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2014년 자동차 산업 전망

유럽·중국이 성장 이끈다…현대차 ‘질주’

2014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전년 대비 3.6% 성장한 8599만 대로 예상된다. 먼저 선진국 수요 전망은 긍정적이다. 유럽 수요(전년 대비 1.8% 증가)는 반등이 예상되고 미국(3.4%)은 전년에 이어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자동차 판매의 핵심 국가로 떠오른 중국(9.7%) 또한 높은 성장률이 기대된다.



그렇다면 내년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승자’는 누가 될까. 투자 관점에서 볼 때 현대·기아차,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을 추천한다. 이들 회사의 공통점은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저평가된 업체라는 점이다. 2014년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현대차 7.5배, 기아차 5.7배, GM 7.7배, 폭스바겐 7.1배다. 주가순자산배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기준으로도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돋보인다. 무엇보다 2014년에 유럽 시장의 턴어라운드와 중국 시장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기대된다.

이들 기업은 2014년 이익 성장도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2%, 11% 늘어날 전망이다. GM과 폭스바겐도 각각 40%, 15%의 증가가 기대된다. 네 회사 모두 장기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거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무엇보다 2014년에 유럽 시장의 턴어라운드와 중국 시장 호조가 이들 회사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네 개 기업은 모두 유럽과 중국 비중이 높고 각 사의 전체 판매 중 가장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폭스바겐 점유율은 압도적(25%)이다. GM은 글로벌 사업부 중 유럽에서 줄곧 손실(2013년 1분기 기준 2억8500만 달러 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유럽 시장의 턴어라운드가 빨라지면 이익을 내는 시점도 빨라질 전망이다. GM은 내부적으로 늦어도 2015년까지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2008년 3.5%에 불과했던 유럽 점유율을 2013년 6.2%(8월 누계)까지 대폭 올리면서 일본 업체를 넘는 지배력을 확보해 가는 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2014년에도 성장세를 이어 갈 전망이다. 중국에선 GM과 폭스바겐, 현대차그룹이 빅 3를 형성하고 있다. 빅 3 모두 2014년 중국 증설도 많다. 최근 대도시에서 대기오염으로 구매를 제한하는 곳이 많아지고 싼바오 정책(수리·교환·반품 보증)이 2013년 10월부터 시작됐다. 시장 지배력이 높은 회사들에는 나쁘지 않은 이슈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로컬 업체보다 빅 3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내년 부진이 예상되는 기업은 프랑스 PSA와 일본 스즈키다. 두 회사는 매출 대부분이 일부 지역에 쏠려 있으며 해당 지역의 자동차 수요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PSA의 전체 자동차 판매 중 59%(2013년 1분기 기준)가 유럽이며 스즈키는 전체 판매 중 40%가 인도, 26%가 일본(2013년 1분기 기준)에서 판매된다.


PSA와 스즈키는 ‘최악의 한 해’ 될 것
이 같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예상 판도 변화에 따라 국내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 확대’를 유지한다. 2014년 현대차그룹은 양질의 성장을 할 전망이다. 볼륨형 신차(판매 단가가 높은 신차) 사이클이 도래하고 생산량도 전년에 증가했던 비율보다 더 많이 늘어난다. 현대차그룹은 전년(754만 대 전망) 대비 9.6% 늘어난 827만 대(현대차 523만 대 +10% 전년 대비, 기아차 304만 대 +9.0% 전년 대비) 판매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터키(10만 대→20만 대)와 중국 3공장(30만 대→45만 대)을 증설하고 중국 상용차 공장(쓰촨현대 16만 대)을 신설한다. 브라질 공장은 2013년 9월 3교대로 전환해 효율이 높아진 효과가 나타난다. 기아차는 중국 3공장(30만 대)를 신설하며 2012년에 공사를 마친 국내 공장의 증설 효과가 일부 나타날 전망이다.

물론 기아차는 여전히 해외 공장 증설이 필요하다.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과 노조 이슈에 대한 영향이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경쟁 업체보다 크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브라질에서 공업세를 인상하기 전에는 현대차에 크게 뒤지지 않을 수준 이상 판매했다. 올 들어 러시아에선 현대차보다 월별 판매가 많다. 미국에선 서브콤팩트 차량 판매가 늘면서 낮은 비용으로 프라이드를 공급할 공장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신흥국에서의 추가 증설이 필요하다. 이미 기아차 내부에서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기 때문에 2015년쯤 신규 공장에서 초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웠다.

증설이 결정되면 공작기계와 공장자동화(FA)를 담당하는 현대위아와 플랜트 사업을 하는 현대로템의 수혜가 가장 크다. 마찬가지로 부품 및 원자재 수주가 예상되는 현대모비스와 만도·한라비스테온공조·현대하이스코 등에도 긍정적일 전망이다.


급증하는 친환경차 시장 노려야
주목할 점은 앞서 밝혔듯이 2014년(또는 2013년 말) 현대차와 기아차는 볼륨형 신차 출시가 많다. 현대차는 2013년 말에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며 고급차 수요를 늘려갈 전망이다. 가장 기대되는 차는 LF쏘나타다. 국내와 미국에 연이어 출시하며 현대차 글로벌 판매를 견인할 예정이다. 쏘나타는 현대차 글로벌 판매의 약 10% 내외를 차지하는 모델이다. YF쏘나타가 출시한 다음해인 2010년엔 현대차 전체 판매 중 13.5%의 비중을 차지했다.

기아차는 2013년 10월 신형 쏘울을 출시하며 2014년 하반기에 신형 쏘렌토를 내놓는다. 두 회사 모두 판매 증가는 생산 라인 증설 내에서 이뤄지겠지만 무엇보다 신차 출시로 평균 판매 단가(ASP) 상승이 기대된다. 신차 출시를 통해 가격 상승도 있겠지만 그간 신차 출시가 많지 않아 인센티브가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미국은 신차 출시(제네시스·LF쏘나타·쏘울 등)로 ASP 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점유율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 8%의 점유율(2013년 9월 누계 시장점유율 8.2%, 2012년 8.7%)이 예상된다. 2014년에도 미국 시장은 7.6% 성장이 예상되지만 현대차그룹의 공급 증가율이 시장 성장률을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공장은 이미 100% 이상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고 노조의 영향력 행사로 국내 공장에서 생산을 대폭 늘리기도 어렵다. 미국 시장에서 기대하는 신규 모델을 내놓겠지만 충분한 공급이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이에 따라 자동차 최선호주로 현대차(목표 주가 34만 원)를 제시한다. 이와 함께 자동차 부품은 만도(17만 원)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 수익성 높은 중국 시장에서 연내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인 장성기차(Great Wall)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지배력을 높일 전망이다. 신형 제네시스 등 신차 출시로 수익성 높은 전장 매출 증가 또한 기대된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중·장기적 트렌드인 친환경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0.7%(49만 대)에 불과했지만 2012년 2.0%(162만 대) 수준까지 늘었다. 2020년이면 친환경차 판매가 글로벌 자동차 판매 중 적어도 10% 이상은 차지할 전망이다. 배터리 용량 한계와 높은 가격, 충전 인프라 문제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내연기관과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가 친환경차 판매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신한금융투자 최중혁 애널리스트가 펴낸 ‘2014년 자동차 업종 전망-BRIs에서 EC(유럽·중국)로 시프트’를 선정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 GM, 폭스바겐이 내년 자동차 시장에서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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