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통’ 할수록 외로운 이유

디스커넥트 Disconn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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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헨리 알렉스 루빈
출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제이슨 베이트먼

조만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인구가 무려 18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당장 트위터로 미국에 유학 간 친구와 연락하고 인스타그램으로는 전혀 일면식이 없는 아이슬란드 어느 가정집의 저녁 식사 풍경을 구경할 수도 있다. SNS가 이렇게 먼 곳 이들과의 소통을 열어준 반면 바로 옆에 있는 이들과는 단절을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카페에 같이 앉아서도 일행과 대화하지 않고 서로 각자의 스마트폰에 열중하고 있는 건 서기 2013년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디스커넥트’는 이렇게 디지털 세상이 만들어 낸 ‘단절’의 문제에 장르 영화의 형식으로 접근한다. 영화에는 SNS를 사용하는 세 그룹의 사람들이 나오는데, 먼저 학교에서 친구 하나 없이 지내는 벤의 일화다. 같은 학급의 제이슨은 이런 벤을 골탕 먹이기 위해 제시카라는 가상의 인물로 SNS에 등록한 후 벤의 나체 사진을 보내 달라는 요구까지 하게 되고 이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면서 벤은 목을 매게 된다. 경우는 다르지만 어린 아들을 잃고 남편 몰래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채팅 사이트에서 위안을 얻던 신디가 인터넷 피싱 사기단에 의해 전 재산을 잃게 되는 사건. 방송국 기자 니나는 불법 성인 사이트에서 화상 채팅을 하는 미성년자 카일을 취재하는데, FBI의 수사로 번지면서 니나에게 마음을 열어준 카일이 곤경에 처한 이야기 모두 SNS로 벌어진 극한의 사례들이다.

SNS로 연결돼 있지만 청소년 문제, 부부 문제 등 영화가 제시하는 관계망은 결국 SNS를 떠나 생각해 봐야 할 해결될 지점이다. 사건의 이면을 짚어보자. 제이슨의 악의에 찬 장난에는 아버지로부터의 무관심이 있었고 벤은 주변 친구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SNS라는 가상의 공간에서만 위안을 얻는다.

채팅 사이트에 집착하는 신디의 속내에는 남편의 무관심, 부부 사이의 소홀함이 전제돼 있다. 스릴러적인 형식과 제법 센 사건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디스커넥트’의 해결 지점은 이렇게 인간적인 휴먼 드라마로서 기능하다.



올 이즈 로스트



감독 J.C 챈더
출연 로버트 레드포드

착상에서 영화화까지 6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대사도 거의 없고 등장인물도 단 한 명뿐인 실험적인 영화. 인도양 한가운데서 난파된 한 남자의 생존을 위한 사투기가 펼쳐진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오랜만의 연기 복귀작이자 일생일대의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다.



동창생



감독 박홍수
출연 최승현, 한예리, 윤제문, 김유정, 조성하

여동생을 지키려면 남으로 내려가 공작원이 되라는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소년 리명훈. 그룹 빅뱅의 ‘탑’ 최승현은 리명훈 역을 맡아 ‘아저씨’의 원빈을 연상시키는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 실감나는 액션을 위해 이스라엘 특공 무술 크라브마가를 4개월간 연습했다고 한다.



야관문: 욕망의 꽃



감독 임경수
출연 신성일, 배슬기, 유태웅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배우 신성일의 507번째 스크린 주연작이자 20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말기 암으로 죽음을 앞둔 남자가 젊은 간병인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본격 멜로물. 신성일이 노인 종섭, 배슬기가 간병인 연화로 출연해 파격적인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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