 흡혈귀’를 박멸하는 기술, 첨단 전자장치에 포함된 납·구리·금 등의 자원을 뽑아내는 전자 쓰레기 재활용이 대표적 사례다.

자원 한정 시대에 살아남고 성장하려면 앞으로 30년간 완전히 새롭게 바뀔 비즈니스 판도를 읽어야 한다. 책은 제6의 물결에 올라타기 위한 5가지 로드맵을 이렇게 제시한다. ‘쓰레기 자원에서 기회를 발견하라,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디지털 세계와 자연 세계의 융합에 주목하라, 정보는 국제적으로 다루고 생산은 지역적으로 하라, 해답은 자연에 있다.’





이동환의 독서 노트
오감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는 뇌 이야기
브레인 센스



페이스 히크먼 브라이니 지음|김지선 옮김|뿌리와이파리|432쪽|2만4000원

“연구에 따르면 70%의 사람들은 ‘전에 이런 적이 있는데’, ‘이걸 전에 본적이 있는데’, 또는 ‘전에 여기 와 봤는데’라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바로 기시감(旣視感·데자뷔)을 말한다. 기시감은 말 그대로 ‘이미 본’이란 뜻이다. 필자는 스위스 여행 중에 옛 성에 가 본 적이 있었다. 성 안을 걷던 중 이전에 와 본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곳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았던 것이다. 동행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니 그들은 ‘전생에서 이곳에 살았나 보군’이라며 함께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 기시감에 대해 과학은 어떻게 설명해 줄까. 아직까지 이에 대해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어떤 과학자도 기시감을 느끼는 도중에 핵자기공명장치(MRI)나 양전자단층촬영법(PET)으로 이미지를 촬영한 적이 없다. 다만 어떤 사람이 기시감을 느끼느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여행을 자주 하고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고 기억력이 좋고 적극적인 상상 연습을 자주 한다면 기시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중년과 노년기의 사람들은 기시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뇌졸중이나 알츠하이머와 연관된 증상의 일부로 기시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다만 기시감이 뇌에서 일어난다는 점은 확실하다.

‘브레인 센스’는 제목 그대로 뇌와 감각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감각은 다섯 가지로 알려져 있다. 시각·청각·촉각·미각·후각이다. 그런데 과학적으로 여섯 번째 감각도 있다고 한다. 흔히 생각하는 육감이 아니라 바로 공감각이다. 공감각은 하나의 자극에 동시에 두 가지 감각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태로, 예컨대 음을 들으며 동시에 색깔을 느끼거나 글자를 보며 색깔을 느끼는 경우다. 2만5000명 가운데 한 명이 이런 공감각을 가질 수 있다고 하니 신이 준 축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흔히 나이를 먹으면서 뇌는 점점 더 퇴화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뇌과학의 최신 이론에 따르면 뇌는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뇌의 오래된 회로가 손상되거나 소실되면 그 임무를 뇌의 다른 부분에서 새롭게 생성시키기도 하고 심지어 기억을 가져올 때마다 재창조하기도 한다고 뇌과학자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뇌의 퇴화를 막는 법도 있을 터. 이런 책을 읽으며 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면 혹시 퇴화를 막아주지는 않을까.

북 칼럼니스트 eehwan@naver.com



끌어당김의 힘



미국 경영연구소 ‘딜로이트센터 포 디 에지’의 간부들이 디지털 시대의 성공 원리를 ‘풀(pull)’로 집약해 설명했다. ‘풀’은 기회와 도전에 필요한 사람과 자원을 끌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정보의 흐름에 누가 더 적극적으로 끌어당기고 흐름을 조성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비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 어떻게 전통적인 비디오 게임과 겨루면서 온라인 게임 세계를 펼쳐가는지 등 여러 성공 스토리도 소개한다.

존 하겔 3세·존 실리 브라운·랭 데이비슨 지음|이현주 옮김|프런티어|308쪽|1만5000원



제국의 몰락



기업 또는 개인의 위기 대응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언론계 2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40여 사례를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단하고 처방을 내린다. 저자는 위기 상황이 본격적인 위기로 비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초기 대응, 특히 여론의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결론짓는다. 위기 대응의 핵심은 ‘여론’이며 여론 대응의 핵심 키워드는 ‘신뢰’와 ‘주도권’이라는 것이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전략보다 진정성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김구철 지음|책생각|382쪽|1만8000원



철학과 함께한 일주일



내 삶의 본질을 찾기 위한 1주일간의 철학 수업이 시작된다. 저자인 게르하르트 에른스트는 독자 한 명을 자신의 세계로 초대해 놀이하듯 편안하게 철학의 기본 문제를 짚어본다. 1주일간 다룰 7가지 주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야 할까’, ‘도덕은 얼마나 객관적인가’,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무엇이 존재하는가’, ‘철학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철학하는가’ 등이다.

게르하르트 에른스트 지음|장혜경 옮김|피플트리|260쪽|1만3000원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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